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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자의 시선이 머무는 곳

통일은 대박

(이 글은, 개인적인 생각을 옮겼을 뿐입니다. 다른 생각을 가진 분들의 논리적인 여러 의견들도 충분히 존중한다는 것을 미리 말씀드립니다. 댓글이 달려도 댓글에 대한 답글은 달지 않겠습니다.)


오래 전 일이라 그것을 어떻게 해서 보게 되었는지 확실히 기억이 나지는 않는다. 아마 누가 한국방송을 녹화한 비디어 테이프를 빌려주었던 것 같다. 화면에서는 김대중 대통령이 김정일을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었고, 분홍색 한복을 입은 수많은 여인들이 인공기를 흔들며 열렬히 두 정상에게 환호를 보내고 있었다.


내 가슴은 감동으로 떨려왔고, 나도 모르게 눈시울이 뜨거워지며 눈물이 흘렀다. 남한의 대통령이 북한의 정상과 북한의 수도에서 만난 것이었다. 꿈에서도 상상하지 못했던 광경이 눈앞에 펼쳐지고 있었다. '아, 이제 통일이 되겠구나!'라는 생각에 머릿속에는 온갖 상상의 나래가 펼쳐졌다. 이복형님들을 만나게 될까? 만나면 아버지에 대해 어떻게 말해주어야 하나? 아버지의 전부인은 살아계실까? 이북의 선산은 그대로 있을까?


대한민국의 대통령으로서 통일을 염두에 두지 않고 노력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직무유기이다. 어찌보면 그것은 그 어떤 정책보다도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전쟁을 하지않고 평화적인 방법으로 통일을 할 수 있다면 말이다. 비용이나 그 어떤 것이 무서워 통일을 회피한다면 민족에게 크게 죄를 짓는 일이요, 후손에게도 손가락질을 받아 마땅하다.


어떤 식으로든 통일을 위해 노력하지 않은 정부는 없었다.


가장 한심한 방법의 통일정책은 이승만 시절의 자유당 정부다. 그 무능했던 분은 '통일'이라는 단어조차 사용하지 못하게 했다. 북한정권를 대한민국 영토를 불법점거한 괴뢰 도적집단으로 인정한 탓에, '국가 대 국가'의 결합의 통일이라는 말을 사용하면 모조리 '북한 스파이'로 간주했다. 이 얼마나 시대착오적인 발상인가! 미래는커녕 현실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무능한 지도자가 택한 정책이었으니, 같은 민족인 두 나라는 철천지 원수가 될 수 밖에.


박정희 정권에서도 통일에 대한 노력이 있었다. 아니, 있는 척만 했고 실상은 영구집권을 위한 구실을 삼았다. '7·4 공동선언'이 그것이다. 1972년 닉슨 대통령이 중국의 수상과 상하이에서 만나 '한반도 긴장완화'에 대해 합의를 하며 국제적 데탕트 분위기가 조성되었고, 이에 따라 박 대통령은 중앙정보부장 이후락을 보내 김일성을 만나게 했으며, 그 합의사항을 '7·4 공동선언'이란 내용으로 서울과 평양에서 동시에 발표하였다.


○ 첫째, 통일은 외세에 의존하거나 외세의 간섭을 받음이 없이 자주적으로 해결하여야 한다.

○ 둘째, 통일은 서로 상대방을 반대하는 무력행사에 의거하지 않고 평화적 방법으로 실현해야 한다.

○ 셋째, 사상과 이념, 제도의 차이를 초월하여 우선 하나의 민족으로서 민족적 대단결을 도모하여야 한다.


전국민은 열광했다. 이제야 서로 같은 민족에게 총부리를 겨누는 전쟁이 끝난다고 - 한국전쟁은 종전이 아니라 휴전이므로 - 생각했고, 통일도 멀지 않았다고 기뻐했다.


