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분류 전체보기

선과장의 개는 귤을 먹는다. (2011년 1월) - 저 식당이 괜찮아요. 손님이 오면 데리고 가기 괜찮은 식당인데, 우리는 잘 안 오게 돼, 멀어서. - 2, 30분이면 올 수 있지 않아요. 멀지는 않은 것 같은데. 제주시 5일장에 가는 길에 운전을 하는 동서는 조수석의 내게 이것저것을 이야기해주었다. 이곳은 제주에서 가장 오래된 동네 중의 하나인데, 가로수가 잣밤나무라는 등, 저쪽으로 가면 제주에서 유명한 계곡인데, 바위가 아주 멋있다는 등의 설명이 이어졌다. 잣밤나무는 밤이 잣만 하게 열린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인데, 가로수로는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이 구부러진 특이한 모습이지만 겨울에도 짙푸른 색의 나무는 좁은 도로와 잘 어울렸다. 동서가 가리키는 쪽에 갈색 원목으로 독특하게 지어진 입구가 보였는데 그 위로 △△음식점이라는 간판이.. 더보기
좋은 점, 나쁜 점 (2011년 1월) - 생활비? 한 달에 백만 원이면 충분해요. 여기서 내는 월 렌트비면 생활하고 저축까지 할 수 있어. 물론 생활비란 쓰기 나름이지만, 사치스럽게 살 생각 아니잖아? 그러면 백만 원으로 걱정 없이 살 수 있어요. - 돈 쓸 일이 뭐 있어? 집만 전세로 하나 갖고 있으면, 집세 나갈 일이 있어? 그리고 놀기만 할 거 아니잖아? 소일거리는 얼마든지 있으니까, 생활비는 어떻게든 벌어. 걱정하지 말고 오게나. 왜 여기서 이러고 있어? 이게 사람 사는 거야. 환경이 아무리 좋으면 뭐해? 사람이 재미가 있어야 살지. - 살 거는 쌀하고 고기밖에 없어. 먹을 거는 지천에 널려있어. 주변에서 다 뜯어 먹으면 되. 이웃에서 갖다 주는 것도 다 못 먹어. 일 년 전에 미국에 놀러 왔던 처형과 동서가 했던.. 더보기
귀국해서 한달 (2010년 12월 말에, 제주시 월평동에서) - 이봐요, 당신 뭐하는 거요? 일찍 와서 접수한 사람들부터 순서대로 나눠줘야 할 거 아니요? 늦게 와서 접수한 사람들 먼저 주면 일찍부터 와서 기다린 사람은 뭐야. 이런 꼴 보기 싫어서 한국 떠났었는데 돌아오자마자 또 다시 이런 꼴을 봐야하는 거야! 나보다 먼저 나서 준 그 분이 고마웠다. 60대 후반으로 보이는 점잖은 차림의 노부부가 아무 표정 없이 순서를 무시한 채 일을 하는 담당자에게 고함을 쳤다. 60대로 보이는 또 다른 분이 거들었다. - 야, 당신! 미국 대사관에서 일하면서 어찌 일은 한국식으로 처리하는 거야. 아침에 문이 열리자마자 들어와서 기다린 사람들은 뭐야? 시간이 남아돌아 그런 줄 알아. 순서를 지켜야 될 거 아냐?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 더보기
LA 에서의 1년 - 마지막 회 (2010년 11월 말) 한국으로 돌아가야겠다고 했을 때, 오히려 아이들은 내 걱정을 했다. “아빠, 오랫동안 떠나온 한국에 돌아가서 어떻게 사시려고 해요? 힘들어도 미국이 낫지 않겠어요. 다시 뉴저지로 돌아오신다면 제가 아빠 일자리를 알아볼 수 있어요. 알아볼까요?” 대견하기도 하고 기가 차기도 했지만, 아이의 기특한 성의를 생각해서 즉시 대답하진 않았다. “그래, 생각해 보마.” 포기하기까지의 과정은 쉽지 않았지만 - 패배감, 배신감과 함께 자존심이 무척 상했다. - 포기하고 나니 모든 것이 간단했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다 내 자신이 게으르고 무능한 탓인 걸. 결정하고 나자 모든 것은 일사천리로 진행이 되었다. 아파트 매지니먼트 오피스에 들려 한 달 후 이사 나갈 것을 통보했고, 귀국이사 업체를 .. 더보기
