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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자의 시선이 머무는 곳/내가 경험한 이민생활

교민업소에서 당한 나쁜 경험들 (2011년 11월 11일) 10년을 훨씬 넘게 살았어도 미국인들과 대화할 때는 항상 긴장하게 된다. 혹시 놓치는 이야기가 있을까봐 그렇기도 하지만, 잘못해서 손해를 입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는 생각에 귀와 눈, 그리고 머릿속이 본능적으로 잔뜩 긴장하게 된다. 그러다 보니 웬만한 조크에도 웃음이 나오지도 않고, 나 자신도 대화에 유머까지 신경쓸 여유가 없어진다. 한국으로 돌아와서 가장 좋은 것 중의 하나가 바로 이 부분이기도 하다. 어딜가나 말 때문에 긴장할 필요는 없다. 따라서 적당히 유머를 섞어가며 이야기 할 수도 있다. 이민 초창기에에 당연히 그랬지만, 웬만큼 의사소통에 불편이 없게 된 후에도 병원이나 변호사, 테크니션 등이 필요할 때는 한인업소를 찾게 된다. 그런데 한인업소를 이용하고 나서는 후회.. 더보기
성공한 이민, 실패한 이민 (2011년 11월 1일) 엊그제 10월 29일 KBS에서 방송한 다큐 '글로벌 성공시대, 미국인의 마음을 빼앗은 리더, 어바인 시장 강석희'편을 보았다. 1952년 생인 그는 대학 졸업 후 1977년, 어릴 적부터 동경하던 미국으로 건너가 Circuit City에서 세일즈맨으로 이민생활을 시작했고, 일하는 상점마다 최고의 실적을 보일 정도로 탁월한 노력을 경주했으며, 2004년에 어바인 시장에 처음 당선되고 재선에 성공하여 현재까지 시장으로 재직하고 있다고 전했다. 1992년 발생한 LA폭동이 계기가 되어 정치에 입문하였다고 하는데, 어바인은 미국에서도 가장 살기 좋은 도시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곳이다. 이민 1세대로서 그는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자타가 공인하는 성공한 이민자로 자리매김을 하여 고국의.. 더보기
골프단상 (2007년 여름 어느날) 미국에는 카운티(한국의 區나 郡에 해당)마다 운영하는 퍼블릭 코스가 있다. 회사가 있는 모리스카운티에는 'Flanders Valley Golf Club' 이라는 꽤 괜찮은 코스가 있다. 36홀로 매 10분마다 내보내기 때문에 별로 밀리지 않기도 하지만, 6300야드가 넘는 코스에는 나무가 많고 웅장한 맛이 있고 페어웨이가 넓은 편이고 벙커나 그린도 관리가 잘 되어 골프잡지에서 미국의 100대 퍼블릭으로 꼽히는 곳이기도 하다. 금요일에는 - 6,7,8월에는 섬머 플렉서블 타임을 운영하기 때문에 12시에 일을 끝낸다. - 주로 회사동료들과 그곳에서 어울린다. 좋은 회사(?)에 다니는 덕분에 얻는 즐거움 중의 하나다. 어제 금요일에도 2시 20분에 티타임을 예약했었지만, 아침부터 내.. 더보기
아들의 방문 (2011년 9월 22일) 아들 놈이 한국에 왔다. 중학교 이후로 처음이니까 13년 만에 성인이 되어 자신이 태어난 나라를 찾은 것이다. 제주에서 김포로 가서 리무진을 타고 인천공항으로 녀석을 맞이하러 갔다. 나는 도착 예정시간보다 한 시간 일찍 도착했고, 비행기는 한 시간 가량 연착했으니 두 시간을 기다려야 했지만, 공항의 중앙무대에서 무료로 벌이는 퍼포먼스도 보고 공항의 구석구석을 구경하면서 시간을 때웠다. 작년 11월 미국을 떠나기 전에 뉴저지에 들려 보고 왔으니 1년도 채 되지 않았지만, 아이들은 항상 보고싶고 그립다. 그 그리운 모습이 환한 웃음을 지으며 출구에 나타났다. 다음 날, 제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유해가 있는 납골당으로 가서 간단히 예를 올렸다. 할아버지는 돌이 지난 후 한 달만에 돌아.. 더보기
어느새 나도 그런 나이가 되었구나 (8년 전에 썼던 글을 옮깁니다.) 어른들이 나이가 들어 기억이 없다, 눈이 안 보인다고 말하면 속으로 코웃음 쳤었단다. 기억이 없긴 왜 없어, 지들 머리가 나빠서 그렇지…… 어른들이 공부도 때가 있단다 하고 말하면, 속으로 코웃음 쳤었단다. 공부에 무슨 때가 있어, 아무 때나 하면 되지…… 어른들이 잠을 못 잔다고 말하면, 속으로 코웃음 쳤었단다. 아무 때나 잠들고 싶을 때 잠자면 되지 무슨 소리를 하는 거지…… 어른들이 한 소리 또 하고 또 하면, 속으로 코웃음 쳤었단다. 어이구 지겨워…… 언제나 저런 소리 안 들을까. 이제 내 나이 오십이 넘어, 그 옛날 그 어른들의 나이가 나도 되었구나. 내게도 기억이 없어지고, 눈이 안 보이는 그런 때가 왔구나. 내게는 절대 안 오리라고 생각했었는데, 그런 것들.. 더보기
