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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ing Well

성공적으로 나이 들기 (10) 은퇴 후 가장 나빠지는 것이 '자식과의 관계'라는 기사가 어제의 뉴스를 장식했다.(뉴스 동영상 보기, 관련기사 보기) 은퇴 후에 소득감소로 인한 심리적 위축이 영향일 수도 있겠으나, 나는 베일런트 박사의 연구에서 그 이유를 찾는다. 연구 대상자들에게서 '내리사랑'을 실천하는 사람들의 노후생활이 건강하고 만족스러웠다. 예를 들어, 그는 수술을 받으러 병원에 입원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심리적 원인을 조사해 보았는데, 여성의 경우 아이들을 돌보느라 지쳐서 병원에 온 경우는 아무도 없었으나 병든 부모를 간호하느라 지쳐서 온 여성들은 있었다는 사실은 내리사랑을 증명한다. 부모를 간호하는 것은 노동이지만, 자식을 돌보는 것은 즐거움이다. 같은 땀방울이라도 노동과 운동으로 생기는 땀은 하늘과 땅만큼 차이가 난다. '자.. 더보기
성공적으로 나이 들기 (4) 모던 재즈에 심취했던 젊은이가 있었다. 50세 이후에 클래식을 더 좋아하게 된 그는, 모던 로큰롤에 빠진 자식들이 못마땅했다. 자신은 달라진 것이 없고, 요즘 젊은이들의 음악적 취향이 자신들과는 달리 저급해졌다고 폄하했다. 하지만 그랜트 그룹에 속한 그의 옛 인터뷰 기록을 조사해보니 변한 사람은 바로 '그'였다. 로큰롤을 좋아하는 자식들도 그의 나이가 되면 클래식에 빠질 가능성이 다분하다. 이 짤막한 사례에 교훈이 있다. 그랜트 그룹은 내 선친과 비슷한 연령대다. 물론 아버지는 하버드는커녕 국민학교조차 나오지 못한 분이니 사례를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다. "아새끼래, 민하게 구누만. 노래 같은 걸 들으라우. 그거이 괴함이지 노래네!" 비틀즈나 딥퍼플을 듣는 나를 이해하지 못하셨다. 내 아이들이 20대에 .. 더보기
성공적으로 나이 들기 (2) 주관적인 편견이나 오해 없이 사물을 객관적으로 판단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가 하는 것을 책을 통해 새삼 알게 되었다. 심지어는 자신이 살아온 과거조차 그릇되게 알고 있다는 것은 놀랍기만 하다. 예를 들어, 베일런트는 어떤 사람의 이야기를 책에 수록하고자 편지를 보냈다. 그에 관한 사연을 책에 포함해도 되는지 승낙을 받는 것이 목적이었다. 편지를 받은 그는 자신의 이야기가 아니라며(Wrong person) 반송했다. 30년 전에 인터뷰하면서 직접 들은 사연인데도 그는 까맣게 잊는 것을 넘어, 자신이 아니라고 믿었던 것이다. 물론 치매에 걸린 것이 아니라, 현재의 바뀐 상황이 과거의 기억까지도 왜곡한 것이다. 상황이 바뀌면 생각이 달라지고, 생각이 달라지면 사람도 다른 사람이 된다는 주장은 그럴 듯하다. 고.. 더보기
성공적으로 나이 들기 (1) 금년을 시작하면서 ‘행복’을 화두로 삼았던 것이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8월 말로 접어들며 가을의 문턱으로 성큼 들어섰다. 이틀 사이에 하루 최고 기온이 12℃(22℉)나 떨어져서, 더웠던 게 언제였지 하는 생각마저 들게 한다. 이렇듯 간사한 게 인간의 마음이다. 독서의 계절이라는 가을이 열리는 즈음에, 년초에 화두(관련 글1, 관련 글2)로 삼았던 ‘행복’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케 하는 책을 만났다. 하버드 대학교 의대 조지 베일런트(George E. Vaillant) 교수가 2002년에 펴낸 ‘행복의 조건’이라는 제목으로, ‘하버드 대학교 성인발달연구’라는 부제가 붙은 책이다. 원제는 ‘Aging Well’과 ‘Study of Adult Development’로 ‘행복의 조건’이란 제목은 책을 팔..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