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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자의 시선이 머무는 곳/역이민(역거주)에 꼭 필요한 정보모음

지난 1년 생활비 분석

(2013년 1월 2일에 쓴 글)

 

- 미스터 장, 미국에서 아는 사람들이 자꾸 물어봐요! 정말 백만원 갖고 살 수 있다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는 거야. 신문에 그렇게 기사가 나니까, 사람들이 정말인지 궁금한가 봐요. 하긴 우리만 해도 그래, 백만원 갖고 도대체 어떻게 살 수 있어! 우리는 2백만 원도 훨씬 더 드는데!

 

얼마전 도치형님 댁에서 모임이 있었을 때, 형수님이 하신 이야기입니다.

 

부에나 팍에서 살 때, 제주에 사는 동서가 방문했었는데, 그때 그 분은 분명 그렇게 이야기했었고, 또 내가 제주로의 귀국을 결심하게 된 원인 중의 하나이었던 2010년 8월 2일에 방송한 KBS 인간극장 '날마다 소풍' - 적게 벌어 행복하게 사는 법 - 을 보면 충분히 가능할 것도 같았습니다. 물론 나와 집사람은 그들 젊은 부부와는 다르기 때문에 그들처럼 살 수는 없지만.

(혹시 이 프로를 못 보신 분들 중에서 보실 분은 유튜브 동영상 http://www.youtube.com/watch?v=t_jM6b6-X1g 을 보시기 바랍니다. 요약된 설명은 http://fendee.egloos.com/10842805 에 있습니다.)

 

어제 지난 2012년 1년 동안의 지출을 분석해 보았습니다. (쪽 팔리기를 싫어하는 집사람은 절대 공개하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했습니다. 부부싸움이 발생하지 않도록 비밀유지를 부탁드립니다. ㅎㅎㅎ)

 

(단위: 천원)

분류

월평균

항목

월평균

은행

카드사용

 

 

생활비

 

 

6,773

 

 

564

식품비

3,004

250

204

2,800

외식

787

66

 

787

쇼핑

932

78

51

881

현금인출

2,050

171

2,050

 

 

 

 

각종

공과금

 

 

 

2,922

 

 

 

244

전기

714

60

714

 

가스

406

34

406

 

통신

1,251

104

1,251

 

세금

121

10

121

 

보험

430

36

430

 

차량

1,602

134

연료

778

65

 

778

보험, 수리

824

69

414

410

의료비

2,630

220

의료보험

1,067

89

1,067

 

의료비

1,563

130

 

1,563

기타

627

52

 

627

52

227

400

 

14,554

1,213

 

14,554

1,213

6,935

7,619

 

제가 작년에 이어 이것을 공개하는 이유는 역이민을 계획하시는 분들이 재정적 계획을 세우는데 실제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서 입니다. 또 카페와 제 취지를 지지해주신 많은 분들에 대한 보답이라고 생각하셔도 되겠습니다. 확실한 것은 이곳에 살아본 사람이 만든 실제 데이타라는데 의미가 있을 것입니다. 물론 은퇴계획을 충분히 하신 분들은 볼 가치가 없겠지만, 저 처럼 빠듯한 은퇴자금으로 주저하거나 망설이고 계시는 분들은 구체적인 계획수립에 다소나마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2011년 12월 22일에 작성한 '역이민 한국생활 1년'과 큰 그림에서는 별 차이를 보이진 않습니다만, 보다 자세하게 항목별 분석을 했습니다. 자, 그러면 항목별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은행계좌의 입출금 데이타와 신용카드 지출 명세서 1년치를 가지고 작성했습니다. 맨 위칸 오른쪽의 '은행'과 '카드사용'은 출처를 밝힌 것입니다. 식품비는 '이마트'나 '농협 하나로' 등 마트에서 지출한 것을 의미합니다. 물론 마트에서 식품이 아닌 것을 구입했을 수도 있지만, 그런 것은 무시했습니다. 은행에서 나간 식품비는 홈쇼핑이나 인터넷으로 구입한 김치나 식음료입니다. 외식비는 설명이 필요없을 것이고, 쇼핑은 생활 필수품 구입으로 보시면 됩니다. 즉 집사람 취미생활인 살림 구입비이겠지요. 현금인출은 지갑에 넣고 다닐 현찰입니다. 오일장이나 재래시장 또는 소액결재는 현금을 쓸 수 밖에 없으니 당연합니다.

