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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자의 시선이 머무는 곳/내가 경험한 이민생활

이민자의 직업 (6)

(2012년 9월 17일)

 

지금까지 댓글을 주신 분들의 의견을 종합해 보았다.


- 30년 전에는 무엇을 내놓고 팔더라도 팔렸다. 심지어 돌맹이를 내놓아도 팔린다고 농담할 정도로 장사가 잘 되었다. 혼자 가게를 운영하면서 아이들을 사립학교에 보낼 수 있었다. 강도가 들면서 가게를 접었다. ('흘러가는 구름'님)


- 아직도 미국에는 기회가 많다. 셰일가스로 인해 새로운 기회도 창출되고 있다. 선장이나 항해사로 어선을 타는 직업이나, 셰일가스 관련된 직종은 기회가 열려있고, 보수도 매우 좋다.

일본인이나 중국인들과 다르게 한인들은 자기들끼리 너무 경쟁이 심하다.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Zapata 님)


- 캐나다에서는 컨비니언스 스토어를 운영하는 한인 이민자가 많은데, 대형 몰에 치여서 사양길인 탓에, 한인 커뮤니티가 흔들릴 정도다. (mykang 님)


- 15년 전만 해도 월수 만 불인 가게를 25만 불 정도면 살 수 있었지만, 지금은 50만 불은 줘야 한다. 정상적인 가격이 아니다. 3~40년 전에 이민 온 한인들이 백인들이 운영하는 손쉬운 업종을 접수했듯이, 이제는 새로운 이민자인 베트남, 남미, 인도인들이 우리가 하는 업종을 접수하고 있다. 

 즉, 우리가 하는 업종은 새로운 이민자인 타인종에게 넘겨주고 무언가 새로운 업종을 찾아 나서야 할 때가 되었다. 동업을 하는 경우에는 소소한 것들도 세밀하게 서류로 작성해 책임소재를 명백히 해야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경주애인'님)


- 한인들끼리의 극심한 경쟁은 타인종도 인정할 정도다. (Gray66 님)


- 직장생활에 영어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짱돌 님)


- 백인들이 할 때는 높은 가격을 받던 비즈니스들을 이민자들이 접수하면서 가격경쟁을 하고, 그 결과 백인들은 그 비즈니스에서 철수하고, 남은 이민자들끼리 가격경쟁으로 승부하다보니 이윤은 줄고 있다. 그러니 종업원을 최소로 유지하면서 살아남기 위해 버틸 수 밖에 없다. 영어는 하는 일에 따라 중요할 수도 있고, 중요하지 않을 수 있다. (Parkside 님)


경험도 일천한 제가 다섯 번에 걸쳐, '이민자의 직업'이란 글을 실었고, 그 글에 달린 주요 댓글들을 정리해 보았다. 물론 새로운 내용이라기 보다는, 대부분 모두들 알고 있고 알려진 내용이지만 앞으로 어떻게 직업을 개척해 나가야 할 지는 가닥은 잡힌다.


지금까지는 세계의 최빈국, 아시아의 가난한 나라에서 온 이민자로서 몇 백 불을 손에 쥐고, 억척과 근면성으로 이민자의 삶을 개척했다면, 세계 10대 강국으로 거듭난 한국의 이민자로서 직업도 달라져야 할 것 같다. 우리에게 세탁소, 뷰티샵, 리커 스토어를 물려준 유대인이나 아이리쉬, 이태리 이민자들이 어떤 모습으로 지금 살고 있는지 살펴보는 것도 필요하다.


중국이나 인도, 베트남, 남미인들과 가격경쟁을 하는 직종에서 살아남을 수는 없다. 그로서리나, 델리, 세탁소, 네일 등의 업종은 차차 그들에게 넘어갈 수 밖에 없다.


이민역사도 깊고, 자본도 어느 정도 있으니 보다 자본 집약적이고 지식에 기반을 둔 기술 지향적인 직종을 개발하고 진출하여야 한다. 그래야 저임금 국가들의 신규 이민자들과의 경쟁을 피할 수 있다. 자본이 부족하면 몇 사람이 모여 동업으로 해결해야 하고, 동업을 할 경우에는 미래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세세하게 레귤레이션을 만들어야 한다.


사실 이런 일에는 리더쉽이 중요하다. 한인회가 그런 능력이 있어야 한다. 그랬으면 좋겠다.


첫 번째 글에서 소개한 A군에게서 들은 이야기다.


- 비즈니스는 돈으로 직업을 사는 일이야. 월급쟁이는 자신의 능력으로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고, 비즈니스 하는 사람들은 돈으로 직업을 사는 거지. 제대로 세금낼 것 다 내고, 레귤레이션 지킬 것 다 지키면서 하면, 수입도 봉급장이와 별 차이가 없어. 그래도 비즈니스가 월급장이들 보나 나은 것은 융통성이 있거든. 세탁소나 네일가게가 왜 좋은지 알아! 다 현금이잖아.

대신 월급장이가 편하긴 하지, 주말마다 쉬고 휴가도 있고, 때만 되면 은행에 착착 돈이 들어오고.


세상은 급변하고 있다. 어제 통했던 말이 오늘도 맞은 말일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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