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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다 나은 세상을 위하여

진실 바라보기 (1)

(2012년 5월 10일)

 

'부친 살해' 40대 아들 기소

보석금 102만달러 책정

 

<속보> 70대 아버지를 망치로 때려 숨지게 한 장준혁씨가 살인혐의로 기소됐다샌퍼낸도 지방법원은 20일 살인혐의로 기소된 장씨에게 102만 달러의 보석금을 책정했다장씨의 첫 재판은 다음 달 11일로 예정됐다. 장씨는 유죄가 인정될 경우 종신형에 처해질 수 있다장씨는 지난 18일 정오쯤 부모가 거주하는 채츠워스 집에서 부친 장선칠(78)씨를 망치로 때려 숨지게 했다.

 

얼마 전에 미주중앙일보에 기사다. 아주 객관적인 사실만을 단순하게 기술하고 있다.

기사를 읽는 사람에게 떠오르는 생각은 대체로 다음과 같은 가지일 것이나 차이는 상당하다.

 

- 이런 X자식이 있나? 아니 아버지를 살해하다니. 말세다, 말세.

 

아니면

 

- 오죽했으면 저를 낳아서 길러준 아버지를 죽였을까? 세상살이가 힘들어지니 일이 생기네.

 

기사를 쓰는 사람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쓰느냐에 따라 읽는 사람들의 판단은 판이하게 달라지게 된다. 기사를 쓰는 기자가 읽는 독자의 판단을 좌지우지하고, 다른 말로 하면 사회기자는 사회부장의 지시를 받아쓰고, 사회부장은 편집장의 지시에 따라, 편집장은 신문사주가 결정하니 최종적으로는 신문사주가 어떤 사람이냐에 따라 여론의 방향이 바뀌게 된다는 뜻이다.

 

한국에 처음 정착했을 때는 TV 보는 재미에 한동안 빠져있었다. 특히 시사프로그램과 다큐멘터리는 정말 만했다. 한국은 물질적으로만 발전을  것이 아니고, 방송매체나 문화까지도 선진국에 들어섰다고 자부심을 느끼게 해주었다. WWW 같은 시사프로그램은 전세계의 오지에서 벌어지는 비인간적이고 비민주적인 행태를 취재하여 고발하기도 하고, 가난하지만 아름답게 사는 인류의 모습을 훈훈하게 전해주기도 했다. 뉴스후, PD수첩, 추적 60 등과 같은 시사프로그램은 가진 자나 권력의 횡포를 수준 높게 폭로하여 민초들의 답답한 가슴을 풀어주었다.

 

6~70년대 Beatles, Deep Purple, QueenBee Gees, Abba와 같은 해외 팝송에 열광했던 우리 세대가 아니었던가

클리프 리처드가 내한공연을 했을 때, 누님되시는 당시 여대생들이 눈물을 흘리고 브래지어 같은 속옷을 던져 우리를 쪽 팔리게 하지 않았던가!

보난자, 도망자, 형사 콜롬보 같은 외화를 보려고 초저녁부터 얼마나 기다렸던가!

미제는 ''도 좋다고, 국산은 저질이고 일제나 미제는 무조건 좋다고 생각하지 않았나!

신성일은 저질, 존 웨인은 훌륭한 배우고 남진, 나훈아는 저질, 탐 존스와 프랭크 시내트라는 대단한 가수라고 생각하지 않았던가!

 

한국의 아이돌 가수의 공연을 보며 노랑머리의 여자애들이 눈물을 흘리고 열광을 할 줄 상상이나 했었던가!

중동에서는 주몽이나 대장금 같은 한국 드라마를 방영하는 날에는 그걸 보기 위해 거리가 한산해진다고 하는 사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

 

돌이켜보면, 나는 참 바보같이 아무 것도 모르고 살았다. 무엇이 진실인지 모르고 착각 속에서 살았던 것이다. 그냥 회사에나 다니고 주는 월급에 맞춰 소비하면서, 정치 경제 문화 같은 외적인 것에는 관심도 없었다. 아니 그럴 시간도 여유도 없었다는 표현이 맞을지도 모르겠다. 학교 다닐 적에 DJ가 쓴 '행동하는 양심으로'라는 책을 읽으면서 뜨거운 눈물을 흘렸던 적도 있었지만, 사회생활을 하고 난 후에는 다 남의 이야기였다.

