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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자의 시선이 머무는 곳

Inequality for All


'모두를 위한 불평등'이라는 다큐멘터리 영화가 있다. 작년에 만들어진 영화로 나레이터는 'Robert Reich'로 UC 버클리에서 'Wealth & Poverty' 강좌를 맡고 있는 교수다. 그는 클린턴 1기 행정부 시절 노동부 장관(1993 ~ 1997)을 지냈으며, 그 전에는 하버드 대학에서 경제학을 강의했던 경제학자다. 5 피트의 단신인 그는 클린턴과는 46년생 동갑내기이자 친구 사이로 정부 장학금으로 함께 옥스포드에 유학하기 했다.

미국의 소득 불평등은 전세계 64위다. 아프리카의 코트디부아르와 남미의 우루과이 사이에 위치한다. 근처에 있는 나라로 이란, 카레룬, 자메이카, 우간다가 있다.

 

 


미국과 같은 선진국에서 불평등이 작은 나라로는 스웨덴, 노르웨이, 오스트리아, 룩셈부르크, 핀란드, 독일, 벨기에, 덴마크 같은 북유럽 국가들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그는 세 가지 질문을 던진다. '소득과 부의 분배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 '왜?' 그리고 '그게 과연 문제인가?'라고 묻는다.


1978년 전형적인 남자 노동자는 인플레를 고려할 경우 지금 돈으로 평균 $48,302이 연소득이었고 탑 1%는 $393,682를 벌었으나, 2010년에 와서는 $33,751과 $1,101,089로 남자 노동자의 임금은 줄어든 반면 탑 1%의 소득은 세 배 이상 늘었다고 한다. 그리고 2012년에 와서는 미국 최고 부자 400명이 미국 전체 부의 50% 이상을 소유하고 있다.

 


다음 그래프를 보자.

 

 

위 그래프는 최상위 1%의 소득이 전체 23%를 넘었던 해를 표시하고 있는데, 1928년과 2007년이다. 이제 여러분은 눈치챘을 것이다. 1929년의 대공황과 2008년의 Economic Crisis의 바로 전년도이다. 1928년과 2007년의 공통점은 부자들에게 소득이 집중되었고, 부자들은 더 많은 돈을 더 손쉽게 벌기 위해 금융에 눈을 돌렸으며 이로 인해 금융에 거품이 잔뜩 끼게 되었다는 것이다.


두 시기의 공통점은 주택, 금, 투기상품, 공채 등에 과도한 투기와 함께 중산층은 소득의 정체나 감소를 겪게되고, 그로인해 중산층은 기본적인 삶에 필요한 빚을 지게 된다. 소비자 지출이 경제의 70%를 차지하는 미국에서 강한 중산층만이 안정된 경제의 바탕이 된다. 중산층이야말로 소비지출의 중심이 되기 때문이다. 


그러면 중산층은 어떻게 정의 되는가?


경제자문위원회 의장 앨런 크루거에 의하면, 가구당 중간소득의 ±50% 라고 정의한다. 즉 중간소득이 5만 불이라면 2만 5천에서 7만 5천 불 사이의 소득을 가진 가구의 구성원이 중산층이 된다. 수완이 좋은 의사나 변호사 같은 전문직은 30만불 이상 백만불까지, 수익이 좋은 기업을 가진 성공적인 기업가들은 백만불에서 3백만불, 그리고 대기업 CEO, 월스트릿, 탑 클래스의 운동선수와 배우들이 천만 불 이상의 소득을 올린다.


라이시 교수는 말한다. 소득이 몇 백 배가 되더라도 소비가 몇 백 배가 되지는 않는다고. 일 년에 2~3천 만 불을 버는 대기업의 CEO들도 하루에 세 끼를 먹고, 햄버거나 국수도 먹으며 청바지는 서너 개면 충분하다. 따라서 중산층이 강해져야 소비가늘고 경제는 살아난다. 소득이 일부 소수계층에만 집중된다면 소비가 늘 수가 없다.


고소득자들은 자신들이 'Job Creator'라고 주장하며, 경제를 돕고 있다고 말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라고 말한다. 그들이 말하고 있는 'Job Creator'는 자신들이 절대 특권층이라는 것에 불과하며, 실질적인 'Job Creator'는 'Middle Class'라고 주장한다. 중산층이 강해져서 소비가 늘어나면 직업은 저절로 창출되기 때문이다.


그에 의하면 시장은 저절로 작동하지 않는다. 즉 정부가 시장이 작동하도록 규칙과 규제를 만들어야 하는데, 지난 30년 동안 이러한 규칙들이 다수인 중산층을 위하지 않고, 부유한 소수계층을 돕도록 제정되었다는 것이다.

 


 

위 그래프를 보면 경제는 항상 성장해 왔고, 공장 노동자의 시간당 생산성도 따라서 증가해왔다. 그러나 1970년 대에 들어서 노동자의 시간당 임금은 정체한다. 시간이 갈수록 그 차이(Gap)는 점점 커지고, 결국 고용주의 소득이 되어 탑 1%의 소득만 증가한다. 정부의 규제가 어떻게 작동되고 있는지 보여주고 있다. 실제로 이 기간 동안에 노동조합에 대한 탄압이 이루어지고, 고용주들은 레이건 정부의 도움을 받아 노동조합을 와해시킨다. 노동조합이 없는 해외 기업들과의 경쟁에 이겨야 한다는 것이 좋은 구실이 되었다. 세계화(Globalization)와 기술을 앞세웠다.


