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은퇴이야기/제주의 삶

제주 올레 21코스와 사라봉 풍경 (2013년 4월 6일에 작성한 글) 지난 목요일에 아톰님과 걸었던 올레길 21코스와 어제 집사람과 걸었던 사라봉 풍광을 소개합니다. 집주변은 쓰레기장을 방불케 할 정도로 지저분해서 기분좋게 걸을 수가 없지만, 깨끗한 곳을 걸을 때는 상쾌하게 걸을 수 있어 마음마저 깨끗해집니다. 어릴 때 보았던 '넝마'들이 등에 지었던 바구니라도 만들어 집주변 쓰레기나 주우러 다녀야겠다는 생각도 가끔 듭니다. ㅎㅎㅎ ▼ 21코스의 시작점인 제주시 구좌읍 세화리 해녀 박물관 앞. 작년에 20코스와 21코스를 개통하므로서 제주섬 해변을 잇는 21개 코스가 완성되었다. 21개 코스 외에도, 부속섬과 내륙 쪽에 마련된 1-1, 7-1, 10-1, 14-1, 18-1 등 5개 코스가 더 있다. ▼ 제주 해녀 박물관 전경. 입장료.. 더보기
홀로 걷는 올레길 (2013년 4월 3일에 쓴 글) 모처럼 올레길을 걷기 위해 혼자 집을 나섰다. 학원차를 관둔 지도 한 달이 되었지만, 그것도 일이라고 몸을 움직이는 것이 꽤나 귀찮아져서 그동안 올레를 걸어본 일이 없었다. 그나마 주노아톰 님 덕분에 지난달 5코스를 걸은 것이 다였다. 4월 1일 월요일은 주노아톰 님도 자원봉사일로 시간이 없다. 작년에 마지막으로 개통한 20코스와 21코스 중에서 20코스를 택했다. 제주의 동북 해안 마을인 김녕에서 세화까지 16.5 킬로(약 10마일) 코스다. 해가 적당히 구름 사이로 들락날락거리는 좋은 날씨였지만, 마주 불어오는 바람이 심해 걷기에 그리 좋지만은 않았다. ▼ 19코스의 종착지이자 20코스의 출발점인 김녕 서포구의 한적한 모습 ▼ 제주에는 이런 정자가 흔하다. 왜 이런 .. 더보기
최선생 집들이 (2013년 2월 20일에 작성한 글) 지난 일요일 저녁에는 최선생 집들이에 초대 받아서 갔다. 마음 고생을 많이 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바가 있었지만, 결과는 괜찮았는지 제주에서 알게 된 몇몇 분들을 초대한 것이었다. (최선생 이야기 참조. 6/11/2012, 1/3/2013, 1/4/2013) 몇 년 전 조성된 택지에는 다세대 주택이 빼곡히 들어서 있었다. 새로 조성된 곳이라 집들은 거의 새집이었고, 길도 바둑판 모양으로 반듯하게 보기 좋았다. 어린이 놀이터 바로 옆에 3층으로 - 1층은 주차장으로 원룸 하나만 있으니 실제로는 4층 - 각 층 마다 3 베드룸 2베쓰룸 홈이 2개씩 들어서 있으니 총 7가구(1층 포함) 주택이었다. 꼭데기 층인 3층은 넓은 다락(밖에서 보면 5층)이 있어서 패밀리 룸이나 .. 더보기
설 단상 (2013년 2월 11일) 어려서부터 늘 구정을 샜다. 서울에서 살기도 했고 당시 대통령은 1월 1일을 설이라 하고, 구정은 인정하지도 않았기에 놀지도 않는 날이었지만, 구정이 되어야 만두를 만들고 녹두지짐을 부치는 등 음식을 준비하는 분위기 탓에 설은 역시 신정보다는 구정이었다. 설이라고 해서 시골에 가본 적이 없으니 시골의 설풍경을 알지 못했으나, 제주에 살게 되면서 벌써 세 번째 시골의 설풍경을 보고 있다. ▼ 마을에 걸린 플랑카드. 설을 맞아 고향을 찾은 사람들을 환영하고, 마을 사람들이 신년하례를 한다는 안내가 적혀있다. 설날이었던 어제 동서댁에 가는 길에 보니, 마을회관마다 수십대의 차들이 주차되어 있었다. 아마도 고향을 찾은 사람들이 이처럼 신년하례를 하는 것이리라. ▼ 지난 추석에 같은 장.. 더보기
제주의 밀감 (2012년 12월 27일에 쓴 글) 제주의 밀감시즌은 11월부터 시작한다. 일부 조생종은 10월에도 나오지만, 노지귤(비닐 하우스가 아닌 일반적인 밀감밭에서 수확하는 귤)이 쏟아지기 시작하는 것은 11월부터다. 어렸을 때만 해도 밀감은 귀한 과일이었다.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에는 제주에서 귤나무 두 그루만 있으면 자식을 대학공부 시킬 수 있던 시절도 있었다고 한다. 그만큼 가격이 비쌌다는 이야기겠지만, 지금은 사정이 많이 달라졌다. 그야말로 흔하디 흔한 게 요즘 제주에서의 밀감이다. 개도 귤을 먹을 정도다. (한국살기>'선과장의 개는 귤을 먹는다' 참조, 2011. 3. 2) 20Kg(44 파운드)짜리 콘테이너를 만원주고 사 먹는다. 서귀포 밀감밭에서는 더 싸게 살 수도 있다지만, 우리가 사먹는 곳은 작.. 더보기