LA 에서의 1년 - 세번째 이야기 (2010년 9월) 이야기의 요점만 정리하면 이렇다. Single House 세입자 A씨는 집주인인 B씨에게 에어컨이 동작하지 않는다고 불평을 했고, 집주인은 친분이 있는 발 넓은 보험 아줌마 C씨에게 에어컨 수리하는 사람을 소개해달라고 부탁을 했다. C씨는 에어컨 수리하는 D씨에게 무엇이 문제인지 점검할 것을 의뢰했다. D씨가 가서 보니 컨트롤러라고 불리는 전기회로 기판이 고장이 난 것으로 판단을 해서 C씨에게 이것을 교체해야 하며 $350 ~ $400 정도의 수리비가 든다고 알려주었다. C씨는 D씨에게 이것저것을 물었다. 에어컨 전체를 교체하면 얼마인지($3,500), 미국회사에 맡기면 얼마인지($5,000), 소개비는 받을 수 있는지 등등. 며칠 후, D씨는 C씨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 집주인에게.. 더보기
LA 에서의 1년 - 두번째 이야기 (2010년 9월) 지난 6월 초부터 8월 31일까지 3개월간 일을 배운다고 대학 후배를 따라다녔다. 호텔의 주방이나 음식점에 있는 냉장고 냉동고, 가정집의 에어컨, 대형 Mall에 입점한 상점의 에어컨, 혹은 구조 변경 공사현장까지……. 난생 처음으로 해본 소위 ‘노가다’라 불리우는 일의 ‘시다바리’였다. 공구와 자재들을 옮기고, 나사를 풀고, 계측기를 걸고, 일하는 동안 붙잡고 있고, 들어 올리고, 눈치 있게 공구를 집어주고, 사다리에 올라 천정 속의 먼지를 뒤집어 써가면서 헬퍼를 했다. 대학 6년 후배인 그 친구는 정말 일을 닥치는 대로 했다. 나 같으면 엄두도 나지 않을 것 같은 험한 일들을……. 아침 7시에 시작해서 어떤 때는 저녁 9시나 10시까지. 내겐 정말 힘든 일이었다. 이곳 캘리포니아는.. 더보기
LA 에서의 1년 - 그 첫번째 이야기 (2010년 9월, 미국을 떠나 귀국을 생각하며 고민할 때 기록한 글입니다. 미주중앙일보 블로그에 썼었는데 의외로 많은 사람에게 관심을 받았었습니다.) 정확하게 1년 2개월이 지났다. 집사람이 외로워하는 곳을 떠나 이곳 LA를 향해 출발한 것이 작년 7월 1일이었으니까. 그리고 하루 15시간의 3일 운전 끝에 July 4th 새벽 1시가쯤 되어 미리 얻어놓은 아파트에 들어섰다. 2008년 12월 말 예상하지 못한 채, 실직을 한 후에도 그리 크게 걱정 하지는 않았었다. 몇몇 아는 사람들이 있어, '형님, 걱정하지 마십시오. 많이 드릴 수는 없어도 일하시도록 하는데는 문제없습니다' 하는 친구도 있었고, 그깟것 눈높이만 낮춘다면 충분히 비빌 곳은 있을 줄 알았다. 그러나 상황은 생각했던 것처럼 녹녹하지 않았.. 더보기
가지고 올 것과 버리고 올 것들 제 경험에 비추어 말씀드리는 것이기 때문에 사람에 따라 다른 의견도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시기 바랍니다. 가급적 절약을 고려한 것이기에 경제적 여유가 있으신 분들은 관계 없는 내용입니다. - 자동차: 1,500 cc 이하로 출고된지 3년 이하라면 가져오는 것이 괜찮을 것 같습니다. 한국의 중고차 가격이 너무 비싸더군요. 필터 같은 소모품은 몇 년치 사오는 것도 좋겠지요. 혼다 시빅이나 토요다 코롤라같은 것은 가져오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운반비 $1,500, 관세(감정가의 30%), 수수료 80만원을 고려해도 한국에서 중고차 사는 것보다 낫다고 봅니다. 저는 새차가격이 1150만원하는 2년된 경차를 8백만원에 샀는데 억울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 전자제품: 2008년 이후에 생산된 삼성이나 .. 더보기
거소증에 대하여 정확한 공식명칭은 '외국국적동포 국내거소 신고증'이라는 긴 이름이지만, 줄여서 '거소증'이라고 부르겠습니다. 미국 시민권을 비롯한 외국 시민권을 취득하여도, 이민생활을 하면서 보통 한국국적 상실 신고를 일부러 하지는 않기에. 외국 시민권을 취득한 분들 중에는 한국국적이 있다고 믿는 분들이 계십니다. 하지만 현행 한국법으로는 이중국적을 인정하지 않기에 법적으로은 외국국적을 취득한 그날부터 한국국적은 상실하는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한국여권이 살아있다고 해도 시민권을 받을 때 영주권을 반납하기 때문에 비행기를 타기 위해서는 한국여권을 사용할 수가 없습니다. 미국여권으로 한국에 들어오면 체류기간에 제한을 받게 됩니다. 체류기간에 제한을 받지 않기 위해서는 F-4 (재외동포 체류비자)를 주재국 한국대사관에서 받..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