그러나 이러한 기쁨과 기대는 3개월만에 끝났다. 그 해 10월 박 대통령은 '7·4 공동선언'을 구실로 '유신'을 선포하여 헌법을 이용한 독재와 영구집권을 꾀했고, 북한은 첫 남북간 대화의 물꼬를 튼 분위기 속에 '사회주의 헌법'을 채택하여 '주체사상'을 확립하였다. - 개인적으로 고시공부를 한다고 유신헌법을 엄청 공부한 기억이 있다. 비록 실패한 시도이었지만.


전두환의 군사독재 시절에는 남북간 골만 깊어졌는데, 독재정권의 성격상 남북간 긴장이야말로 그들에게는 '불감청이나 고소원'이었다. 한국군대의 별의 수가 세계의 어느 국가보다 많다고 한다. 심지어는 미국보다도. 오죽하면 그들은 '똥★'이라는 소리를 듣겠는가!


김영삼 대통령 때부터 통일에 대한 진정한 시도가 있었다. 그러나 성사 직전에 김일성이 죽고 말았다. YS는 참 재수없는 대통령이었다. 하긴 '3당합당'이라는 졸렬한 술수를 써서 대통령이 된 탓이었는지는 모르겠다.^^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은 이유야 어찌되었든 북한의 정상을 만나, 진정으로 민족의 염원인 통일을 위해 노력한 대통령임은 부인할 수 없다. 그야말로 대한민국의 대통령으로서 가장 중요한 임무를 성실히 수행했다고 해야 할 것이다. 물론 불법송금과 같은 부정한 방법을 사용한 것은 동의할 수도 없고, 이해할 수도 없지만. 그의 변명대로 '통치수단'이었을 수는 있겠으나, '수단과 방법도 결과만큼 중요하다.'는 개인적 신념 때문에, 나는 찬성할 수가 없다.


그런 점에서 노무현 대통령은 깔끔했다. 그는 수단과 방법까지도 정상적인 절차를 따랐다. 그 결과 임기 말년, 늦은 시기에 이루어졌지만.


MB는 통일이라는 대통령 '최우선 직무'를 철저하게 유기한 최악의 대통령이었다. 전임 두 대통령의 노력을 한순간에 물거품으로 만들고 말았다. 그가 2010년 8·15 경축사에서 '통일세' 운운했길래, 통일에 대한 특단의 정책이 있는 줄 알았다. 일반인이 모르는 무슨 정보가 있었겠지만, 그런 정보가 있었다 하더라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고 단언할만큼 한심한 일이었다.


그가 국가의 미래와 민족의 앞날을 진심으로 생각하는 지도자였다면 그래서는 안 되었다. 자동차 사고로 내 가족이 사망했다고 자동차를 이용하지 않고 살 수는 없다. 금강산 관광에서 사고 있었다고 중단시켜서는 안 되었다. 통일이라는 대명제를 눈꼽만큼이라도 생각했다면.


위기는 '위험한 기회'라고 한다. 현명한 지도자는 위기를 기회로 바꿀 줄 알아야 한다. 그에게는 기회도 있었다. 김정일을 만난 두 대통령의 그의 집권시기에 서거했고 김정일도 죽었다. 관계만 좋게 유지했다면, 김정일이나 MB가 서울과 평양에 여러차례 오고 갈 수도 있었다. 그리고 연평도 포격과 천안함 사태는 없었을 지도 모른다.


눈앞의 이해타산만 따져 국가의 지도자를 선택해서는 안 되는 이유를 MB가 명확히 보여주었다. 특히, 대한민국과 같은 분단국가에서는. 오죽하면 코흘리개 아이들까지도 통일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을까! (제글, '한국의 아이들' 참조.)


대통령이 하기에는 좀 저속한 표현이기는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이 '통일은 대박'이라는 말을 한 덕분에, 갑자기 '통일'이 인구에 회자되고 세간의 화제가 되었다. 좋은 일이다. 표현이 좀 저속하다고 해서 문제될 건 없다. 그런데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고 지난 날에는 국민학교 3학년 음악책에도 실리기도 했었지만, 통일은 단순한 대박을 넘어 우리 민족의 소원이다. 그걸 이제야 알았단 말인가! 지금에서야 '대박'이라고 표현한단 말인가!


