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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자의 시선이 머무는 곳

한국의 현주소 - 하나

제주도에는 무소불위의 제왕이 있다. 바로 우근민 도지사다.

1942년 생으로 72살인데, 한 번 더 도지사를 하겠다고 내년 지방선거에 다시 도전하고 있다.

 

이 분의 경력이 화려하다. 제주 출신으로 총무처 관리로 출발해서, 27대, 28대 그리고 32대, 33대 도지사를 거쳐 현재 36대 도지사로 한 번 다 하겠다는 것은 전혀 문제가 없지만, 이 분의 과거 경력을 보면 전형적인 기회주의자로 공직에 나서서는 안 될 사람으로 보인다.

 

노태우 정부시절 임명직 도지사를 지낸 후, 김영삼 정부 시절인 1994년 민자당의 공천을 받아 민선 1기 도지사에 출마했지만, 야권 성향이 강한 제주도에서 낙선한다. 그러자 김대중 정부 때는 민주당으로 당적을 바꿔 출마하여 당선된다. 그는 자신은 당시 뼈 속까지 민주당 성향이라고 주장한다. 열린우리당이 여당일 때는 또 열린우리당으로 당적을 바꿔 카멜레온으로서의 능력을 과시한다.

 

그는 선거에 불리할 경우에는 상대후보에 대한 허위사실 유포와 중상모략으로도 유명하다. 즉 자신의 당선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2002년 1월 그는 그 유명한 성희롱 사건을 저지른다. 도청 회의실에서 면담하는 여성직능단체장의 가슴을 만진 것이다. (http://www.donga.com/docs/magazine/woman_donga/200204/people08.html) 그는 끝까지 부인하였지만, 2004년 행정소송에 이어 2006년 12월 대법원으로부터 유죄확정판결을 받는다. (http://blog.daum.net/han2545/15002514) 성희롱 사건으로 민주당을 탈당한 그는 2006년 지방선거에 출마하지 못한다.

 

2010년 제5회 지방선거를 앞두고 3월 초 민주당에 복당한 그는 과거 성폭력 전력으로 도지사 후보 경선에서 탈락하자, 복당 16일 만에 탈당하며, 다음과 같은 성명을 발표한다.

 

-  난 민주당을 지금도 사랑하고 민주당이 내부 정화를 거쳐서 다시 새로워질 것을 확신하기에 제주도 당원들은 당을 키면서 새로운 지도체제를 만들어내고, 김대중 대통령님과 노무현 대통령님이 추구했던 그 가치와 철학이 실현되는 정당으로 바꾸어 주실 것을 호소한다.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347304)

 

그가 민주당에 입당할 때, 모든 언론을 성희롱범을 입당시켰다며 맹비난을 퍼붓는다.

 

한나라당도 싫고 민주당도 싫고 괸당('먼친척'을 일컫는 제주방언)이 최고라는 제주의 특수한 문화를 등에 업고 그는 민선 5기 제주도지사에 아슬하슬하게 당선된다.

 

2010년 당선된 후, 그가 한 일은 자신에게 불리한 보도를 하는 지방언론은 도비(道費)지원을 끊고, 각종 도의 도지사 임명직 고위공무원들을 자기 사람으로 바꾸는 일이었다. 천만 관광객 유치와 '세계 7대 자연경관'선정과 같은 생색내는 일에 올인하느라 예산을 낭비할 뿐만 아니라, 도민(道民)에게는 별 도움을 주지 못한다.

 

이분이 제주도 공직자들과 회식을 할 때, 사용하는 건배사가 '조배죽'이라고 한다. 직을 신하면 는다는 뜻이다. (http://impeter.tistory.com/2208 참조) 도지사 임명직인 '서귀포시 시장' 한동주가 서울에서 열린 서귀포고등학교 동창회 회식에서 한 이야기로 제주가 떠들썩하다. 우근민씨와의 밀약을 술김에 떠들어서 문제가 되었다. 우근민씨는 바로 한동주를 해임하고, 입막음으로 사건을 축소시키고 있지만, 그 분이 지금까지 살아온 행동으로 볼 때 사실이 확실하다는 생각이다.

 

'개발만이 제주가 살 길이다.'라며 자연을 훼손하고, 주먹구구식 난개발로 계획도시같은 것은 찾아볼 수 없는 모습이다. 주택가와 유흥가, 상가, 관공서가 한 곳에 뒤죽박죽 섞여있다. 물론 이 분만의 책임은 아닐지라도, 다섯 번의 도지사로 박정희 독재보다 긴 20년 동안 제주도 대통령으로 역임했으니 그 책임에서 벗어날 수는 없을 거다.

 

이 분이 지난달 새누리당에 입당했다. 여섯 번째 도지사에 출마하기 위해서다. 아마 당내 후보경선에서 잘못되면 또 다시 탈당하여 무소속으로 출마하겠지만. 이번에는 여론에서 '성희롱범'이 어떻고 크게 떠들지는 않아 보인다. 세월이 지난날을 잊게 했는지, 현 도백(道伯)에게 무례한 말을 삼가는지는 모르겠다.

 

이제 겨우 삼 년 제주에 객으로 와서 살면서, 또 제주도정을 잘 알지도 못하면서 이런 내용을 언급하는 것이 주제넘은 일인 것을 모르지는 않지만, 기회주의자들만 살아남는 대한민국의 현주소를 보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에서 써보았다.

 

왜냐하면 아시다시피, 이런 분들이 한 둘이 아니지 않습니까?

 

이인제 같은 철새도 아직까지 국회의원 신분을 끄떡없이 유지하고 있다. 김무성, 안상수, 진수희 같은 이도 있고 정몽준씨도 있다. - 정치에는 정말 문외한이었던 제가 이렇게 이름을 줄줄이 꾀고 있으니 세월무상(?)입니다.^^

 

이런 분들의 특징이 있다. 약자에 강하고 강자에는 한없이 비굴하다. 눈물도 자주 보인다. 말을 바꿀 때마나 쇼(?)를 해야 하니까. 이런 분들이 퇴출되지 않는 한 한국의 정치는 요원할 것이다. 얼마나 더 세월이 가야 국민들이 이런 옥석을 구분하여 투표를 할까?

 

보수는 부패로 망하고, 진보는 분열로 망한다고 한다. 오늘 아침 신문에서 '한국 공공부문 청렴도 3년 연속 악화, 세계 46위'라는 제목의 기사가 그 사실을 반증하고 있다.

 

<후기>

역이민과 관련이 없는 글이라고 하신다면 할 말은 없습니다. 그러나 한국이 혹은 제주가 어떤 곳이라는 것에 대한 정보제공 차원이라면 관계가 전혀 없다고 할 수는 없겠지요.

사실 저는 진보도 보수도 아닙니다. 줏대 없다는 소리를 듣더라고 등소평의 '흑묘백료론'에 동조하며 실용노선을 선호합니다.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잡으면 되고, 진보든 보수들 백성이 잘 살고 나라가 부강하면 되는 것이니까요.

그러나 어떤 경우든 부정부패는 없어져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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