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이민자의 시선이 머무는 곳/내가 경험한 이민생활

이민자가 배우는 미국역사 (2)

(2012년 2월 8일)

 

레이거노믹스

'Great America'를 선거구호로 내걸고, James Carter 현직 대통령을 물리치고 당선된 Ronald Reagan 대통령은 공급자 중심 경제학 (Supply-Side Economics)을 지지하는 월스트릿 인사들을 중용하며 작은 정부를 지향하고, 세금삭감과 연방지출의 축소를 추진한다.

 

도시지원, 노인 의료보장제, 저소득층 의료보험, Food Stamp, 저소득층 복지 보조금, 학교급식에 대한 예산을 삭감하여 연방지출을 축소하고, 부유층과 기업의 소득세를 감면하여 Trickle-Down Effect(낙수효과: 그릇에 물이 차고 넘치면 그 물로 바닥을 적신다는 효과)로 인한 세수증대를 기대하지만, 재정적자만 크게 키우고 말았다.

 

지금의 천문학적 재정적자의 출발로 레이건 행정부를 가리키는 것이 일반적인 추세지만, 신자유주의로 대변되는 보수 일변도의 재임 8년은 미국의 모습을 크게 바꾸어 놓았다.

 

  • 국가부채: 9,070억 달러 (1980) -> 3조 달러 (1990)
  • 재정적자: 1985년 2,112억 불, 1986년 2,210억 불
  • 사회: 부익부, 빈익빈 양극화 심화, 마약사용 확산, 범죄율 증가
  • 세계: 테러리즘 대두
  • 보수적 성향의 대법관 임명으로 민권후퇴, 낙태금지

 

  • 하위 20% 소득: 13% 감소
  • 상위 20% 소득: 27% 증가
  • 최상위 1% 소득: 100% 증가

 

  • 1989년 상위 1%인 834,000 가구의 총소득:  5조 7천억 달러인데 비해, 나머지 하위 90% 가구의 총소득: 4조 8천억 달러

 

  • 이란 - 콘트라 사건 발생: 미국 지배층 부도덕의 극치를 보여줌

 

레이거노믹스는 당시에는 인플레이션 억제와 실업율 감소라는 긍정적 효과로 대중적인 인기가 컸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긍정적인 효과는 부정적인 결과에 가려 그 빛을 잃어가고 있다.


대압착 시대 (Great Compression Age)

 

2008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프린트턴 대학의 경제학 교수인 Paul Krugman이 사용한 용어로 1929년 대공황을 빗대어 만든 신조어로 그의 저서 'The Conscience of a Liberal'에 인용했다.

그는 1929년 대공황으로 몰락한 미국경제가 회생한 계기를 세금을 통한 재분배 정책에 기인한다고 보았다.

 

부자들에게는 고통스러웠지만, 노동자에게는 황금기였던 이 시기에 미국 경제는 1970년대 중반기, 즉 외부요인인 두 차례의 오일쇼크로 경제가 심각한 타격을 입기 전까지 장기간 번영과 호황을 누리게 된다.

 

  • 이 시기에 이루어진 소득세 상한선을 보면, 대공황 발생시에 24%이었던 소득세 상한선은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 첫 임기시에 63%, 두번째 임기시에 73%로 오르고, 1950년대 중반에는 91%까지 치솟았다.
  • 법인세 역시 14%(1929)에서 45%(1955)로 오른다.

 

  • 레이건 행정부 시절의 감세 정책으로 대폭 삭감된다. 소득세 상한선은 70%에서 28%로, 법인세율은 48%에서 34%로 인하된다.
  • 아버지 부시는 다수당이었던 민주당의 반대로 감세정책을 밀어부치지 못하지만, 의회의 증세 결의안에 거부권으로 대항한다.
  • 아들 부시는 2001년 취임하자마자 공화당이 지배하는 의회를 등에 업고 1조 3,500억 달러의 감세안을 통과시킨다.

래퍼 곡선 (Laffer Curve)

 

신자유주의(극보수주의에 대한 이미지 희석을 위해, 자유주의로 대변되는 진보주의에 대항하는 말) 주창자들이 내세우는 감세정책의 이론적 토대는 감세가 세수증대에 기여한다는 래퍼곡선이다.

 

1974년 어느날 오후, 미국의 경제학자 Arthur Laffer가 D.C의 한 음식점에서 몇 몇의 정치인(Dick Cheney, Donal Rumsfeld 포함. 위키피디아 참조)들과 함께 당시 대통령이었던 Gerald Ford의 증세정책에 대해 이야기 하던 중에, 페이퍼 내프킨에 그렸다고 전해지는 것으로서 나중에 딕 체니나 럼스펠드 같은 Neo-Con들에 의해 채택되어 감세정책의 이론적 토대가 되었다.

