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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이야기

감기 이야기 (3)

(2013년 2월 1일에 쓴 글)

 

요즘 독감이 유행하고 있다. 뉴저지에 있는 아들 녀석도 독감에 걸려 낫지 않았지만, 회사일이 바쁜 탓에 지난 토요일에도 쉬지 못하고 출근했다고 한다. 독감은 '독한 감기'가 아니다. 감기와는 다르게 인플루엔자라고 불리는 바이러스 변종에 의해 공기를 통해 감염 되지만, 수만종의 감기 바이러스와는 다르게 A, B, C 형 등 몇 가지 뿐으로 백신개발이 가능하여 이미 개발되어 있다. 따라서 독감은 백신을 접종 받으면 예방할 수 있지만, 백신을 맞았더라도 감기에 걸리는 것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현대의학이 발달하지 않았던 20세기 초반 전세계적으로 유행한 스페인 독감으로 2천만에서 4천만 이상이 사망하여 1, 2차 세계대전으로 인한 사망자보다 많다는 것이 정설이다. 당시 조선에서도 10만 명 이상이 사망했다고 하니 그 위력이 어떠했는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주로 면역력이 약한 5세 미만의 어린이나 60세 이상 노인이 희생되었다. 따라서 평소에 운동을 열심히 하고, 섭생에 관심을 갖고 조심하므로써 면역력을 키우는 것이 최선의 방책인 셈이다.

 

감기에 항생제를 처방하면서, 왜 감기에 항생제를 넣느냐는 질문에 요즘 감기는 중이염을 초래하는 일이 있으니 예방차원에서 처방했다고 말하는 의사가 있으나 거짓말이다. 항생제는 절대 세균감염에 예방효과가 없다고 한다. 몸 안에 있는 세균에만 작용할 뿐이다. 그들이 항생제를 처방하는 유일한 이유는 진료수가를 높이기 위한 장사수단이다. 장사꾼에게는 의사의 양심도 환자의 건강도 관심 밖이다.

 

 

 

 

▽ 실제로 대부분의 감기환자는 약을 먹은 그룹이나 플래시보(효과가 전혀 없는 가짜약)을 먹은 그룹이나 차도에 있어서 차이가 없었다고 실험결과는 말한다.


감기를 소재로 삼아 논하고 싶은 것은 한국 의료기관의 과잉진료다. 작년에 몸에 이상증세가 찾아오는 바람에 의사가 권하는 고가의 MRI 촬영을 했고, 겨우 아스피린을 처방 받았다. (은퇴생활>'몸의 이상증세' 2012.6.12 참조)

의료인이 아닌 일반인은 의사가 하는 말을 무조건 믿을 수 밖에 없지만, '과연 그럴까?'라는 의심을 완전 떨쳐낼 수도 없다. 모든 것이 돈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자본주의' 세상 아닌가 말이다.

 

한국으로 돌아와서 한국의 의료보험과 의료체계 그리고 정기건강검진 제도에 감탄하기도 했다. 특히 미국에 비교해서 의료시스템에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그 자체는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모든 국민이 일정 나이가 되면 2년 마다 국가가 나서서 건강검진을 받게 하고 있다. 키나 재고 체중이나 체크하는 형식적인 검사가 아니고 혈액, 소변 등 샘플채취에서 엑스레이, 위내시경, 대장 내시경이 기본으로 포함되어 있으니 얼마나 좋은가 말이다.

 

그러나 모든 것이 생각만큼 그렇게 좋은 것만은 아닌 것 같다. KBS 에서 얼마전에 방영한 '추적60분' 에서 방영한 '국가 암검진 사업의 숨겨진 진실'을 보면, 미국에서는 왜 '암 조기발견'에 그리 열성적이지 않은 것인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사실 고통스러운 준비와 검사과정을 거쳐, 아무 문제가 없다는 말을 들으면 안심이 되기는 한다. 그러나 그 한마디 듣고자 그런 불쾌하고 고통스런 과정을 거치지만, 그 한마디조차 정확한 게 아니라면 어떤 마음이 될까!

 

우리는 필요 이상의 '암'이나 질병에 대한 공포(?) 속에서 살고 있다. 한국인의 3분의 1이 죽을 때 암에 걸린다느니, 어떤 유명인사가 암으로 사망했다느니 하는 뉴스를 많이 본다. 그러나 이런 것들이 의료사업자들이 의도적으로 벌이는 마케팅일 수도 있지 않을까? 나이가 들면 병에 걸리는 것은 누구나 피할 수 없는 일이다. 그 병은 세포조직이 걸리는 암일 수도 있고, 혈관의 노화에서 올 수도 있고, 장기의 이상에서 올 수도 있다.