제주사랑 (2012년 12월 26일에 쓴 글) 당사자 요청에 의해 삭제됨 더보기
눈의 추억(雪追) (2012년 12월 6일에 쓴 글) 제주에도 금년에 처음 보는 눈이 내렸다. 어제 뉴스에는 서울에 내린 눈이 주요뉴스이었지만, 제주에는 썬그라스가 필요할 정도로 날이 좋았다가, 오후 늦게 비가 오고 바람만 몹시 불었었다. 오늘 새벽 운동을 하려고 집밖으로 나서자 밤새 내린 눈이 하얗게 흔적을 보였다. 아스팔트 위에는 이미 다 녹았지만, 풀섶 위나 밭에는 새벽의 어둠 속에서 하얀 존재를 드러내었다. ▼ 2년 전, 제주에서 처음 눈이 내렸을 때 찍었던 고즈넉한 산사의 모습. 이 카페에 처음 올렸던 글(귀국해서 한 달)에 실렸던 사진을 다시 가져왔다. 지금은 이런 산사의 모습도 더 이상 볼 수가 없게 되었다. 새 건물이 들어서서 시야를 가리기 때문이다. 이민생활에서 처음 만났던 눈이 생각난다. 아침에 일어나 .. 더보기
자동차 검사 (2012년 11월 29일에 쓴 글) 자동차 정기검사를 받았다. 2년 된 중고차를 2년 전에 샀으니, 4년이 된 셈이다. 새차는 4년 만에 처음 검사를 받고, 그 후부터는 2년 마다 검사를 받는 것이 이곳의 규정인 것으로 보인다. 며칠 전 인터넷으로 예약을 한 것이 오늘 11월 29일 아침 9시였다. 기다림을 피하고자 아침 첫 시간을 선택한 것이다. 뉴저지와 똑같이 검사를 대행하는 정비공장에서 받으면 편하긴 하지만, 수수료가 비싸다. 뉴저지에서는 주 정부 검사소를 이용하면 무료이나, 이곳에서는 약간의 수수료를 받는다는 것이 다르다. 내 경우는 경차라 ₩15,000인데, 인터넷으로 예약하면 ₩1,200을 할인해 준다. 그래도 검사를 받으러 가는데, 차가 너무 지저분해서 차 안의 쓰레기를 치우고 약간 정리과.. 더보기
자동차 사고 (2012년 11월 16일에 작성한 글) 드디어 사고가 나고 말았다. 엊저녁 마지막 아이를 내려주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저녁 7시가 약간 넘은 시간, 캄캄한 길이었지만 왕복 4차선의 도로였다. 1차선에는 천천히 가는 빨간색 마티즈가 있었고, 나는 2차선으로 주행하고 있었다. 빨간색 차의 오른쪽에서 막 지나치려는 순간, 갑자기 빨간색 차가 우회전을 하려는 듯, 바로 앞에서 방향표시 신호도 없이 우회전을 했다. 급히 브레이크를 밟았고, ABS가 작동하는 듯한 진동을 서너번 느끼고 차는 섰지만, 이미 빨간색 차의 조수석 문과 내 차의 왼쪽 모서리 부분이 닿아버렸다. 1983년 플로리다에서 면허를 딴 후, 약 30년을 운전했지만 사고는 거의 없었다. 1988년 강원도 불영계곡을 한밤중에 지나다 길을 헛보.. 더보기
가을의 방문객 (2012년 11월 12일에 작성한 글) 9월 초에 지나간 마지막 태풍이 유난히 무덥고 짜증나는 여름을 가져가 버린 후, 전형적인 가을 날씨가 계속되면서 방문객들이 연이어 찾아왔다. 가장 먼저 찾아오신 분은 LA에서 지난 8월 초에 스스로 은퇴하시고 제주에 오신 Juneauatom(이하 '아톰'님)이다. 제주에 살고 있는 우리들 보다도, 훨씬 더 제주를 사랑하시고 제주에 연민과 애착을 갖고 계신 것이 무척 인상적인 분이었다. 아톰님 부부와 저녁을 같이 했고, 추석 당일에는 기억에 남는 한라산 등반을 했다. 도치형님을 방문해서 시간을 보내기도 했고, 제주에 사는 사람보다 제주를 더 많이 아는 아톰님 덕분에 우동이 맛있다고 소문난 포도 호텔에서 멋진 풍광과 함께 우동을 먹어보는 호사를 누리기도 했다. 옛날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