아이폰을 보자.


▼ 미국인들이 추측하는 나라별 수익. 아이폰 가격이 100달러라면 2불이 한국으로 간다고 믿는다.

▼ 실제는 일반적인 추측과 차이가 많다. 일본으로 가장 많은 돈이 간다.


Globalization의 결과로, 이는 미국 내의 직업과 소득을 줄이는 결과를 가져왔다.


현재 미국내 Cashier의 소득은 연 $20,230, Fast Food Cook $21,280, Taxi Driver $25,120, 유치원 교사 $30,150, 개인요양사 $20,520 수준이다. 이들은 세계화나 기술과 아무 관련이 없는 직업이지만, 일반 노동자와 마찬가지로 소득이 줄었다.


▼ 육류 포장사의 소득은 지난 30년간 크게 줄었다.


▼ 은행원들도 소득이 줄었다.


▼ 소득은 정체되거나 줄었지만, 살아가는데 필요한 주거비용과 의료비나 교육비는 크게 늘어서 소비할 수 있는 '가처분소득'은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다. 바로 이것이 미국경제의 현주소이며 미국이 휘청거리는 이유다.


▼ 제2차 세계대전 이후 30년 동안 미국은 '대 번영의 시대'를 맞는다.


▼ 1,2차 세계대전과 한국전쟁 및 베트남 전쟁에 참여했던 젊은이들이 돌아오면서, 이들이 정부의 혜택을 받아 대학교육을 받는다. 그 결과 고등교육을 받는 인구가 늘어났고, 이는 미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 1950년대에 이미 전체 노동자의 1/3이 유니온에 가입하여 노동자의 권리를 주장하며 사용주와 협상할 수 있게 된다.


▼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 로버트 라이시를 노동부 장관에 임명하고 있다. 키가 클린턴의 가슴 밖에 안 온다.


▼ 대기업 CEO들의 연봉. 


▼ 1980년 대까지만 해도 CEO들의 평균임금은 노동자들의 100배를 넘지 않았다. 그것이 1990년 대 들어서 150배를 넘었고, 2천년 대에서 350배를 훨씬 돌파했다.


▼ 금융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임금은 어떤 것과 닮아있다. '제로섬' 게임을 하는 금융업 종사자들의 임금이 높다는 것은, 그 사회나 국가가 심각한 병에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


▼ 미국 가정의 현주소를 보여준다. 소득은 정체되어 있지만, 빚은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 고소득자의 Tax Rate과 불평등 지수의 상관관계를 표시하는 그래프다. 그런데 이 그림은 고소득자들에게 적용되는 최고세율이 낮아졌을 때 심각한 경제문제가 생겼음을 함께 보여준다.


공화당 출신의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대통령 시절의 최고세율이 91%로 가장 높았다고 한다. 케네디와 존슨, 그리고 닉슨과 포드를 거치는 동안 최고세율은 70%로 조정이 되었으나, 레이건 행정부가 등장하면서 38 ~ 28%로 낮아졌고, 아버지 부시 때 31%, 클린턴 정부에서 39%, 아들 부시 때 35%가 되었다.


그리고 오바마 행정부에서 세율을 올리려하고 있으나, TEA(Taxed Enough Already)파티 세력을 등에 업은 공화당의 극심한 반대로 저조한 실적을 보이고 있다.


연간 1억불 가까운 소득을 올리는 워렌버핏의 세율은 17.7%인데 반해, 3만불 대의 연봉을 받는 그의 비서는 32.9%의 세금을 내고 있다. 작년 공화당 대선에 출마했던 백만장자 롬니는 13.9%의 텍스를 내고 있다고 영화는 전한다.


그러나 이런 불평등을 이야기하면 빨갱이로 몰린다. 오바마가 공산주의자라고 주장하는 공화당 의원도 있고, TEA 파티 열성 가담원도 있다. 심지어는 가난한 사람의 편에 서서 자본주의의 폐해를 지적하는 프랜치스코 교황까지도 공산주의자로 몰고 있기도 하다. 한국만의 현상이 아닌 전 세계에서 통하는 논리인 것을 보면, 그게 대중들에게 잘 먹히기는 하는 모양이다.

 

 


<후기>

너무 길어져서 여기서 끝내겠습니다. 보다 자세한 것을 알고 싶은 분은 'Inequality for All'이라는 영화를 다운해서 보시기 바랍니다. 모두가 잘 사는 방법이 어려운 것이 아니라, 나만 잘 살겠다는 사람들의 탐욕을 끊어내는 것이 어려운 것 같습니다.


부자들의 세금을 낮추면 'Job Creator'로서의 'Trickle Down(낙수효과)'가 생기기 때문에 낮추어야 한다는 말도 안 되는 논리를 펴는 공화당을 찍는다면 미국의 경제가 다시 좋아지기는 요원할 것 같습니다.


그러나 로버트 라이시 같은 '작은 거인'들이 있는 한, 그리고 그런 사람들이 계속 소리 높여 잘못을 지적하며 외치는 한, 미국은 그리 쉽게 무너지지 않겠지요.


미국 외의 분들에게는 관심이 없는 내용일 수도 있습니다만, 미국의 카피캣 한국도 미국과 별 차이가 없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영화를 다시 보며 글쓰는 시간을 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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