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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자의 시선이 머무는 곳/내가 경험한 이민생활

내가 만나본 분들 (7) - 골프 (2013년 9월23일에 작성한 글) 이민사회에서 골프는 빼놓고 이야기할 수가 없을만큼, 많은 한인들은 골프를 즐긴다. 쉽지 않은 이민생활에 쌓인 스트레스 해소에 골프만한 운동이 없을 뿐더러, 구역회 같은 친목회에서 골프만한 재밌는 공통화제도 드물다. 반스앤노블 같은 대형서점에 가면 골프유머가 한 서가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골프에 관한 화제는 끝이 없다. 대접하고 싶은 사람이 있고, 그 사람이 골프를 친다면 서슴없이 골프를 제안한다. 이번 미국방문 길에도 ㄱ사장님이 골프를 제안하셨다. 전에 써놓은 글을 읽으셨는지, 뉴저지 모리스 카운티에 있는 유명 퍼블릭 코스인 플랜더스 밸리 골프코스를 예약하는 바람에 유혹을 떨치기가 힘들었다. 단지 역이민 카페에서 만난 ㄱ사장님을 골프코스에서 처음 뵙고 인사를 나누.. 더보기
내가 만나본 분들 (6) (2013년 9월11일에 작성한 글) 나는 그 분들이 내 이야기를 듣고 싶어하는 줄 알았다. 2009년 7월 우여곡절 끝에 이주한 LA에서 몇 개월이 안 되어 크게 실망스러운 일을 겪고나서, 마음을 달래기 위해 중앙일보 블로그에 글을 썼던 2010년부터 제 글을 따라오신 분도 있었지만, '역이민'을 실천한 사람을 만나 직접 궁금한 이야기들을 듣고 싶어하는 줄 알았다. 많지도 않은 나이에, 빠듯한 돈을 가지고 제주에서 은퇴생활을 하는 나에게 생활비는 얼마나 드는지, 어떻게 소일을 하는지, 후회는 하지 않는지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싶어하는 줄 알았다. 하지만 그건 혼자만의 착각이었다. 내 놓은 자식이 결혼하는 것도 아닌데, 결혼날짜에 임박해서 손님처럼 - 사실은 글자 그대로 손님이었지만 - 사돈 될 분들을 .. 더보기
내가 만난 사람들 (5) (2013년 8월 22일에 작성한 글) "1970년대에 생긴 일이야, 1974년 9월 말이었지, 아마. 야, 그게 벌써 40년이 다 되어가네! 세월 참 빨라, 헛헛. 여기 LA에 살면 계절변화에 무뎌지니까 세월 가는 것도 사실 잘 몰라. 그 날 내가 어딜 다녀오느라고 좀 늦었어. 내가 가야 마감을 하고 종업원들이 퇴근을 하는데, 미안해서 종업원에게 전화로 퇴근하라고 했어. 가게에 와서 보니까 다 가고 캐쉬어 한 명만 기다리고 있더라고. 그래서 그날 마감만 인계 받고 얼른 들어가라고 했지. 나혼자 가게에 남아 장부 대충 보고 현금을 챙겨 문을 닫으려고 밖에서 셔터를 내리는데, 오른 쪽 귀 밑에 갑자기 서늘하고 차가운 느낌이 나는 거야. 야, 그런 공포는 난생 처음이었어. 순식간에 그게 권총이란 것을 눈치챘.. 더보기
내가 만나본 분들 (4) (2013년 8월 19일에 작성한 글) - 한국이 좋으세요? 다시 돌아올 생각 없어요? 한국에 갔다가 못 살겠다고 다시 돌아오는 사람들도 많다고 하던데...... ㅇ사장은 덴버에서는 가장 큰 한인 마켓의 주인이다. 고등학교 시절 절친이었던 친구를 만나러 콜로라도 덴버를 처음 찾았던 것이 30년 전인 1983 년이었다. 컴퓨터 회사의 연수생 시절 플로리다 멜번에 위치한 Harris Control Division에서 트레이닝을 받가다 SMD(Storage Module Drive)라는 하드 디스크 교육을 받기 위해 캘리포니아 실리콘 밸리 서니베일에 자리한 CDC(Control Data Co.) 교육센터에 가는 길에 들린 이후로, 미국에 방문할 기회가 있을 때마다 오며 가며 들리곤 했었다. ㅇ사장은 친구의 친구.. 더보기
내가 만나본 분들 (3) (2013년 8월 14일에 작성한 글) - 아니예요, 아직도 많은 분들이 적법한 체류신분을 가지지 않은 채 살고 있습니다. 내가 다니는 교회만 해도 절반 이상이 불법 체류자들입니다. 신도들을 무조건 많이 모으려고 그런 사람들에게 자기 교회에 나오면 신분을 해결할 수 있다고 무책임한 말을 하는 목사 때문에 혹시나 하고 교회에 나오는 사람들이지요. 미국경기가 나빠져서 불법체류 하는 사람들은 이제 별로 없지 않느냐는 내 말에 ㄱ선생이 반박하고 있었다. - 사실, 역이민 카페에 들어와서 글이라도 볼 수 있는 분들은 형편이 아주 좋은 분들입니다. 60이 넘어 컴퓨터를 사용하고 인터넷을 할 수 있는 여유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된다고 봅니까? 자식들이 대학을 나오고 괜찮은 직장에 다니는 이민자들이 몇 %가 된다고 생각.. 더보기
