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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자의 시선이 머무는 곳

경제위기 이해를 돕는 영화 세 편 (2011년 7월 27일) HBO가 제작하고 방영한 'Too Big to Fail' Charles Ferguson 감독의 'Inside Job' - 2010 Academy Documentary 부분 수상 Michael Moore 감독의 'Capitalism; A Love Story' - 부시를 조롱거리로 만든 영화. 남들은 소일거리가 뭐든지 있어야지 어떻게 아무 일도 안하고 지내느냐고 걱정을 하지만,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아니, 하고픈 일들이 얼마나 많았는데……. 책도 실컷 읽고, 영화도 마음껏 보고, 생각도 마냥 하고, 그동안 못해 본 것들 하면 되지, 뭔 걱정이냐?'고 일축하곤 한다. 직업이 그쪽이었던 터에 컴퓨터는 좀 다룰 줄 알다보니, 책도 영화도 다 불법(?)으로 다운받아 본다. 실업자라는 .. 더보기
한국인인 게 부끄러울 때도 있습니다. (2011년 7월 25일) 길지 않은 이민생활을 한 후배로서 공자 앞에 문자를 쓰는 격이라 많이 망설이다가 씁니다. 성실하고 똑똑하며 부지런한 많은 한국분들이 모범이 되는 이민생활을 하시는 것을 부인할 사람은 없습니다. 그러나 제가 경험한 이민생활 동안에는 편법이나 탈세를 지극히 당연시 하는 경향을 많이 본 것도 사실이었습니다. 몇 가지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 1999년, 성당 성가대 같은 단원이었던 A씨(1957년생). 튀김을 주메뉴로 하는 런치 가게 운영. 새로 이민오는 사람들에게 무조건 세탁소 하라고 권했었거든. 그런데 이제 내가 세탁소 하게 생겼어. 아일랜드 출신 영감이 은퇴하는 세탁소가 나왔거든. 이 영감이 30년 동안 하는 가게야. 매출도 괜찮고 위치도 좋고 다 괜찮은데, 문제는 매출의 80.. 더보기
여동생의 아이들 (2011년 7월 23일) 코흘리게 꼬마였을 때 보았던 조카 녀석들이 건장한 청년들이 되어 있었다. 하나는 185센티의 키에 서울에 있는 대학(서울대는 아니고?)을 다니고 있고, 다른 녀석은 176센티의 키에 SKY라고 불리는 대학 중의 한 곳에 다닌다. 두 녀석 다 '평생 축구만 하고 살 수는 없나'하고 푸념을 할 만큼 축구를 좋아해서 몸이 탄탄하고 각종 운동을 즐긴다. 8살의 나이차로 대학생이었던 시절, 국민학생이었던 동생이 성적표를 받아올 때면 내게 많이 혼나기도 했었다. 그 동생이 오빠에게 말한다. - 오빠, 나는 아이들 때문에 속 썩인 적은 없었어. 특별히 과외공부를 시키거나 학원에 보낸 적도 없어. 자기들이 학원에 보내달라고 하면 그때나 보냈지. 남들처럼 아이들 교육에 펑펑 돈을 쓸 만큼 아이.. 더보기
아빠, 절대 비밀이에요! (2011년 7월 16일) - 아빠, 절대 비밀이에요. 아직 어느 누구에게도 말하면 안되요! 미국의 친구 분들에게 전화가 와도 말씀하시면 안 되요. 한국식 나이로는 28살이니까 옛날 같으면 노처녀 소리를 듣고 부모로부터 빨리 결혼하라는 잔소리를 듣고도 남겠지만, 하는 짓이 어린애같기만 하다. 아이들과 멀리 떨어져 있는 죄(?)로 일주일에 두어 번 이메일을 보내기도 하고 전화도 하지만, 아이들로부터 메일이나 전화가 오는 것은 거의 기대할 수 없다. 이달 초에 딸 아이로부터 간단한 메일이 왔다. - 아빠, 저녁 9시 경에 전화주세요. 그곳 시간에 맞춰 전화했더니, 운전 중이라고 30분 있다가 하란다. - 저, 이번에 회사를 옮길 거예요. 아직 회사에는 말 안했어요. ○ 어떤 회산데 - 'C'사요. (지난 날.. 더보기
하버드 생의 자살 (2011년 7월 14일) 10여년쯤 전에 내가 살던 곳에 가까운 리빙스톤이라는 타운에서 실제 일어났던 일로, 당시에 나는 아이들 교육에 관심이 많았던 때라 어느 정도 생생하게 기억한다. 처음에 이 사건은 한국신문의 한 귀퉁이를 장식하는 작은 기사로 실렸었다. 하버드 대학의 기숙사에서 불이 나서 한국 여학생이 숨졌다는 것으로 그저 흔한 불행한 사고로 생각되었다. Livingstone에 사는 그 가족은 아메리칸 드림의 표상이었다. 세 아이를 모두 MIT, Yale, Harvard와 같은 명문에 진학시킨 것이었다. 이민자에게 자식의 성공보다 더 큰 즐거움이 있을까? 자식 성공의 첫출발은 아이비 리그와 같은 명문대에 진학하는 것이라는 믿음이 있으니까. 하버드에 다니는 아이는 무척 힘들어 했다고 했다. 리빙스톤.. 더보기
