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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이야기

감기 이야기 (2)

(2013년 1월 11일에 작성한 글)

 

한국에서는 약을 많이 주는 의사가 좋은 의사라고 평가받는다고 한다. 병원에 가서 아무 것도 처방받지 못하고 나오게 되면, '뭐, 저런 의사가 있어!'하고 쉽게 비난한다는 것이다. 그러니 비난받기 싫어서라도 약을 처방해야 한다니 의사만 탓할 일도 아니다.

 

소식(小食)이 건강에 좋은 것은 인체가 가지고 있는 자연치유력을 최대화하기 때문이다. 요즘은 배고픔을 느끼는 것이 건강에 좋다는 이론이 나오고 있다. 배고픔을 느낀다는 것은 몸의 긴장과 함께 Defense System이 가동한다는 뜻으로 신진대사가 활성화된다는 이론이다. 비만이 문제가 되는 것도 같은 이론이 아닐까? 과잉섭취로 살이 찐다는 것은 몸이 긴장과 자연치유력을 잃게 된다는 뜻인지도 모르겠다.

 

서양에서 발달한 현대의학은 증세에 대한 치료다. 증세에 따른 약을 개발하고, 어떤 증세가 생기면 그 증세에 정확하게 작용하는 약을 처방하여 증세를 없앤다. 효과는 탁월하지만, 문제는 부작용이다. 모든 약은 신체의 자연치유력을 역행하는 부작용이 있기 마련이기에 약을 남용했을 때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잠깐 이야기가 주제에서 벗어난다. 내가 미국에서 근무했던 회사는 제약회사에 다큐멘트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로, 취급하는 서류들이 신약개발을 위한 임상결과가 기록된 종이다. 개발한 신약을 판매하기 위해서는 FDA의 승인을 받아야 하고, FDA에서는 승인여부를 임상데이타를 보고 결정한다. 수십만장에서 수백만장에 이르는 임상데이타를 FDA에서는 표준을 정해 전자문서로 제출하도록 요구하는데, 이에 필요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또 그 프로그램을 이용해서 FDA에서 요구하는 형식으로 종이문서를 전자문서로 변환해주는 서비스가 전문이었다.

 

따라서 의료인은 아니지만, 수많은 의료관련문서를 보다보니 저절로 알게 되는 것들도 있다. 부작용의 심각성이 그것이다. FDA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뤄지는 것이 바로 부작용이다. 다 아는 이야기겠지만, 예를 들어, 20세기 말을 떠들썩하게 장식한 '비아그라'도 심장병 약을 임상실험하다가 나타난 부작용이었다. 그 부작용이 더 상업성이 뛰어나 부작용이 바로 상품화가 된 것이다. 비아그라의 임상데이타를 보면 발기지속시간, 오르가즘 등 섹스에 관한 용어로 가득하다.

 

한국에서는 감기증세로 의원을 찾은 환자의 65%가 항생제를 처방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항생제는 박테리아 즉 세균을 죽이는 약이나, 감기는 세균이 아닌 바이러스로 생기는 병이다. 박테리아나 바이러스나 모두 단세포 생물이지만, 박테리아는 스스로 번식을 하고 바이러스는 숙주에 의해 번식이 된다는 차이점이 있다. 바이러스는 변종이 쉬워, 감기를 일으키는 바이러스만 2만종이 넘는다고 한다. 그로인해 아직까지 세계적으로 감기를 치료할 수 있는 약은 없다는 것이 정설이다.

 

▽ 항생제를 처방하는 의사. 의사로서의 양식을 가졌는지 의심스럽다.

 


바이러스에는 작용하지 않는 항생제를 남용하면 두 가지 문제점을 야기시킨다. 첫째는 우리의 신체에는 몸에 유익한 수천 종의 세균이 있는데, 이런한 이로운 세균까지 죽이므로서 세균이 필요한 장기가 손상을 입는 등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고, 다른 하나는 몸의 자연치유력을 유지시키기 위해 항생제에 대한 내성을 갖게 되므로서 항생제가 정말 필요할 때 듣지 않게 되는 위험이 따른다는 것이다. 병원에서 감염된다는 슈퍼 박테리아는 그 어떤 항생제도 듣지 않는다고 한다.

 

 네덜란드 의사에게 한국에서 처방받은 약을 보여주었다. 항생제를 보고 깜짝 놀라는 의사.

 


울진에서 근무할 때 내 밑에서 일하던 친구가 있었다. 열 살 정도 어린 친구로 나도 그 친구를 좋아했지만, 그 친구도 무척이나 나와 같이 일하고 싶어해서 내가 부임하는 곳마다 따라오더니 결국 미국까지 쫓아오는 바람에 그 친구의 영주권 때문에 신경을 쓴 일까지 있던 친구다. 신앙심도 무척 깊어서 이름을 아들은 하람(하나님의 사람), 딸은 예람(예수님의 사람)으로 지었을 정도이었다.

 

그의 딸이 선천적 지적 장애자다. 그 친구의 말로는, 딸을 임신했을 때 와이프가 감기에 걸려 감기약을 먹은 것이 실수인 것 같다고 했다. 그게 사실인지 아닌지 확실한 것은 아니지만, 만에 하나 사실이라면 그것을 처방한 의사는 정말 몹쓸 짓을 한 셈이다.

 

 

 

 감기 치료제는 없다고 단언하는 전문가. 2만 종도 넘는 바이러스를 치료하는 약은 개발할 수 없다고 한다.

 


  한국의 아이들은 감기에 걸리면 당연히 병원에 가서 주사맞고 약을 먹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반면에 네덜란드의 아이들은 감기에 대해 이렇게 생각하고 있다.

 

 끝까지 장사 속인 의사. 의사로서의 양심을 팔아먹는 이런 의사들 때문에 우리들은 의학에 관한 지식까지도 갖추어야만 살아갈 수 있게 되었다.


<후기>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이 최고의 가치가 되다보니 의사도 변호사도 도덕이나 정의 보다는 돈벌이가 우선인 세상이 되었습니다. 이런 사회에서 현명하게 사는 방법은 스스로 지식과 상식으로 무장하는 방법 밖에는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카페를 방문하시는 분들에게 무언가 도움이 될 만한 글을 찾다가, 의학에는 문외한인 사람이 '감기'에 관한 2부작을 보고 제 경험을 첨가해서 글을 써보았습니다. 다들 아시는 이야기겠지만, 지나는 이야기로 가볍게 보아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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