공부하는 법 (2011년 8월 17일) (이 글의 내용은 자식농사와는 관계가 없습니다만, 공부를 어떻게 하느냐는 면에서는 참고가 될 것이라고 봅니다. 특히 돈도 없이 유학와서 1년 3개월만에 석사학위를 받고 회사를 차려 미국에서 크게 성공한 사람의 이야기임을 먼저 밝혀둡니다. 어떤 분이 댓글로 하신 극찬에 대한 감사의 답글로 언젠가 한번은 쓰려고 했던 글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한 때, 내가 아주 존경까지 했었던 내 친구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지금은 존경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는 결코 아니다. 그러나 성공한 이후에는 내가 알던 예전 모습은 더 이상 보이지 않기에 감정이 전과 같지는 않다.) 그를 만난 것은 1981년 말에 새로 생긴 부서에서 였다. 당시 컴퓨터를 이용한 제어시스템을 담당하는 부서가 새로 생겼고, 나는.. 더보기
10년 전 9월 11일 (2011년 9월 11일) 내가 다니던 회사는 뉴저지 모리스 타운의 한가운데 위치하고 있었다. 모리스 타운은 뉴저지 중북부 모리스 카운티의 캐피탈로, 타운의 중심지에는 원형의 작은 공원이 있고 그 주변에는 고색창연한 오래 된 석조 건물인 성당과 교회, 우체국 등이 있고, '센츄리 21'이라는 백화점도 있다. 그리고 모리스 타운의 상징인 헤드쿼터 플라자가 있다. 멜 깁슨이 나오는 '패트리어트'라는 독립전쟁 영화를 보면, '워싱턴 장군은 뉴저지 모리스 타운에 주둔하고 계십니다.'라는 대사가 나오는데, 바로 그 당시 제너럴 워싱턴이 주둔했던 사령부 자리라고 전해진다. 지금도 그 근방에는 독립군 수백명이 동사(凍死)했다는 기념비가 있으니, 역사가 짧은 미국으로서는 우리나라의 경주같은 유적지라고 할 만하다. 그래.. 더보기
Ed 이야기 (2011년 8월 11일) 2005년 무렵 내가 담당하는 부서(IT: Information Technology)에 직원을 하나 더 채용했는데 Hot Job Website에서 받은 이력서를 보고 두 친구를 선발하여 인터뷰와 간단한 시험을 치르기로 했었다. 내 밑에 있는 매니저가 몇 가지 테스트를 하고 난 후, 두 사람을 다 뽑았으면 할 정도로 똑똑하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내게 인터뷰를 하고 최종 선택을 하라고 넘겼다. 그렇게 뽑은 친구가 Edward Tomasula이었다. 뉴저지의 북서쪽에 있는 촌 동네인 뉴튼에 사는 그 아이는 바로 전 해인 2004년 고등학교를 졸업한 내 아들과 생일만 3개월이 빠를 뿐 같은 나이여서 남 다른 호기심을 갖고 지켜 보았다. 삐쩍 마른 체격에 키만 껑충한 그 친구는 아주 선한.. 더보기
한국교육, 무엇이 문제인가? (2011년 8월 10일) 한국의 가정 대부분은 아이가 고2만 되면 입시체제로 들어간다고 한다. 부정을 탈까봐 부부관계도 피하고, 아이에게 피해가 갈까봐 발걸음 조차 조심한다고 하며, 입시생 위주로 모든 생활이 이루어진다고 하는 말을 한국에서 입시생 아이들을 둔 친구들에게 들었던 적이 있다. 나는 다행히(?) 미국에 있던 때문에 그런 입시전쟁까지는 치루지는 않았지만, 여름방학때가 되면 아이들을 프라이빗 스쿨로 라이드를 주느라고 아침과 점심시간이 바빴던 기억은 있다. 또 아이비리그를 나온 이웃의 자제에게 과외를 시키느라 몇백 불의 지출을 하기도 했지만, 한국의 친구들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닌 셈이다. 아래는 아이들이 중학교 때 받아온 과제물이다. (기억에 의한 것으로 실제와는 다를 수 있슴) * 과제로 주.. 더보기
경제위기 이해를 돕는 영화 세 편 (2011년 7월 27일) HBO가 제작하고 방영한 'Too Big to Fail' Charles Ferguson 감독의 'Inside Job' - 2010 Academy Documentary 부분 수상 Michael Moore 감독의 'Capitalism; A Love Story' - 부시를 조롱거리로 만든 영화. 남들은 소일거리가 뭐든지 있어야지 어떻게 아무 일도 안하고 지내느냐고 걱정을 하지만,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아니, 하고픈 일들이 얼마나 많았는데……. 책도 실컷 읽고, 영화도 마음껏 보고, 생각도 마냥 하고, 그동안 못해 본 것들 하면 되지, 뭔 걱정이냐?'고 일축하곤 한다. 직업이 그쪽이었던 터에 컴퓨터는 좀 다룰 줄 알다보니, 책도 영화도 다 불법(?)으로 다운받아 본다. 실업자라는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