LA에서 (2013년 8월 7일에 쓴 글) LA에 와서 처음으로 컴을 인터넷에 연결시켜 제 아이디로 로그인 했습니다. 제가 머물고 있는 이곳 빅토빌은 인터넷 접속을 케이블이 들어오지 않아 새털라잇으로 하는데, 패스워드에 관한 정보가 없어서 들어와 보지 못했습니다. 2박 3일 달라스 체류기간 동안 침식을 제공하시며 한결같은 우정을 보여주신 'Ernest'님과 달라스에서의 일을 올려주신 '로로로'님(세계로, 하나로, 우주로 군의 아빠)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곳 LA에 도착해서는 '갈대' 선배님 댁에서 모처럼 하루 숙면(?)을 취한 후, 아침에 산타모니까에 있는 경치좋은 곳에서 트래킹을 하고 점심에 몇 분을 만났습니다만 작년 해남에서 뵜던 분들이라 주로 화제가 그쪽으로만 치우쳤습니다. 해서 다른 화제를 원하고 찾.. 더보기
내가 만나본 분들 (2) (2013년 7월 26일에 작성한 글) 2. ㅅ선생의 집은 전형적인 미국 중산층이 사는 교외지역에 있었다. 깨끗하고 깔끔한 서버번의 다운타운을 벗어나 숲속으로 난 왕복 2차선의 아름답고 좁은 도로를 지나 들어선 동네는 띄엄띄엄 집이 떨어져 있어 한 눈에도 평화스럽고 조용한 곳임을 알 수 있었다. 내 아이들이 사는 팔팍과는 전혀 달라 마치 다른 나라에 온 듯한 느낌도 들었다. 내가 처음에 정착했던 뉴저지 모리스 카운티 덴빌이라는 타운도 전형적인 서버번이긴 했지만, 이만큼 한적한 모습은 아니었다. 미국에 산다면 이런 곳에 살고 싶다는 생각이 얼핏 들었다. 전형적인 콜로니얼 스타일의 집 내부를 구경한 것은 아니나, 3 카 게러지가 보이는 것으로 보아 너댓 개의 침실에 화장실도 세 개 이상 있겠다 싶었다. - .. 더보기
내가 만나본 분들 (1) (2013년 7월 23일에 작성한 글) 1. - 가장 큰 문제는 언어예요. 물론 일상적인 생활에는 문제가 없지요, 그래도 30년 넘게 미국에서 살았고, USPS(우체국)에서 13년째 일하고 있으니까. 그래도 언어에 대한 스트레스는 큽니다. 실내 스피커로 어나운스하는 내용은 웅웅거려서 알아듣기 힘들어요, 전화로 업무를 할 때는 아직도 여전히 긴장하게 되구요. 한국으로의 역거주를 생각하는 가장 큰 이유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ㅇ선생이 대답하고 있었다. 우리는 '파리바케트'라는 한국빵집에서 커피와 팥빙수를 시켜놓고 3시간이 넘도록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나처럼 평범한 인상의 ㅇ선생은 평생 바르게만 살아온 듯한 모습이었다. 하나 뿐인 아들도 다 컸고, 나이로 보나 경제적인 상황으로 보나 내가 판단하기에는 편.. 더보기
스트레스 (2013년 7월 7일에 작성한 글) - 당신들이 일을 잘해서 월급을 주는 줄 알아? 천만에 말씀이다 이거야. 당신들 보다 더 일 잘하고 열심히 하는 사람들은 얼마든지 있어, 당신들에게 봉급을 주는 이유는 스트레스 값이야! 알아! 바로 스트레스에 대한 보상이란 말야. 모두들 그 앞에서는 고양이 앞에 쥐의 모습이었다. 당시 ㅈ실장은 사장만큼 막강한 권력을 휘두르는 실세 중의 실세였다. 혹자는 그가 사장이고 사장이 비서실장이라고 농담삼아 이야기해도 통할 정도였다. 본사의 말단 과장 놈이 그런 엄청난 분(?)과 식사하는 영광스런 기회를 갖게 된 것은 바둑 때문이었다. 1980년대 일간스포츠에서 주관하는 '직장인 바둑대회'에 출전할 선수를 뽑는 바둑대회가 열렸고 승부에 운이 따라주어 다섯 명의 선발선수에 뽑혔다.. 더보기
아이들과 자동차 (2013년 7월 7일에 작성한 글) 1. 2주 전 토요일, 딸 아이와 자동차를 보러 파라무스 17번 도로변에 있는 'Park Ave'라는 딜러에 갔다. 아이가 관심을 갖는 차는 ACURA TSX 라는 모델로 조만간에 단종될 구형이라고 한다. 신형은 ILX라는 모델인데, 시운전을 해보더니 지금 갖고 있는 어코드 보다 작아서 싫단다. 두 가지 모델을 시운전해 보고 가격만 물어본 채 그냥 돌아왔다. 스티커 프라이스는 풀 옵션이 TSX가 $34,000, ILX가 $31,000 정도인데, Tech Package 라는 옵션은 약 $3,000 가량이라고 했다. 2. 1주일 동안, 아이는 이곳 저곳의 딜러에서 견적을 이메일로 받았고, 그걸 근거로 차값을 협상할 작정으로 지난 주 토요일 다시 나섰다. - 아빠, 사실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