되는 놈은 된다 (2011년 7월 12일) S는 동갑내기로 내가 살던 Denville의 집에서 차로 5분 정도 거리의 아파트에 살던 친구다. 한 살 위인 부인과 두 딸 그리고 아들 하나를 두고 있었는데, 딸들은 내 아이들 보다 2~3살 위였고, 아들은 내 아들보다 3~4살 어렸으니 늦둥이인 셈이다. 다 큰 딸들을 데리고 방 2개짜리 지저분해 보이는 아파트에 살아 생활이 어려운 줄 알았었지만, 자그마한 세탁소를 운영하는 그 친구는 골동품 수집이라는 꽤 고상한 취미를 갖고 있었다. 부인이 같은 성당에 다녀 소공동체 생활을 같이 하며 친하게 되었는데, 이야기를 아주 재미있게 하는 소질이 있었다. 그 친구로부터 재미있게 들었던 이야기 중에 기억나는 것 몇 개를 추려본다. - 시라큐스에서도 한참 더 들어가는 촌 동네에 살다가 1.. 더보기
좋은 제품은 좋은 공장에서 나온다. (2011년 7월 9일) Q선생을 만난 것은 2000년 봄 무렵이었던 걸로 기억된다. 건강식품(Health Food)을 가게를 하는 그 분은 윈도우에 못쓰는 컴퓨터를 이용하여 광고를 하려고 했는데, 그 자문을 구할 사람을 찾다가 나와 연결된 것이었다. 나보다 3살이 많았던 Q선생은 소위 말하는 KS 출신이었다. 경기중·고등학교에 서울대 상대 경제과, 동갑내기인 부인은 경기여중·고에 서울대 가정과를 나왔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은 서로 가족간에 왕래가 생길 정도로 친해진 다음이었다. 경기중학교는 들어갈 생각도 못했고, 서울대에 낙방경험이 있는 나로서는 그분들에게 열등감이 있었는지도 모르겠지만 서로 속내를 털어놓을 정도로 한동안 친하게 지냈는데, 결정적 이유는 그분이나 나나 와이프가 우울증을 앓는다는 공통분모가.. 더보기
아들의 생일 (2011년 7월 7일) - 아빠, 놀래지 마세요. 지난 달에 회사 그만 두었습니다. 전공하고 맞지도 않고, 재미도 없어서 더 이상 못 다니겠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일 하고 싶습니다. 공부하면서 천천히 새 직장을 찾아 보겠습니다. 평소에 메일이나 전화 한 통 없던 아들이 한 달 전 쯤에 보낸 이메일 내용이다. 1986년 7월 7일 세상에 나왔으니, 오늘이 녀석의 25번째 생일이다. 누구에게나 자식은 소중하듯이, 내게도 자식은 목숨보다 더 소중한 존재다. 그래서 남처럼 뛰어나지 못한 자식 이야기를 하는 것은 아이에게 누가 되는 것 같아 껄끄럽기도 하고 잘못하면 자랑하는 것 같이 들릴까봐 송구스럽기도 하다. 그러나 이 카페에 들르는 사람들의 수고에 답하기 위해 하려고 한다. 그것도 여러 차례에 걸쳐서, 내가.. 더보기
속고 속이는 세상 (2011년 6월 8일) - 우리는 그런 짓 안 합니다. 그런 것을 샀으니까 그런 걸 보낸 거지요. ○ 아니, 내가 선물로 산 건데, 그런 형편없는 물건을 샀단 말이에요. 내가 산 건 보기 좋은 한라봉이었다구요. 내가 얼마나 망신을 당한지 아세요. - 하여튼, 우리는 그런 짓 안 합니다. ○ 알았어요. 그럼, 이곳 시장관리사무소에 이야기 하지요. 제주에서 제일 큰 재래시장이 탑동 중앙로 오른편에 있다. 제주의 명동으로 가장 번화하고 오래된 길인 중앙로 끝자락에 자리한 동문시장이 그곳이다. 지난번 제주에서 은퇴생활을 할 생각으로 집을 사러 왔던 집사람 친구 부부와 같이 동문시장에 들렸다가 과일가게에서 한라봉이라는 밀감을 사서 서울로 택배로 보낸 적이 있었다. 한라봉, 천혜향 등은 일종의 개량품종의 귤로 '.. 더보기
Capitalism: A Love Story (2011년 6월 4일) 작가이자 영화감독이며 제작자인 마이클 무어는 조지 부시를 반대하는 인물로 유명하다. 'Fahrenheit 9/11'이란 영화를 제작하여 부시가 얼마나 무능하기 짝이 없는 인물인지 웅변했고, ‘SiCKO'라는 영화로 미국의 의료보험제도의 모순을 지적했다. 그가 2009년에 제작한 'Capitalism: A Love Story'라는 영화가 있다. 그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모든 사람들이 신봉하고 있는 자본주의의 심각한 문제점으로 경제에 문외한인 내가 그의 이야기가 맞는다고 자신할 수는 없지만, 미국을 좀 더 이해하는 기회가 되었다. 상위 1%가 가진 부가 하위 90%가 가진 것보다 많다는 미국의 자본주의를 가지지 못한 자의 입장에서 본 이 영화는 꽤 유명한 화제의 작품으로 감상 소감..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