 

한국에서는 차별화와 명품을 좋아하는 부유층을 대상으로 수백만 원에서 천만 원까지 하는 소위 '명품건강진단'이라는 것이 있다고 한다. 호텔 수준의 병실에서 수검자가 의사를 찾아다니지 않고 의사들이 환자를 찾아와 검사를 하고 신체 각 부위를 MRI나 CT 촬영하여 혹 있을 수 있는 모든 종류의 암검사를 한다는 거다. 치사율이 높은 췌장암이나 폐암까지 검사한다는 것인데, 체장암이나 폐암은 발견된다고 하더라도 5년 생존율이 5%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 정설이다. 조기에 발견된다하더라도 죽음을 피할 수가 없는 암을 미리 알아서 무엇하겠다는 건가! 또한 방사능 피폭을 수반하는 MRI, CT는 방사능으로 인해 건강한 사람의 건강을 오히려 해칠 가능성도 크다고 한다. 즉 하등의 필요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해가 되는 검사라는 거다.

 

의료문외한인 나는 내시경으로 장기내부를 들여다 보면 당연히 암을 비롯한 위의 모든 문제를 찾아내는 줄 알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 여기 '추적60분'이 전하는 내용을 보자.

 

 ▼ 검진 결과 암이라고 의심을 받은 사람들 중 실제로 암으로 판명이 된 확률을 보이고 있다. 위암은 3.3%, 유방암은 1%도 안 된다.

 

  ▼ 암이 아니면서도 암으로 진단받은 18,000 명은 수 년 동안 큰 고통과 비용을 치루어야 했다.

 

 ▼ 의사들은 환자의 고통은 생각하지 않는다. 불필요한 수술 후에도 암이 아니면 좋은 건데, 왜 불평을 하느냐고 말하면 그뿐이다.

 

 ▼ 검진으로 찾아낸 환자보다, 검진을 받아도 찾지 못하는 경우가 더 많다.

 

 ▼ 자궁암, 대장암을 제외하면 모든 암은 암진단 후에도 진짜 암일 확률은 50%가 안 된다고 한다. 

 

 ▼ 미국에서는 암검진에 대한 사전경고를 반드시 한다. 작년 검사를 받을 때 사전에 이런 경고는 없었다.

 

 

 

 ▼ WHO(세계보건기구)에서는 이런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 한국의 의료업계에서는 조기 암진단 사업으로 위암사망률이 급격하게 줄었다고 주장한다. 국가적인 위암진단을 실시하는 나라는 일본에 이어 한국이 유일하다.

 

 ▼ 실제 한국인의 위암 사망률은 줄고 있다. 국가사업으로 추진된 1999년 이전에도 이후에도. 

 

 ▼ 존스 홉킨스 대학 논문에 의하면, 냉장고 보급으로 신선한 식품을 먹게된 것이 위암사망률을 낮추고 있다고 한다.

 

 

 ▼ 1984년부터 국가위암검진 사업을 시행하고 있는 일본에서도 검진의 효과에 대해 의심하고 있다.

 

 

 ▼ 특히 유방암 검진의 경우 그 부작용이 매우 심각하다고 전해진다.

 

 

 

 ▼ 한쪽 유방 전 절제술을 받고 난 환자다.

 

 

 

 

 

 


물론, 조기 암진단이 필요가 없다는 것은 아니다. 가족 중에 병력이 있거나, 몸이 이상이 느껴지는 경우에는 당연히 검사를 받아야 한다. 그러나 평소 아무 이상도 없고 가족 중에 병력이 없는 사람까지도, 오진과 그에 따르는 위험을 감수하면서도 받아야 하는지는 생각해 볼 일이다.

 

<후기>

한국으로 돌아와서 저와 같은 생각을 가진 분들에게 드리고 싶은 이야기를 엮어 보았습니다. 잘못된 진단과 진료로 불필요한 비용을 치루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입니다. 국내 41개의 의과대학에서 매년 수천명의 의사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답니다.

당하더라도 알고나 당해야겠지요.

 

법륜스님이 하신 말씀을 전합니다.

 

나이가 들면 늙는 게 진실입니다.

그러나 늙을 수밖에 없는 몸을 갖고 늙지 않기를 바라면 괴로움이 생기게 됩니다.

병들 수밖에 없는 몸을 가지고 병에 구애받지 않고 사는 게 바로 열반의 길입니다.

늙어가는 몸을 가지고 번뇌없이 사는 게 바로 해탈의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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