 

70년대는 신문이나 방송이나 박정희 찬양일색이었고, 그의 업적이 보이는 곳마다, 들리는 곳마다 모든 곳에 있었다. 80년대는 9 시보와 함께 전두환의 사진이 TV 화면에 보였고, 모든 신문 1면에는 그의 어록을 전했다

 

어리석기 만한 나는 사는 바쁘다는 핑계로 신문이나 방송에서 전하는 그냥 그대로 그런가 보다 하고 믿고 살았다. 회사업무에 치이고, 부모봉양에 자식들 먹여 살리는 일상생활에 바빴, 가끔 친구나 동료들과 어울려 대폿집에서 안주 삼아 떠드는 다였다.

 

언제나 젊을 알았다. 가까운 글씨가 보이는 날이 온다는 실감을 못했고, 금방 자동차 키가 어디에 두었는지 기억이 줄도 몰랐다. 생각 없는 바보처럼 현재 누리는 모든 것들이 사라진다는 잊고 지냈다. 세상의 모든 변화에 둔감했다. 그냥 남들처럼 사는 데에, 눈에 사는 보이는 다른 사람들 쫓아가기에 바쁘기만 했다. 그곳에 뭐가 있는지도 모르는 .

 

이제 주위의 모든 것이 변했다. 봉양해야 부모님은  세상에  계시고, 부양해야 했던 아이들도 30 전의 나처럼 밥벌이는 하고 살면서 부모의 간섭을 싫어하는 나이가 되었다. 신세 갚을 동료도 이상 없고, 친구들도 멀어져 연락조차 뜸하. 노안이 왔고, 기억력은 수록 떨어지지만, 대신 경험이 많아졌고 깊이 사고할 줄도 알게 되었다. 사는 보이던 남들도 그저 그런 인생임을 알게 되었고, 쫓아다니지도 않게 되었다

 

이렇게 변한 세상에서 하나만 변하지 않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아니, 세상의 변화에 맞춰 생각이 변해야 한다. '소녀시대', '원더 걸스', '샤이니' 등을 모르고 비틀즈만 고집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 요즘 노래가 노래야? 비슷비슷하게 생긴 아이들이 떼로 나와 춤이나 추는 그게 가수냐고? 나게는 비틀즈 같은 옛날 노래가 진짜 노래지!

 

시대착오적이다. 이런 분들이 있다면 시대로 돌아가서 살아야 한다. 이런 생각에 집착한다면 진실을 제대로 바라볼 수가 없다.

 

정보화 시대가 되면서, 컴퓨터와 셀폰은 필수인 시대가 되었다. 대가족 제도가 필요했던 농경사회가 이상 아니다. 유교사상이 강요했던 제사와 조상 모시기, 어른 공경하기, 부모에게 효도하기 등은 이상 존재하지 않는 시대가 되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세상은 진화하는데 사람의 생각은 진화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 시대가 피할 없는 갈등이다.

 

이제야 자신을 위해 시간도 많아졌고, 진정으로 하고 싶었던 일을 즐기면서 있게도 되었다.

 

, 진실을 제대로 바라보고 동안 얼마나 거짓에 현혹되어 살았는지 세상을 알아가는 재미에 빠지는 것도 이제야 있는 일이 되었다.

 

<후기>

시간은 은퇴자의 특권입니다.

평생 관심이 없던 시사문제게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2008 금융위기로 인한 구조조정으로 레이오프 되면서부터입니다. 비겁하게도, 자신의 인생이 연관이 되니까 관심을 갖게 된 것이지요. ㅎㅎㅎ

글도 읽고 뉴스도 보면서 새로운 사실을 알아가는 재미에 빠져 지내면서 많은 생각을 하곤 했습니다.

 

' 바보같이 살았구나!' 하는 생각입니다.

동안 저는 나름대로 똑똑하게 산다고 착각했었다는 자각이 들었습니다.

 

아이디어는 많은데, 생각을 글로 옮기기가 쉽지는 않습니다

그렇다고 글쓰기에 마냥 시간을 보낼 수도 없고, 그렇게 쓰지 않아도 아량을 갖고 읽어주실 것이라고 믿고 생각을 두서없이 옮겨보았습니다.

글발이 받을 때는 진도가 나가는데, 그렇지 않을 때는 하루 종일 나가지 못합니다. 공감하지 못 하시더라도 글쓰는 성의만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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