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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이야기

감기 이야기 (2) (2013년 1월 11일에 작성한 글) 한국에서는 약을 많이 주는 의사가 좋은 의사라고 평가받는다고 한다. 병원에 가서 아무 것도 처방받지 못하고 나오게 되면, '뭐, 저런 의사가 있어!'하고 쉽게 비난한다는 것이다. 그러니 비난받기 싫어서라도 약을 처방해야 한다니 의사만 탓할 일도 아니다. 소식(小食)이 건강에 좋은 것은 인체가 가지고 있는 자연치유력을 최대화하기 때문이다. 요즘은 배고픔을 느끼는 것이 건강에 좋다는 이론이 나오고 있다. 배고픔을 느낀다는 것은 몸의 긴장과 함께 Defense System이 가동한다는 뜻으로 신진대사가 활성화된다는 이론이다. 비만이 문제가 되는 것도 같은 이론이 아닐까? 과잉섭취로 살이 찐다는 것은 몸이 긴장과 자연치유력을 잃게 된다는 뜻인지도 모르겠다. 서양에서 발달한.. 더보기
감기 이야기 (1) (2013년 1월 10일에 작성한 글) 1970년대 말 전방에서 군대생활을 할 때, 감기가 크게 유행한 적이 있었다. 의무실이 환자들로 꽉 차서 내무반이 감기에 걸린 병사들의 병동이 되어, 본부중대 절반이 넘는 인원이 들어 누웠다. 군기가 빠질대로 빠졌다고 생각해서 화가 난 중대장이 의무장교에게 체온이 일정 - 39도 였는지 40도 였는지 기억에 없다 - 이하인 병사들을 쫓아내게 했다. 나는 40도가 넘었던 두 명의 병사 중의 하나가 되어 의무실에서 계속 휴식을 취할 수 있었지만, 완전군장을 하고 연병장을 뺑뺑이 도는 나머지 병사들의 '군기확립' 외침을 들어야 했다. 젊었을 때는 웬만큼 감기를 앓아도 대단한 병은 아니었다. 열이 40도를 넘어도 견딜만 했었다. 첫 아이가 딸 쌍둥이다. 84년 크리스마스 .. 더보기
일일단식 (2013년 1월 5일에 작성한 글) (로랜스 님이 얼마 전에 쓰신 글 '하루에 몇 끼가 적당할까?'라는 글을 보고 생각난 이야기입니다.) 20여 년 쯤 전에 '중간관리자 교육과정'을 받은 적이 있다. 대부분 잊었지만, 몇 가지는 기억하면서 평생 지키고자 노력하는 것들도 있고, 실행에 옮기고 싶지만 여건상 실행에 옮기지 못하는 것들도 있다. 대화의 기본은 '경청(Listening)'이라는 것인데, 쉬운 말이지만 지키기가 쉽지는 않다. 특히 가까운 관계, 즉 부부나 자식관계에서는 정말 어려운 것이 이것이다. 누구나 Speaking만 하려고 하지 Listening을 하려고 하지 않는다. 대화의 기본을 지키는 것조차도 정말 쉬운 일이 아니다. 이야기가 잠깐 딴 데로 샜다. 다시 원래의 주제로 돌아간다. 당시 .. 더보기
최선생을 위한 변명 (2013년 1월 4일에 작성한 글) '최선생 이야기'라는 글을 쓴 이유는, 어느 누구도 실수를 저지를 수 있다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서 입니다. 또 제가 몇 년 전에 실수를 한 것을 반성하는 의미도 있었지만, 이곳에 들려서 글을 읽는 분들이 저와 같은 실수 또 최선생과 비슷한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입니다. 제 경우는 잃어버린 돈도 돈이지만, 3년이 더 지난 지금까지도 가끔씩 되살아나 자학하는 마음이 되곤 합니다. 어리석은 인간의 마음 탓이겠지만, 정말 뭣 주고 뺨까지 맞는 격(?)이 아닐 수 없습니다. 최선생 이야기로 돌아가겠습니다. 물론 이분의 결정이 지금 당장은 힘들고, 괴로울 수도 있지만 5년 후, 10년 후에는 큰 성공으로 돌아올 수도 있습니다. 내년에는 경기가 풀릴 수도 있고.. 더보기
최선생 이야기 (續編) (2013년 1월 3일에 쓴 글이나 지금 돌이켜보면 최선생님의 선택이 잘한 일일 수도 있습니다. 이래서 돈 버는 분들은 따로 있는 모양입니다.) 지난 6월 11일 '최선생 이야기'라는 제목으로 글을 쓴 적이 있다. 이 이야기는 그 다음 이야기니까 속편에 해당한다. 최근에 어떤 분이 '성공한 한국인', '자랑스런 한국인'이라는 제목으로 몇 편의 글을 올렸지만, 저는 그 반대의 경우를 더 자주 언급하고 있어 찌푸리시는 분이 있을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내 생각은 약간 다르다. 성공한 이야기는 도처에 흔하다. 조중동 같은 신문만 보더라도, 주식으로 부자가 된 사람들, 음식점으로 성공한 사람들, IT나 인터넷 혹은 프랜차이즈 사업으로 크게 된 사람들의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그러나 실제 현실은 많이 다르다. 그런 .. 더보기
