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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이야기/제주의 삶

최선생 집들이

(2013년 2월 20일에 작성한 글)

 

지난 일요일 저녁에는 최선생 집들이에 초대 받아서 갔다. 마음 고생을 많이 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바가 있었지만, 결과는 괜찮았는지 제주에서 알게 된 몇몇 분들을 초대한 것이었다. (최선생 이야기 참조. 6/11/2012, 1/3/2013, 1/4/2013)


몇 년 전 조성된 택지에는 다세대 주택이 빼곡히 들어서 있었다. 새로 조성된 곳이라 집들은 거의 새집이었고, 길도 바둑판 모양으로 반듯하게 보기 좋았다. 어린이 놀이터 바로 옆에 3층으로 - 1층은 주차장으로 원룸 하나만 있으니 실제로는 4층 - 각 층 마다 3 베드룸 2베쓰룸 홈이 2개씩 들어서 있으니 총 7가구(1층 포함) 주택이었다.


꼭데기 층인 3층은 넓은 다락(밖에서 보면 5층)이 있어서 패밀리 룸이나 오락을 위한 다용도로 쓰기에 좋아 보였다. 집사람이 상차림을 도와준다고 일찍 가자는 바람에, 다른 손님들이 올 때까지 시간이 남은 나는 최선생에게 자세히 물어볼 기회가 있었다.


- 취득세, 등록세 등 세금 포함, 땅값까지 정확히 8억 들었어요. 내 돈은 6억이 들었는데, 마음 고생을 안 한 것은 아니지만, 잘한 것 같아요. 부동산하고 논란이 있었는데, 세를 놓는다는 플랑카드를 내걸었더니 세도 생각보다 쉽게 나갔고. 한달에 들어오는 월세는 3백이 안 되지만, 내가 사는 집까지 계산하면 10%에 가까운 수익을 얻는 것이니까.


- 바로 옆이 놀이터라 터져있어서 전망이 좋은 편이라 집을 지었어요. 땅이 위치가 너무 좋잖아요. 다른 곳은 양 옆이 집들로 꽉 막혀 있어 답답하지만, 이 집은 옆에 다른 건물이 들어올 염려가 없으니까.


- 제주에는 사람들이 많지 않아서 건축하는 인부들이 대부분 육지에서 온 사람들인데, 이 사람들이 일이 많으니 여러곳 맡아서 합니다. 그러니 일을 하다가도 더 바쁜 곳이 있으면 그곳으로 가는 거에요. 시간이 예상보다 더 걸릴 수 밖에 없으니 그게 문제예요, 제주는.


- 건축업체는 괜찮았어요. 늦어진 것에 미안해하며, 최선을 다했으니까요. 또 그럴 수 밖에 없었고.


다른 사람에게 들은 것을 통해 나 혼자 추측한 것과는 많이 틀렸다. 집도 둘러보니 참 잘 지어졌다는 느낌이 들었다. 미국에서 살아본 집들과는 사용한 자재도 틀리고, 오밀조밀하고 오닥지다는 느낌이었다.


하나 둘 씩 손님들이 오는 바람에 대화는 끊기고, 본격적으로 먹고 마시는 집들이 행사(?)에 들어갔다.


밖에는 겨울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차가운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었다.


<후기>

제가 괜한 걱정을 했던 것 같습니다. 무수하게 지어지는 다세대 주택들을 보고 걱정이 되었었는데, 그만큼 사람들이 제주로 이주를 많이 하고 있는지, 걱정할 일이 아닌 듯 합니다.

하긴, 평생 소심하게 살았으니 재테크와는 거리가 멀고 지금 이 모양으로 살고 있겠지만 말입니다, ㅎㅎㅎ.


과메기를 비롯해서 한 상 잘 차려져 있습니다. 요즘은 너무 먹어서 탈인데, 알면서도 음식을 보면 과식을 하고 있으니......


▼ 일요일 오후부터 내리기 시작한 비가 월요일에는 거의 하루종일 내리더니 간밤에 눈이 되어 어제는 금년 겨울 들어 최대의 폭설(?)이 내렸습니다. 4~5 인치의 눈이 모처럼 보기좋은 설경을 연출하고 있어서 사진에 담았습니다.


▼ 일요일 아침 운동을 끝내고 돌아오는 길에, 저멀리 한라산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왔습니다.


▼ 어떻게 이렇게 주차할 수가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1~2분 잠깐 주차할 거라면 모를까, 몇 시간 동안 이렇게 있는 것을 보고 하도 한심해서 찍었습니다. 이런 애티튜드를 가진 사람들이 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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