그리고 대박이라는 표현만 할 것이 아니라, 김대중·노무현 두 대통령의 통일에 대한 노력에 대해서 한마디라도 언급을 해야 옳지 않을까? 어떻게 그분들의 노력에 대한 한마디 언급도 없이, '통일은 대박'이라는 말을 할 수 있을까? 박근혜 대통령으로서는 두 대통령의 통일의지를 높이 인정하므로써 호남까지 아울러 소통과 통합까지 노릴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놓치고 있는 것이 보여 안타깝다. 국정원에서 만든 댓글 대통령이라서 그런가?


각종 시사프로그램에서는 '통일'이 되면 어떤 '떡고물'이 있는지 분석하는 방송을 연일 내보내고, '이제 만나러 갑니다.' - 유일하게 보는 종편 프로그램으로 3월 16일 방송분 - 에서는, 통일이 되면 우리나라가 세계 10대 산유국이 된다는 등, 엄청난 이야기들을 풀어내고 있다.


철처한 '아부'성 발언이다. 서슬퍼런 전두환 계엄사령관 시절에는 전두환 집안 잔치날에 한낱 비디오 촬영기사 역할을 했던 TV방송국들이 앞다퉈 청와대에 잘보이기에 나서고 있다. 청와대 대변인으로 발탁된 KBS 민경욱 아나운서가 부러웠던 모양이다. 통일의 현실적인 방안을 연구하여 보도하고 국민의 이해를 구하는 것이 바른 태도가 아닐까?


그렇지 않고 통일이 아부나 하고 립서비스나 한다고 될성 싶은 일인가!


독일을 국빈방문하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이 통일 독일의 상징인 브란덴부르크 문앞에서 '우리의 휴전선도 반드시 무너지는 날이 올 것'이라고 했다고 신문은 전한다. 정말 그말이 실현되기를 간절히 소망하며 기도한다. 그러나 그 날은 말로만으로는 오지 않을 것이다. '김정은'을 철부지라고 생각하고 스스로 무너지기를 바라지 않는 한.


그리고 아래와 같이 장난삼아 접근해서도, 염불보다 잿밥에만 마음이 있어서도 안 될 것이다.

 

 

 

<후기>
실상은 이렇습니다.

○ 북한을 반국가단체로 규정한 헌법 3조 영토조항과 북한을 국가승인한 취지의 헌법 4조 통일조항이 아직도 병존하고 있다.

○ 정상회담을 2번이나 했다. 테러집단과는 정상회담이라는 단어 자체를 쓸 수 없다. 정상이란 국가정상이란 뜻이고, 테러집단의 두목은 수괴라고 부르지 정상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 상호간에 정부대표에 대해 국가간의 공식 행사인 군대 사열을 했는데도, 아직도 반국가단체이지 국가가 아니라고 한다. 테러집단, 마피아집단, 반국가단체와 군대사열을 하는 나라는 전 세계에 없다.

○ 유엔은 1948년 대한민국 정부만이 한반도 유일 합법정부라는 유엔총회결의 A/RES/3/195를 하였으나, 1991년 남북한의 유엔 동시가입을 승인하는 유엔안보리결의 702와 유엔총회결의 A/RES/46/1로 한반도 유일 합법정부 결의를 폐기했다.

한 때, 우리 이민자들이 조국의 통일을 위해 기여할 수 있는 것이 없을까 하고 궁리한 적이 있었습니다.

한인 2세들이 아이비 리그 같은 좋은 대학에 많이 다니고 있다라는 것에 생각이 미쳤습니다. 그들을 이용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었지요. 그들에게 북한의 인권상황이나 탈북자의 실태를 주제로 토론을 벌이게 한다면, 전세계에서 유학을 온 학생들이 북한의 실상을 이해하는 계기가 되고, 그들이 각자의 나라로 돌아간 후 지도자가 된다면 도움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 말입니다. ㅎㅎㅎ

제 아이들이 공부를 못해서 좋은 학교에 가지 못해서 생각으로만 그쳤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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