 

  • 세율이 0% 이라면 조세수입도 없다. 하지만 세율이 100%라면 아무도 일하지 않으려 할 것이므로 거둘 것이 없어져 조세수입도 역시 제로다.
  • 왼쪽의 도표에서는 세율 t*에서 최대의 조세수입이 생긴다.
  • 즉 현재의 세율이 t*의 왼쪽에 있다면 세율을 올려야 하고, 오른쪽에 있다면 내려야 하는데, 레이건이나 부시 행정부에서는 오른쪽에 있다고 보고, 감세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했다.
  • 그러나 현재의 천문학적 재정적자는 래퍼곡선은 핑계일뿐, 그들의 목적은 1% 부자들을 위한 것이었다.

 

 

 

 

 

 

 

 

 

 

 

 

 

 

래퍼가 식당에서 그렸던 네프킨을 회수하지 않았다고 하는데, 그날 식당 종업원이 만약 그걸 보관하고 있다면 수백만불에 거래가 될 수도 있는 역사적 상징물이 될 것이다.

 

선벨트(Sunbelt) 출신 대통령들

 

미국의 남부는 겨울에도 비교적 따듯한 지역으로 Sunbelt 라고 불리운다.

캘리포니아, 네바다, 아리조나, 뉴멕시코, 텍사스, 루이지애나, 조지아와 플로리다가 그곳이지만, 알칸사스, 미시시피, 알라바마와 사우스 캐롤라이나 등 인접한 주도 온화한 기후때문에 선벨트에 포함되기도 한다.

 

우연의 일치인지는 모르지만, 존 F 케네디 대통령 이후부터 오바마 대통령 전까지, 즉 1964년부터 2008년까지 무려 44년 동안 모든 대통령은 이 지역 출신이었다. 존슨, 닉슨, 카터, 레이건, 부시, 클린턴, 부시 대통령까지 텍사스, 캘리포니아, 조지아, 알칸사스 등 선벨트 출신의 정치인들 차지였다.

 

100년 전에 벌어진 남북전쟁(1861 ~ 1865)에서 패한 남부출신들이 100년 후의 미국을 40년이 넘도록 지배했다는 것은 재밌는 아이러니다.

 

투표에서 이기고 선거에서 진 Al Gore

 

2000년의 대선에서 엘 고어는 전체 유효표의 48.38%인 5,100만표를 획득한 반면, 부시는 47.87%인 5,046만표를 획득했으나 선거인단 수에서 271:266으로 5명이 모자라 패하고 말았다.

 

그 원인은 플로리다에 있었다. 단 1,210표의 차이로 25명의 선거인단이 공화당 차지가 된 것이다.

그러나 투표후, 팜비치 등 3개 선거구에서 투표용지와 검표기에 문제가 발견되어 재검표를 소송이 제기되었는데, 주 법원에서는 재검표가 승인되었으나, 부시측 재검표 중단요청이 연방대법원에서 5:4의 판결로 받아들여졌고, 이에 고어는 깨끗하게 승복하고 만다.

 

레이건과 부시에 의해 임명된 다수의 보수성향의 판사들이 주도한 비민주적 판결이었지만, 종신제인 연방대법원 판사들에게 헌법이 부여한 권한이었으니 다른 도리가 없었다.

 

만약, 재검표가 이루어져 앨 고어의 당선이 확정되었다면, 지금쯤 미국의 운명은 어떻게 바뀌었을까 상상해본다.

 

911이 과연 발생했을까?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서 전쟁이 발생했을까?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인한 금융위기가 일어났을까?

 

<후기>

역사에 관한 책을 읽고, 공부하면서 재밌는 사실들을 많이 접합니다.

세계에서 가장 발달한 민주주의 제도를 유지하고 있다는 미국에서조차 여성에게 참정권이 허용된 것은 100년도 안 된 1920년의 일이었습니다. 그만큼 일천하다는 뜻입니다.

 

2030년이 되면 중국의 경제가 미국을 추월한다고도 합니다.

2050년이 되면 인구 4억에 백인은 50% 이하로 낮아진다고 합니다.

그러나, 전체 인구의 2% 정도인 농민이 전국민을 먹여살리고도 남는 나라인 미국의 미래는 어떤 정치인을 선택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외부에 아무런 걱정도 없는 평화로운 시기가 계속되면 반드시 근심이 생긴다. 적국이나 외환이 없으면 도리어 나라가 망한다.' 진나라 죽림칠현의 한사람인 산도(山濤)의 말입니다.

이제 중국이라는 새로운 강자가 나타났으니 미국도 정신을 차릴 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