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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자의 시선이 머무는 곳

성공적으로 나이 들기 (3) 연구에서는 노인을 세 종류로 구분했다. 젊은 노인(60~69세, Young Old), 일반 노인(70~79세, Old Old), 고령 노인(80세 이상, Oldest Old)으로 나눴는데, 책을 집필한 싯점에서 '이너시티 집단'은 젊은 노인, '그랜트 집단'은 일반 노인, '터먼 집단'은 고령 노인에 해당했다. 이 세 집단의 성격을 구분하면 다음 표와 같다. 구분이너시티 그룹그랜트(하버드) 그룹터먼 그룹비고평균 출생 연도193019211911 연구시작 연도1940~441939~421920~22 연구대상 인원수45626890 최종면담 연도200019991988책에서 사용한 자료의 연도최종면담시 사망률(%)373837 설문 주기매2년매2년 4~5년 마다 건강검진 주기매5년매5년 해당사항 없음 백인 비율991.. 더보기
성공적으로 나이 들기 (2) 주관적인 편견이나 오해 없이 사물을 객관적으로 판단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가 하는 것을 책을 통해 새삼 알게 되었다. 심지어는 자신이 살아온 과거조차 그릇되게 알고 있다는 것은 놀랍기만 하다. 예를 들어, 베일런트는 어떤 사람의 이야기를 책에 수록하고자 편지를 보냈다. 그에 관한 사연을 책에 포함해도 되는지 승낙을 받는 것이 목적이었다. 편지를 받은 그는 자신의 이야기가 아니라며(Wrong person) 반송했다. 30년 전에 인터뷰하면서 직접 들은 사연인데도 그는 까맣게 잊는 것을 넘어, 자신이 아니라고 믿었던 것이다. 물론 치매에 걸린 것이 아니라, 현재의 바뀐 상황이 과거의 기억까지도 왜곡한 것이다. 상황이 바뀌면 생각이 달라지고, 생각이 달라지면 사람도 다른 사람이 된다는 주장은 그럴 듯하다. 고.. 더보기
성공적으로 나이 들기 (1) 금년을 시작하면서 ‘행복’을 화두로 삼았던 것이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8월 말로 접어들며 가을의 문턱으로 성큼 들어섰다. 이틀 사이에 하루 최고 기온이 12℃(22℉)나 떨어져서, 더웠던 게 언제였지 하는 생각마저 들게 한다. 이렇듯 간사한 게 인간의 마음이다. 독서의 계절이라는 가을이 열리는 즈음에, 년초에 화두(관련 글1, 관련 글2)로 삼았던 ‘행복’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케 하는 책을 만났다. 하버드 대학교 의대 조지 베일런트(George E. Vaillant) 교수가 2002년에 펴낸 ‘행복의 조건’이라는 제목으로, ‘하버드 대학교 성인발달연구’라는 부제가 붙은 책이다. 원제는 ‘Aging Well’과 ‘Study of Adult Development’로 ‘행복의 조건’이란 제목은 책을 팔.. 더보기
사망신고서 아이가 태어나면 출생신고를 하고, 사람이 죽으면 사망신고를 한다. 30년이 넘어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아이들이 태어났을 때 동사무소에 비치된 출생신고서 양식에 아이의 이름과 생년월일, 부모의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를 기입했던 것 같다. 병원에서 출생증명서를 받아 첨부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부모로서 해야 할 일이었다. 반대로 사람이 죽어서 사망신고를 할 때는 반드시 사망진단서가 필요하다. 작년 장인 상을 당해 주민센터에서 사망신고를 할 때, 병원에서 받은 사망진단서를 첨부했다. 사망진단서는 사망신고에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화장을 하거나 묘지에 매장을 할 때도 필요하며, 보험이 있을 경우에는 보험금 수령에도 필수다. 자식이 해야 할 일이고, 1촌 관계인 자식이 없다면, 2촌인 형제나 3촌인 조카가, 그것.. 더보기
가장 살기 좋은 곳 가장 살기 좋은 곳이 있다면 어떤 곳일까? 언제든 따먹을 수 있는 달고 향기로운 열매가 달린 나무들이 있고, 맑은 바다에는 낚싯줄만 드리우면 고기가 잡히고, 어느 곳과 견줘도 될 만한 뛰어난 경치가 있고, 트래픽은커녕 공해나 범죄도 없으며, 추위와 더위도 없는 곳이라면 어떨까? 아담이 선악과를 따먹어 쫓겨난 에덴과 같은 곳 말이다. 2주 전에 KBS 인간극장에서 ‘남태평양의 그 남자’를 여름특집이라는 명목으로 재방영했다. 3년 전 뉴저지에서 감동으로 보았던 프로였지만, 다시 보아도 또 다른 감동으로 다가왔다. 에덴을 연상케 하는 남태평양의 섬나라 미크로네시아에 사는 쉰 살(지금은 53살)의 김도헌 씨 이야기다.(관련글 보기) 그곳의 원주민 여인과 결혼해서 현지의 한국의 해양연구소에서 계약직원으로 일하는 .. 더보기