 

이것들을 생활비란 항목으로 집계했습니다. 월평균 ₩564,000이 들어갔네요.

 

다음은 공과금입니다. 전기, 가스, 통신비, 세금, 보험을 집계했습니다. 전기는 요금이 이미 올랐고, 또 오른다고 하니까 1년 전에 비해 지출이 약간 늘었습니다. 가스는 난방까지를 포함해야 하는데, 저희는 거의 난방을 하지 않고 삽니다. 제대로 난방하기 위해서는 50만원 이상 비용이 들고, 웬만큼 난방하면 하나 마나이기 때문이지요. 또 이곳 제주는 영하로는 좀처럼 내려가지 않기 때문에, 전기장판과 전기요로도 견딜만 합니다.

 

통신비에는 TV 케이블, 인터넷, 전화, 셀폰 2개(제가 쓰는 스마트폰 포함)에 들어가는 비용이고, 세금은 재산세, 주민세인데 정말 저렴합니다. 보험은 화재보험입니다. 각종 공과금은 월 평균은 ₩244,000 이었습니다.

 

모닝이라는 경차에 들어간 비용은 설명이 필요없을 것 같습니다. 작년에는 학원차 운전을 하느라고 거의 돌아다니지 않았으니 개스비는 정말 적게 들어갔습니다. 보험도 싼 편입니다. 자차옵션을 들지 않았더니 1년에 40만원에 불과합니다. 타이어를 교체했는데 이게 40만원 넘게 들었습니다.

 

의료비는 점점 지출이 늘어날 겁니다만, 작년에는 월 평균 ₩220,000을 지출했습니다. 제가 급성장염에 걸리는 바람에 새벽에 응급실을 한 번 갔었고, 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MRI 촬영을 했었습니다. (은퇴생활 > 이상증세 2012. 6.12 참조) 집사람이 갱년기 증상으로 병원을 몇 번 찾았지만, 미국에 비하면 정말 쌉니다.

 

기타 항목은 한국에서는 피할 수 없는 부조금과 미국에서 아이나 친지들이 왔을 때 제주에 왔다가는 항공티켓 등을 구입한 비용입니다.

 

여기에 포함되지 않은 지출이 있을 수는 있습니다. 예들 들어, 집사람이 누구에게 현금을 받아서 썼다든가 하는 것은 제가 알 수 없습니다만, 무시해도 될 것으로 봅니다.

 

월 평균지출이 ₩1,200,000 정도이니 백만 원으로 살 수 있다는 것은 거짓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습니다. 그것은 이 글을 보시는 분의 판단에 맡기겠습니다. 확실한 것은 부에나 팍 맥콤버 크릭 아파트에 살 때, 월 렌트비 $1,350에도 못 미치는 비용으로 한달 생활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지금은 그나마도 많이 올랐다고 들었습니다.)

 

작년 손익계산은 은행이자수입과 제 노동(?)을 통해 번 6백만원을 합치니 이븐 비슷하게 되었습니다, ㅎㅎㅎ. 충분한 은퇴준비를 하지 못한 채 은퇴를 했으니, 60세가 될 때까지 2~3년은 아무래도 소비에 위축이 되긴 할 것 같습니다.

 

더 여유있게 살 수도 있습니다만, 크게 불편하지는 않으니 일부러 그럴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금년에는 여행도 다니고 싶으니까 그렇게 되면 지출은 늘겠지만, 그것은 엔터테인먼트니까 별도로 생각합니다. 학원운전도 그만 둘 생각으로 사람을 구하라고 이미 이야기 해놓았습니다. 힘들어서 관둔다기 보다는 단순반복적인 일이라 너무 지루하기 때문입니다. 그것보다는 도서관에 다니면서 보고싶은 책도 더 읽고, 저의 목표인 '세상과 인생의 이치'를 공부하는데 시간을 투자하고 싶어서 입니다. 그렇게 되면 보다 정확하고 심도있는 글도 쓸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마누라의 지엄한 분부(?)와 쪽팔림(?)에도 불구하고, 여러 시간을 소비해서 나름대로 분석해 본 생활비 명세서가 다소나마 도움이 되기 바랍니다. 또 피 한방울 안날 정도로 알뜰하게 살림을 꾸리는 집사람에게도 감사를 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