영화 'Amour(아무르)' (2013년 1월 1일에 쓴 글) 아무르는 2012년 칸 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은 프랑스 영화로 실제 있을 법한 가슴 아픈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인간이라면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늙음과 죽음이 주제로, 실제 1942년생인 감독이 연출하고, 1930년생 남자 주인공과 1927년생인 여자 주인공이 출연한다. 노인들이 스스로의 인생을 연기한 셈이다. 불어는 잘 모르지만, '아무르(Amour)'란 단어가 단순히 'Love'만을 의미하지는 않을 것 같다. 즉 오랜 세월을 같이 한 부부간의 '깊은 정(Affection)'의 의미가 더 짙을 것으로 보인다. 제자의 연주회에 참가하는 등, 순탄하고 평화롭고 고상하기까지한 은퇴생활을 즐기던 음악가 출신의 부부에게 피해갈 수 없는 병이 찾아오면서 삶은 고통으로.. 더보기
제주의 밀감 (2012년 12월 27일에 쓴 글) 제주의 밀감시즌은 11월부터 시작한다. 일부 조생종은 10월에도 나오지만, 노지귤(비닐 하우스가 아닌 일반적인 밀감밭에서 수확하는 귤)이 쏟아지기 시작하는 것은 11월부터다. 어렸을 때만 해도 밀감은 귀한 과일이었다.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에는 제주에서 귤나무 두 그루만 있으면 자식을 대학공부 시킬 수 있던 시절도 있었다고 한다. 그만큼 가격이 비쌌다는 이야기겠지만, 지금은 사정이 많이 달라졌다. 그야말로 흔하디 흔한 게 요즘 제주에서의 밀감이다. 개도 귤을 먹을 정도다. (한국살기>'선과장의 개는 귤을 먹는다' 참조, 2011. 3. 2) 20Kg(44 파운드)짜리 콘테이너를 만원주고 사 먹는다. 서귀포 밀감밭에서는 더 싸게 살 수도 있다지만, 우리가 사먹는 곳은 작.. 더보기
제주사랑 (2012년 12월 26일에 쓴 글) 당사자 요청에 의해 삭제됨 더보기
눈의 추억(雪追) (2012년 12월 6일에 쓴 글) 제주에도 금년에 처음 보는 눈이 내렸다. 어제 뉴스에는 서울에 내린 눈이 주요뉴스이었지만, 제주에는 썬그라스가 필요할 정도로 날이 좋았다가, 오후 늦게 비가 오고 바람만 몹시 불었었다. 오늘 새벽 운동을 하려고 집밖으로 나서자 밤새 내린 눈이 하얗게 흔적을 보였다. 아스팔트 위에는 이미 다 녹았지만, 풀섶 위나 밭에는 새벽의 어둠 속에서 하얀 존재를 드러내었다. ▼ 2년 전, 제주에서 처음 눈이 내렸을 때 찍었던 고즈넉한 산사의 모습. 이 카페에 처음 올렸던 글(귀국해서 한 달)에 실렸던 사진을 다시 가져왔다. 지금은 이런 산사의 모습도 더 이상 볼 수가 없게 되었다. 새 건물이 들어서서 시야를 가리기 때문이다. 이민생활에서 처음 만났던 눈이 생각난다. 아침에 일어나 .. 더보기
회당 1억짜리 드라마 (2012년 12월 1일에 쓴 글) 지난 여름에 본 TV 드라마 '추적자' 이후, 다시 보게 된 드라마가 있다. 한국에서 베스트 작가로 불리는 김수현씨의 작품 '무자식 상팔자' 다. 'jTBC' 종합편성채널'(이하 '종편')에서 시청률을 올리기 위해 특별히 편성한 드라마로 회당 시나리오 작가료가 사상 최초로 '1억'을 돌파했다는 뉴스를 본 탓이다. 주말 드라마니까 그녀는 일주일에 2억, 한 달에 8억을 버는 셈이니 많은 사람들의 부러움을 받지 않을 수 없지만, 더 관심을 갖게 한 것은 금년 초 자취방에서 쓸쓸히 죽어간 32살의 젊고 유망한 작가 '최고은'의 이야기가 생각나 오버랩 되었기 때문이었다. 그녀가 일부 매스컴에서 보도한대로 '굶어서' 사망했는지 확실하지 않지만, '가난' 때문에 죽은 것만은 분명..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