안전운전과 자동주행 (이 글은 '졸음운전'과 '끔찍했던 운전경험'에 이은 운전 시리즈 마지막 편입니다.) 1983년 초, 연수교육을 받았던 미국 플로리다에서 운전면허를 땄으니, 어느덧 33년의 경력을 가진 셈이다. 난생 처음 두어 달 운전을 하면서 자신이 생겼을 때 음주운전 사고를 냈던 기억도 이제는 아스라한 추억이 되었다. 당시에 한국에서는 접근이 어려워서 호기심이 가득하던 ‘Deep Throat’이라는 유명(하다는 것도 나중에 알았지만)한 포르노 영화를 동료들과 보러 ‘Cocoa Beach’에 있는 트리플 X 레잇 극장에 가던 길이었다. - 사고가 날만 했다. 한국에서는 1987년 포니Ⅱ 중고차를 사촌형님에게 구입하면서 운전을 시작했다. 미국에서 오토매틱 자동차로 딴 면허증을 한국에서 바꾸었으니, 기어가 달린 수동차를 .. 더보기
졸음운전 30도를 웃도는 지독한 더위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 뉴스에서는 지구 온도를 측정한 이래 가장 뜨거운 7월과 8월이라고 한다. 광복절로 이어지는 지난 주말은 물론이고, 고속도로는 피서 인파를 나르는 차량으로 꽉 막힌다는 장면을 전하며 TV 뉴스의 앵커는 처참한 교통사고 장면도 함께 해설한다. 지난 일요일에도 그랬다. 여름을 맞아 서울에서 고향을 방문한 36세의 아들이 두 누나(41, 39세)와 함께 엄마(61세)를 모시고 여수 ‘향일암’에 나들이 가다가, 졸음운전을 하는 화물차(53세)에 받혀 엄마는 현장에서 사망하고 남매들은 큰 부상을 입는 사고를 당했다.(관련기사 보기) 사고가 난 ‘마래터널’을 지난 봄 여수 여행을 했을 때, ‘경주애인’님 부부와 함께 몇 번을 지나간 곳이기도 하다. 지난 달 셋째 일.. 더보기
잡담한설(雜談閑說) - 14 독일 짝사랑 한국으로 돌아와 살면서 새로 알게 된 것 중의 하나가 독일에 대한 것이다. 남해에 조성된 독일마을을 취재한 '다큐멘터리 3일'을 통해서 독일인과 결혼한 파독간호사들이 은퇴 후에, 독일 남편들이 한국인 부인을 위해 한국 지방정부 도움으로 조성된 마을에 모여 산다는 사실부터, 각종 시사와 교양프로그램에서 독일에 대한 찬사가 이어졌다. 또한 선거에서 낙선한 유명 정치인들이 공백기를 이용하여 선진정치 연구를 위해 찾는 나라도 독일이었다. 그들의 교육제도, 회사운영, 노조활동, 정치제도 등 모든 것을 배우고 모방하고 싶은 것은, 같은 분단국가로서 통일이라는 역사적 과업을 먼저 성공한 나라라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충분해 보였다. 게다가 같은 전범국가인 일본과는 다르게 독일은 총리가 이웃나라 폴란드를 찾아.. 더보기
잡담한설(雜談閑說) - 13 ● 인간이 미래에 더 나아질 수 있다는 희망을 잃었을 때, 오히려 더 행복해질 수 있을까? 그렇다는 이론을 일본사회의 젊은이들을 예로 들어 설명한 책이 있다. “오늘의 젊은이들은 ‘내일이 더 나아질 것이다’라는 생각을 믿지 않는다. 그들의 눈앞에 펼쳐져 있는 것은 그저 끝나지 않는 일상일 뿐이다. 그래서 지금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인간은 미래에 대한 희망을 잃었을 때 비로소 행복해질 수 있다.”고 한다. (관련기사 보기) ● 한국은 OECD 국가 중에서 불명예스러운 기록은 다 갖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중에서도 안타까운 것은 '2015 더 나은 삶 지수(Better Life Index 2015)'에서 11개 세부평가부문 가운데 '사회적 연계(Social Connections)' 부.. 더보기
미국의 인종갈등을 보면서 “연탄들은 안 돼! 걔들은 인간이라고 할 수가 없어! 연탄들 상대로 장사해보지 않은 사람은 절대 몰라요!” K가 말을 꺼내자 다른 사람들도 자신의 경험담이라며 거들었다. 20여 년쯤 된 이야기다. 이민 초기에 친구를 따라 뉴저지 ‘엘리자베스 한인교회’에 반 년 정도 다녔던 적이 있었다. 수요 예배 후 ‘남선교회’ 주축 멤버들이 체육대회 겸 야외예배 준비를 하던 중에 잡담으로 흘렀다. - 내가 처음에 엘리자베스에 살았잖아. 하루는 거실에서 밖을 내다보며 담배 피우고 있었는데 어떤 깜둥이가 스트릿 파킹을 한 내 차 주위를 맴돌더니 드라이버로 차 문을 따는 거야. 나가기도 귀찮아서 밖에 대고 꺼지라고 소리를 쳤지. 그랬는데도 나를 빤히 보면서 하던 일을 계속하는 거야. 그래서 야구 방망이를 들고 쫓아 나가니까..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