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이민자의 시선이 머무는 곳

미국은 왜 강한가? (2011년 3월) 미국에 사는 동안 항상 궁금했던 것이 '왜 미국은 강한가?'였다. 넓은 국토, 성숙한 민주의식, 프론티어 정신, 평등한 교육제도 등을 생각해 보았지만, 세계에는 그 비슷한 나라들도 얼마든지 있다고 생각되어 정답은 아닌 것 같았다. 아니, 오히려 부정적인 측면들이 더 많았다. 각각의 나라에서 온 온갖 종류의 인간들이 모여 사는 곳, 매사에 느려터진 일처리, 인건비는 택도 없이 높고, 각종 규제와 오버헤드는 왜 그리 많은지. 백만 밖에 살지 않는 주나, 몇 천만명이 사는 주나 똑같은 수의 상원의원을 뽑는 불합리한 선거제도와 비합리적인 대통령 선거제도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 유대인 편에 서서 세계평화를 무력으로 다스린 아버지 부시에 이어, 911 원인을 제공한 아들 부시까지 대통령으로 두 .. 더보기
한국은 이미 선진국이다 (2011년 3월) 나는 왜 한국을 떠났을까? 14년 전의 한국에서 지냈던 날들을 돌이켜 본다. 지금은 ‘신들도 다니고 싶은 직장’이라고 불리는 곳을, 당시에 나는 못 견딜 정도로 힘들어 했었다. 한 두 장의 보고서를 만들기 위해 밤을 새웠고, 일이 없어도 윗사람의 눈치를 살펴가며 퇴근시간을 정했다. 1980 ~ 1990년대의 한국은 권모술수가 판을 치고, 일을 하기 위해 돈을 주고 받는 일이 당연시되었으며, 그런 돈으로 사회 전체가 흥청망청 되던 시기였다고 생각한다. 88 올림픽이 끝난 후 고속으로 성장하는 사회분위기 탓도 있었겠지만, 군사독재가 끝나고 문민정부가 들어선 탓인지 잔치 분위기는 더욱 고조되어 모든 부문에서 팽창에 팽창을 거듭했다. 민간회사는 물론 국영기업에서도 자회사를 만드는 등 몸집을 .. 더보기
미국의 실업문제를 생각해 본다. (2011년 3월 15일) 어떻게 하면 이익을 극대화하는가? 하는 문제는 모든 회사와 경영자의 최대 과제이자 고민거리이다. 생산성 향상, 경영 효율화, 능률 극대화, 경비절감 등의 보기 좋은 구호들은 결국 이익을 어떻게 하면 극대화하는가 하는 문제로 경영자가 현재의 이익에 만족을 못하여 임직원들을 쥐어 짜겠다는 뜻이다. 내가 다니던 회사도 매출대비 이익이 줄어들자 2004년부터 본격적으로 이익극대화 혹은 생산성 향상이라는 문제에 매달렸다. 직원교육 강화, 경비절감, 인턴제 확충 등의 여러 가지 방안이 논의되었지만 크게 효과를 거두지 못하자 해외지사 설립에 눈을 돌렸다. 한국, 중국, 인도, 필리핀 등이 거론되었으나 최종적으로 중국이 결정되었다. 한국은 이미 인건비가 너무 높았고, 인도는 인프라가 부족했고.. 더보기
이사하기 (2011년 3월 7일) 미국은 수입을 하는 나라지 더 이상 수출하는 나라가 아니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미국으로 들어오는 화물선과 화물비행기는 가득 차서 들어오지만, 미국에서 나가는 배가 비행기는 많이 빈다고 합니다. 미국이 그만큼 수입을 많이 하는 덕에 천문학적 무역수지 불균형을 이루는 것이고 다른 나라는 미국인의 광적인 소비 덕분에 국가성장의 기틀을 마련하게 되지요. 우리나라가 그랬던 것 처럼. 얼마전 중국이 일본을 제쳐 미국 다음의 경제규모를 갖게 되었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2010년 GDP가 5조 9천억 달러로 5조 5천억 달러인 일본을 제쳤다고 합니다. 미국은 15조 달러가 넘지만 15년 후에는 중국이 미국도 추월한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이야기가 딴 곳으로 흘렀는데, 이 덕분에 .. 더보기
LA 에서의 1년 - 마지막 회 (2010년 11월 말) 한국으로 돌아가야겠다고 했을 때, 오히려 아이들은 내 걱정을 했다. “아빠, 오랫동안 떠나온 한국에 돌아가서 어떻게 사시려고 해요? 힘들어도 미국이 낫지 않겠어요. 다시 뉴저지로 돌아오신다면 제가 아빠 일자리를 알아볼 수 있어요. 알아볼까요?” 대견하기도 하고 기가 차기도 했지만, 아이의 기특한 성의를 생각해서 즉시 대답하진 않았다. “그래, 생각해 보마.” 포기하기까지의 과정은 쉽지 않았지만 - 패배감, 배신감과 함께 자존심이 무척 상했다. - 포기하고 나니 모든 것이 간단했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다 내 자신이 게으르고 무능한 탓인 걸. 결정하고 나자 모든 것은 일사천리로 진행이 되었다. 아파트 매지니먼트 오피스에 들려 한 달 후 이사 나갈 것을 통보했고, 귀국이사 업체를 .. 더보기
