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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다 나은 세상을 위하여

한국천사, 미국천사

(2012년 11월 5일에 작성한 글)

 

가끔 TV를 보면서 감동을 진하게 느낄 때가 있다. 엊그제 본 MBC 스페셜(11월 2일 방영. 쉿! 비밀이 아니에요.)이 그랬다. 미국에 살 때부터 버릇이 되어 대부분 인터넷으로 다운로드 해서 본다. 쓸데없는 멘트나 장면이 나올 때는 스킵해서 볼 수 있으니 성질 급한 사람에게는 '딱'이다. 다큐나 시사, 스페셜이라고 붙은 프로는 거의 다운받는데, 관심이 없는 프로는 2~3분 보다가 지워버리고 만다.


중학교 때로 기억된다. 집에는 TV가 없었을 때였는데, 친척 어른 댁에 심부름을 갔다가 우연히 보게 된 프로가 있었다. 신혼부부가 출연하여 사회자와 어떻게 만났는지, 앞으로 계획은 무언지 대담하는 프로였다. 자식을 낳지 않겠다고 했는데, 그 이유는 입양이었다. 입양을 하기 위해서 자식을 낳지 않겠다는 말은, 그런 류의 프로를 좋아할 리 없는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 나도 부모없이 고아원에서 어렵게 자랐다. 정말 힘들게 공부했고, 말할 수 없는 고생을 했다. 내가 알고 있는 대부분의 내 친구들은 잘 안 풀렸다. 어린 나이에 죄를 짓고 소년원을 들락거린 친구들도 많다. 고아들은 정상적인 가정에서 자란 아이들 보다 잘못 될 확률이 대단히 높다. 내가 그렇게 잘못 될 가능성이 높은 아이들을 입양해서 부모가 있는 정상적인 가정에서 키운다면, 그 가능성은 훨씬 적어진다. 그게 내가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사회자는 새색시 되는 여자 분에게도 물었다. 동의하기 쉽지 않은 결정인데, 동의했느냐고. 처음에는 당치도 않은 소리여서 일축했지만, 이제는 이해했으며 같은 생각이라고 대답했고, 그 때 받은 강렬한 인상은 오래도록 뇌리를 떠나지 않았다. 성경을 가르치는 기독교 학교에 다니면서도 예수는 믿지 않았지만, 어린 나이에도 그 신혼부부가 바로 예수님이라는 느낌이 들었었다.


우연히 본 MBC 스페셜이 그 옛날의 기억을 다시 생각나게 했다. 이제는 한국도 많이 변해서 입양을 많이 한다고 한다. 그것도 아이들에게 입양한 사실을 숨기지 않는 가정이 50%에 이른다는 것이다. 정말 좋은 일이다. 


이종사촌 형님이 아이를 낳지 못했다. 39년생인 이 분은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하고 시장에서 장사를 하다가, 갓난 아이를 입양해서 키웠다. 병원에서 아이를 낳은 부모가 아이만 병실에 둔 채, 야반도주했다고 들었다. 그런 아이를 병원비를 내주고 데려왔다. 시장 한 가운데서 싸움이 벌어졌다. 상대편이 욕을 했다. '아이도 못 낳는 병신 xx야!' 여기에 화가 난 형님은 미국으로 이민갔다. 영어 한 마디 꺼내지 못할 정도로 무지하지만, 80년대 5천만원 넘게 브로커 비용으로 주고 이민을 갔을 만큼, 입양소문이 나는 것이 두려웠던 모양이었다. 6~7년 전, 그 아이가 결혼한다고 해서 캘리포니아에 갔던 적이 있었다. 코흘리개 아이가 늠름한 청년으로 자라있었고, 자기 부모의 입과 귀가 되어주고 있었다.


나는 결혼하자마자 쌍둥이가 생겼고, 연달아 또 아이가 생기는 바람에 입양은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아니, 생각해 보지 않았다는 것이 맞을 것이다. 생각은 있었는지 모르지만, 부모님이나 주위의 여건이 생각하지 못하게 했다. 그러나 지금도 분명한 것은 입양은 예수님의 마음을 갖는다는 것이요, 천사의 마음을 지닌 분들이나 할 수 있는 거라고 믿는다.


얼마전에 SBS에서 방송한 워싱턴 DC에서 노숙하는 쌍둥이 자매를 방송한 것을 보고 마음이 아팠었다. 어떤 연유로 그렇게 되었는지 알 수는 없지만, 마음을 굳게 닫아걸고 거리에서 노숙하는 그들도 입양된 아이들이었다. 친동생이 찾아갔는데도 거들떠보지도 않는 그들의 모습은 입양의 부정적인 면이겠지만, 극히 일부이고, 대부분의 입양은 좋은 결과를 가져온다고 믿는다. (제글, 2011년 3월 15일자 '미국은 왜 강한가? 참조)


볼티모어에는 시각장애인 미국인 부부가 한국에서 시각장애인들만 4명이나 입양하여 키우는 가정도 있다. 한 아이는 시각장애뿐만 아니라 정신지체도 갖고 있어 주위 사람들을 그토록 힘들게 하지만, 정말 예수님의 마음으로 정성으로 아이들을 돌보는 모습에서 가슴이 뭉클하고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 생후 6개월에 입양되어 워싱턴 DC에서 살고 있는 재균이


- 한국 천사, 맨 앞의 꼬마가 입양된 6살 은서. 뒤의 아들은 23살 이다.




- 또 다른 한국의 천사


- 재균이가 미국천사인 양아버지에게 바이올린을 배우고 있다.


- 나는 자발적으로 미국에 갔지만, 이 아이들은 누가 미국에 보냈는지.



- 미국의 천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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