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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이야기

감염질환과 면역질환 (2013년 4월 24일에 쓴 글) - 나갔다 들어와서 손녀를 안아주려고 하면, 딸이 난리를 쳐요. 손도 안 닦고 아이를 만진다는 거지. 같잖아서! 아니, 우리가 지들을 어떻게 키웠는데! 김치를 빨아서 입에 넣어주고 키웠잖아요. 그런데 그런 말을 하면 펄펄 뛰는 거야, 어떻게 그럴 수가 있느냐는 거지. 뭐가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 다 그렇게 키웠고 다들 그렇게 자랐는데. 난, 싫어요! 아무리 손주들이 귀여워도. 지들 방식으로 키우려면 뭐하러 우리더러 지 아이를 봐달래? 지들끼리 지들 방식으로 그렇게 키우면 되지. '손주를 보면 손주들이 그렇게 귀엽다는데, 안 그러십니까? 손주들 재롱이나 보면서 미국에서 자식들과 사는 게 더 낫지 않습니까? 자식들이 안 그러겠다고 하면 몰라도, 같이 살자고 한다면 말입니.. 더보기
제주의 요즘 (2013년 4월 22일) '춘래불사춘' 이라고 하더니 최근 한국이 그렇다. 4월도 중순을 지나 하순으로 가고 있는데, 지난 주말에는 강원도와 충청북도에 눈이 왔다고 한다. 어제는 새벽에 운동삼아 고사리 끊으러 나갔는데, 전날에 내린 비 탓인지 손이 시려울 정도로 쌀쌀했다. 한참이어야 할 고사리가 산간에는 아직 시작도 하지 않은 듯하다. 이상기온 탓이지는 몰라도, 최근 몇 년 사이 이곳 제주의 날씨가 크게 바뀌었다고 제주 분들이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고사리장마'라고 4월 초에는 항상 비가 왔었는데, 그것도 잘 지켜지지 않는다고 한다. 하긴 모든 것이 크게 변했는데, 날씨라고 옛날 같을 수는 없는 것 같다. 지구온난화의 영향이든 엘니뇨 현상이든 간에. 지난 주말, 노가다 일을 했다. 집짓는 곳에서 노가다.. 더보기
통시 (2013년 4월 15일에 쓴 글) 주노아톰님의 제안으로 클린올레 행사에 처음 참가하였다. 마침 아직 걸어보지 못한 15코스에서 열린다고 하니, 일부러 찾아가서 혼자 걷기도 하는 올레길인데 마다할 리가 없다. 집 근처에 사는 제주 친구를 만나, 이런 행사가 있다는 것을 이야기했더니 자신도 참가하겠다고 한다. 친구와 함께 15코스 출발점인 한림항 비양도 선착장에 도착하니, 이미 와있던 아이린씨 부부가 환한 웃음으로 반갑게 인사를 한다. - 집 짓는 것 때문에 바빠요. 하루가 언제 가는지 모르겠어요. 마침 어제 타일을 붙여놓고 마르길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오늘 나올 수 있었어요. 그렇지 않았으면 나오고 싶어도 나올 수 없었을 거예요. 듀크씨는 실직했다면서 어떻게 지냈어요? 항상 온화한 미소를 띤 얼굴로 학자.. 더보기
어떤 웃음 (2013년 4월 14일에 쓴 글) 모슬포 시장을 들렸다. 가파도를 다녀오는 짧은 뱃길에도 집사람이 멀미를 심하게 하는 바람에 좀 쉬었다 갈만한 곳을 찾다가 허름한 대폿집을 택했다. 한낮에서 해가 한웅큼 기울어져가는 오후 세 시에서 네 시 사이, 가게 안에는 이미 노인 세 분이 안 쪽에 자리를 잡고 뭐가 그리 즐거운지 너털웃음을 흘리고 있었다. 그 옆에 자리를 잡은 우리 일행은 안주거리를 고르기 위해 메뉴판을 들여다 보다가 '아강발'을 시켰다. 만 2천원 짜리 족발은 너무 부담이 되고, 5천원짜리 아강발이 적격이다. (아강발은 제주도 방언으로 새끼돼지 족발을 의미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제주분들은 족발보다는 아강발을 더 좋아한다.) 아강발을 안주로 대낮에 소주 몇 잔을 들이키며, 오늘 다녀온 가파도에 대.. 더보기
제주 올레 21코스와 사라봉 풍경 (2013년 4월 6일에 작성한 글) 지난 목요일에 아톰님과 걸었던 올레길 21코스와 어제 집사람과 걸었던 사라봉 풍광을 소개합니다. 집주변은 쓰레기장을 방불케 할 정도로 지저분해서 기분좋게 걸을 수가 없지만, 깨끗한 곳을 걸을 때는 상쾌하게 걸을 수 있어 마음마저 깨끗해집니다. 어릴 때 보았던 '넝마'들이 등에 지었던 바구니라도 만들어 집주변 쓰레기나 주우러 다녀야겠다는 생각도 가끔 듭니다. ㅎㅎㅎ ▼ 21코스의 시작점인 제주시 구좌읍 세화리 해녀 박물관 앞. 작년에 20코스와 21코스를 개통하므로서 제주섬 해변을 잇는 21개 코스가 완성되었다. 21개 코스 외에도, 부속섬과 내륙 쪽에 마련된 1-1, 7-1, 10-1, 14-1, 18-1 등 5개 코스가 더 있다. ▼ 제주 해녀 박물관 전경. 입장료.. 더보기