LA 에서의 1년 - 세번째 이야기 (2010년 9월) 이야기의 요점만 정리하면 이렇다. Single House 세입자 A씨는 집주인인 B씨에게 에어컨이 동작하지 않는다고 불평을 했고, 집주인은 친분이 있는 발 넓은 보험 아줌마 C씨에게 에어컨 수리하는 사람을 소개해달라고 부탁을 했다. C씨는 에어컨 수리하는 D씨에게 무엇이 문제인지 점검할 것을 의뢰했다. D씨가 가서 보니 컨트롤러라고 불리는 전기회로 기판이 고장이 난 것으로 판단을 해서 C씨에게 이것을 교체해야 하며 $350 ~ $400 정도의 수리비가 든다고 알려주었다. C씨는 D씨에게 이것저것을 물었다. 에어컨 전체를 교체하면 얼마인지($3,500), 미국회사에 맡기면 얼마인지($5,000), 소개비는 받을 수 있는지 등등. 며칠 후, D씨는 C씨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 집주인에게.. 더보기
LA 에서의 1년 - 두번째 이야기 (2010년 9월) 지난 6월 초부터 8월 31일까지 3개월간 일을 배운다고 대학 후배를 따라다녔다. 호텔의 주방이나 음식점에 있는 냉장고 냉동고, 가정집의 에어컨, 대형 Mall에 입점한 상점의 에어컨, 혹은 구조 변경 공사현장까지……. 난생 처음으로 해본 소위 ‘노가다’라 불리우는 일의 ‘시다바리’였다. 공구와 자재들을 옮기고, 나사를 풀고, 계측기를 걸고, 일하는 동안 붙잡고 있고, 들어 올리고, 눈치 있게 공구를 집어주고, 사다리에 올라 천정 속의 먼지를 뒤집어 써가면서 헬퍼를 했다. 대학 6년 후배인 그 친구는 정말 일을 닥치는 대로 했다. 나 같으면 엄두도 나지 않을 것 같은 험한 일들을……. 아침 7시에 시작해서 어떤 때는 저녁 9시나 10시까지. 내겐 정말 힘든 일이었다. 이곳 캘리포니아는.. 더보기
LA 에서의 1년 - 그 첫번째 이야기 (2010년 9월, 미국을 떠나 귀국을 생각하며 고민할 때 기록한 글입니다. 미주중앙일보 블로그에 썼었는데 의외로 많은 사람에게 관심을 받았었습니다.) 정확하게 1년 2개월이 지났다. 집사람이 외로워하는 곳을 떠나 이곳 LA를 향해 출발한 것이 작년 7월 1일이었으니까. 그리고 하루 15시간의 3일 운전 끝에 July 4th 새벽 1시가쯤 되어 미리 얻어놓은 아파트에 들어섰다. 2008년 12월 말 예상하지 못한 채, 실직을 한 후에도 그리 크게 걱정 하지는 않았었다. 몇몇 아는 사람들이 있어, '형님, 걱정하지 마십시오. 많이 드릴 수는 없어도 일하시도록 하는데는 문제없습니다' 하는 친구도 있었고, 그깟것 눈높이만 낮춘다면 충분히 비빌 곳은 있을 줄 알았다. 그러나 상황은 생각했던 것처럼 녹녹하지 않았.. 더보기
가지고 올 것과 버리고 올 것들 제 경험에 비추어 말씀드리는 것이기 때문에 사람에 따라 다른 의견도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시기 바랍니다. 가급적 절약을 고려한 것이기에 경제적 여유가 있으신 분들은 관계 없는 내용입니다. - 자동차: 1,500 cc 이하로 출고된지 3년 이하라면 가져오는 것이 괜찮을 것 같습니다. 한국의 중고차 가격이 너무 비싸더군요. 필터 같은 소모품은 몇 년치 사오는 것도 좋겠지요. 혼다 시빅이나 토요다 코롤라같은 것은 가져오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운반비 $1,500, 관세(감정가의 30%), 수수료 80만원을 고려해도 한국에서 중고차 사는 것보다 낫다고 봅니다. 저는 새차가격이 1150만원하는 2년된 경차를 8백만원에 샀는데 억울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 전자제품: 2008년 이후에 생산된 삼성이나 .. 더보기
거소증에 대하여 정확한 공식명칭은 '외국국적동포 국내거소 신고증'이라는 긴 이름이지만, 줄여서 '거소증'이라고 부르겠습니다. 미국 시민권을 비롯한 외국 시민권을 취득하여도, 이민생활을 하면서 보통 한국국적 상실 신고를 일부러 하지는 않기에. 외국 시민권을 취득한 분들 중에는 한국국적이 있다고 믿는 분들이 계십니다. 하지만 현행 한국법으로는 이중국적을 인정하지 않기에 법적으로은 외국국적을 취득한 그날부터 한국국적은 상실하는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한국여권이 살아있다고 해도 시민권을 받을 때 영주권을 반납하기 때문에 비행기를 타기 위해서는 한국여권을 사용할 수가 없습니다. 미국여권으로 한국에 들어오면 체류기간에 제한을 받게 됩니다. 체류기간에 제한을 받지 않기 위해서는 F-4 (재외동포 체류비자)를 주재국 한국대사관에서 받..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