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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자의 시선이 머무는 곳

대통령의 딸, 모니카 마시아스

'적도기니'라고 하는 생소한 나라가 있다. 아프리카 서부에 위치한 작은 나라로 적도 근처에 위치하지만, 적도가 그 나라의 국토나 해양을 통과하지는 않는다. 제주도와 비교하면 면적은 15배 정도 크지만, 제주도 보다 작은 50만 정도의 인구를 가진 나라다. 수 백 년의 포루투갈과 스페인의 식민지를 거쳐 1968년 스페인으로부터 독립했다.

 

독립운동가이자 그 나라의 초대 대통령을 지낸 프란시스코 마시아스 응게마의 막내 딸, 모니카 마시아스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위해 인터넷으로 조사한 것을 짤막하게 적도기니라는 나라를 설명했다.

 

디아스포라의 이민 대열에 합류했던 사람으로, 그리고 뉴질랜드 이민과 미국 삼민을 거쳐 고국으로 돌아와 여생을 보내고 있는 사람으로 내 인생여정도 흔치는 않지만, 모니카는 그야말로 특별한 디아스포라의 인생을 산 인물이다. 6살에 본인의 의사와는 전혀 관계없이 고국을 떠났고, 22살에 고향이나 다름없는 북한을 떠나 스페인의 사라고사와 마드리드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은 뒤, 뉴욕을 거쳐 서울에서 자신의 방랑인생을 끝내고 현재는 스페인에 살고 있다.

 

1972년 생인 모니카는 1978년부터 1994년까지 16년을 북한의 평양에서 김일성의 보호를 받고 자랐다. 쿠테타를 감지한 프란시스코 대통령이 자신의 가족을 친분이 있었던 김일성에게 보낸 것이었는데, 그는 국방장관으로 있던 자신의 사촌동생이 일으킨 쿠테타로 처형되는 바람에 성장기를 북한에서 보내게 된 것이었다.

 

- 형님, 제 아이들을 부탁합니다. 제가 잘못될 경우, 아이들을 대학졸업 때까지 보살펴주시기 바랍니다. 이 아이들이 평양에서 공부를 마친 후, 조국을 위해 일할 수 있도록 부탁드립니다.

 

모니카의 아버지가 김일성에게 보낸 편지의 내용이다.

 

스페인 엄마와 아프리카 흑인 아버지에게서 태어난 모니카의 언어는 고국의 공신언어인 스페인어이었지만, 자신의 언니와 오빠와는 달리 너무 어렸던 탓에 스페인어는 까먹고 한국어가 자연스럽게 그녀의 모국어(Mother Toung)가 된다. 만경대 혁명학원을 졸업하고, 평양 경공업대에서 피복공학과를 졸업할 때까지 오직 한국말만을 자연스럽게 할 수 있게 된 흑인 혼혈 여성 모니카.

 

그녀가 저술한 '나는 평양의 모니카입니다.'는 한국사람으로서 부끄러움을 느끼게 하는 책이다. 그녀는 한국인보다 더 한국 - 아니, 북한과 남한을 아우르는 한반도를 누구보다 사랑하는 사람으로 어느 한국인보다도 더 통일을 소원하고 있다. 그녀는 스페인어, 영어, 포루투갈어를 능통하게 하지만, 자신의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하는데는 한국어가 제일 편하다고 한다.

 

생전 처음 서울을 방문할 때, 인천공항 통로에 걸린 백두산 사진을 보고 눈물을 흘렸던 여자, 한국말을 잘한다는 말에 '평양에서 살았다'고 대답하니까 '거긴, 우리나라가 아니잖아요!'하고 돌아온 말에, '그럼 거기가 중국이에요, 아니면 일본이에요'하고 따져 물었던 사람에게 부끄러움을 느낀다.

 

YTN과의 인터뷰 영상: http://www.youtube.com/watch?v=ir2KYy7bokQ

 

▼ 만경대혁명학원 시절의 모니카

 

▼ 그녀는 말한다. 북한과 남한사람은 다같은 한국인이라고. '하는 짓'이 같다고 한다. 남한과 북한은 서로를 너무 모르기 때문에 서로 미워한다고.

 

▼ 디아스포라의 DNA를 갖고있는 이민자라면 반드시 읽어봐야할 책으로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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