홀로 걷는 올레길 (2013년 4월 3일에 쓴 글) 모처럼 올레길을 걷기 위해 혼자 집을 나섰다. 학원차를 관둔 지도 한 달이 되었지만, 그것도 일이라고 몸을 움직이는 것이 꽤나 귀찮아져서 그동안 올레를 걸어본 일이 없었다. 그나마 주노아톰 님 덕분에 지난달 5코스를 걸은 것이 다였다. 4월 1일 월요일은 주노아톰 님도 자원봉사일로 시간이 없다. 작년에 마지막으로 개통한 20코스와 21코스 중에서 20코스를 택했다. 제주의 동북 해안 마을인 김녕에서 세화까지 16.5 킬로(약 10마일) 코스다. 해가 적당히 구름 사이로 들락날락거리는 좋은 날씨였지만, 마주 불어오는 바람이 심해 걷기에 그리 좋지만은 않았다. ▼ 19코스의 종착지이자 20코스의 출발점인 김녕 서포구의 한적한 모습 ▼ 제주에는 이런 정자가 흔하다. 왜 이런 .. 더보기
최선생 집들이 (2013년 2월 20일에 작성한 글) 지난 일요일 저녁에는 최선생 집들이에 초대 받아서 갔다. 마음 고생을 많이 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바가 있었지만, 결과는 괜찮았는지 제주에서 알게 된 몇몇 분들을 초대한 것이었다. (최선생 이야기 참조. 6/11/2012, 1/3/2013, 1/4/2013) 몇 년 전 조성된 택지에는 다세대 주택이 빼곡히 들어서 있었다. 새로 조성된 곳이라 집들은 거의 새집이었고, 길도 바둑판 모양으로 반듯하게 보기 좋았다. 어린이 놀이터 바로 옆에 3층으로 - 1층은 주차장으로 원룸 하나만 있으니 실제로는 4층 - 각 층 마다 3 베드룸 2베쓰룸 홈이 2개씩 들어서 있으니 총 7가구(1층 포함) 주택이었다. 꼭데기 층인 3층은 넓은 다락(밖에서 보면 5층)이 있어서 패밀리 룸이나 .. 더보기
감기 이야기 (4) - 건강과 장수 (2013년 2월 15일에 쓴 글) 학원에 데려다 주는 아이들 중에 감기에 걸린 아이가 몇 있다. 밭은 기침을 하는 아이도 있고, 열이 나는지 얼굴이 벌건 아이도 있는데도 학원에 나오고 있다. 어떤 아이는 방학 중인데, 엄마와 병원에 들렸다가 엄마가 데려다 주어서 왔다고 한다. 잘못 되도 크게 잘못 되었다. 병원을 들릴 것이 아니고 학원을 쉬고 집에서 푹 쉬어야 할 아이를 완전히 반대로 한 셈이다. 아픈 아이를 그렇게까지 공부로 잡으니 그 아이의 인생이 얼마나 피곤할지 쉽게 상상이 된다. 아이들이 이렇게 길러지고 있으니, 의료선진국의 아이들은 감기에 걸리면 무조건 집에서 쉬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반면에(감기 이야기 2 참조), 한국의 아이들은 감기에 가면 병원에 가서 주사를 맞거나 약을 먹어야 한다고 믿는.. 더보기
설 단상 (2013년 2월 11일) 어려서부터 늘 구정을 샜다. 서울에서 살기도 했고 당시 대통령은 1월 1일을 설이라 하고, 구정은 인정하지도 않았기에 놀지도 않는 날이었지만, 구정이 되어야 만두를 만들고 녹두지짐을 부치는 등 음식을 준비하는 분위기 탓에 설은 역시 신정보다는 구정이었다. 설이라고 해서 시골에 가본 적이 없으니 시골의 설풍경을 알지 못했으나, 제주에 살게 되면서 벌써 세 번째 시골의 설풍경을 보고 있다. ▼ 마을에 걸린 플랑카드. 설을 맞아 고향을 찾은 사람들을 환영하고, 마을 사람들이 신년하례를 한다는 안내가 적혀있다. 설날이었던 어제 동서댁에 가는 길에 보니, 마을회관마다 수십대의 차들이 주차되어 있었다. 아마도 고향을 찾은 사람들이 이처럼 신년하례를 하는 것이리라. ▼ 지난 추석에 같은 장.. 더보기
감기 이야기 (3) (2013년 2월 1일에 쓴 글) 요즘 독감이 유행하고 있다. 뉴저지에 있는 아들 녀석도 독감에 걸려 낫지 않았지만, 회사일이 바쁜 탓에 지난 토요일에도 쉬지 못하고 출근했다고 한다. 독감은 '독한 감기'가 아니다. 감기와는 다르게 인플루엔자라고 불리는 바이러스 변종에 의해 공기를 통해 감염 되지만, 수만종의 감기 바이러스와는 다르게 A, B, C 형 등 몇 가지 뿐으로 백신개발이 가능하여 이미 개발되어 있다. 따라서 독감은 백신을 접종 받으면 예방할 수 있지만, 백신을 맞았더라도 감기에 걸리는 것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현대의학이 발달하지 않았던 20세기 초반 전세계적으로 유행한 스페인 독감으로 2천만에서 4천만 이상이 사망하여 1, 2차 세계대전으로 인한 사망자보다 많다는 것이 정설이다. 당시 조선..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