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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제주에서 집 지으려는 분들에게 (2012년 10월 5일에 작성한 글) 제가 전하려고 하는 내용은 이곳에 살면서 주워들은 내용들이라 사실과 많이 다를 수도 있슴을 미리 밝혀둡니다만, 혹 한국사정 특히 이곳 제주의 독특한 실태를 모르고 피해를 입는 분들이 있을까봐 노파심에서 글을 싣습니다. 제가 전문 글쟁이가 아니고 생각나는 대로 쓰는 것이니 이해하시기 바랍니다. 이런 글을 쓸 계획이 있었다면, 미리 사진도 찍어서 이해를 도왔으면 하지만 그러지도 못 했습니다. 이곳에 와서 알게 된 분이 도치형님이고, 서귀포 안덕면에 전원주택을 짓고 사는 그 분 댁을 가끔 찾습니다. 최근에 그 댁의 이웃에 몇 개의 주택이 지어지고 있습니다. 대도시에 사는 몇몇 친구들이 같이 모여서 살 다세대 주택을 짓기도 하고, 바로 옆에는 서울에서 컴퓨터 프로그래머로 .. 더보기
한가위 단상과 시장표정 (2012년 10월 1일) 돌아가신 선친이 1.4 후퇴 때 부모님은 물론이고 처와 두 아들까지 이북의 고향에 두고 단신 월남한 덕분에, 차례나 제사는 모르고 어린 시절을 보냈습니다. 성묘할 선산도 없었을 뿐더러, 자신의 부모님 생사도 몰랐으니 그리 할 수밖에 없었을 겁니다. 제가 어렸을 적에 아버님이 고혈압으로 인한 뇌출혈로 사경을 헤맨 적이 있었는데, 국민학생이었던 저를 보고 '옥희'를 데려오라고 했습니다. 나중에 아버님의 유일한 친척이었던 당신의 이모님이 하는 이야기를 들어보니, 북에 두고 온 당신의 처 이름이었습니다. 그 이후로는 '옥희'라는 이름을 다시는 들어보지 못했지만, 눈을 감으시기까지 가슴 속 한이 되었으리라고 충분히 짐작은 합니다. 치매로 몇 년 고생하다가 2008년 초에 돌아가신 제 모.. 더보기
태풍이 지나간 제주 (2012년 7월 19일) 소형급 태풍이라 그런지, 태풍이 지나간다는 어제도 오후까지만 해도 그리 심하게 바람이 불지는 않았다. 비가 세차게 오긴 했지만, 5분내지 10분간 퍼붓다가 금방 빗줄기가 약해지기도 하고, 간혹 햇빛도 보였다. 오후 다섯시가 지나면서, 바람도 세지고 빗줄기도 굵어졌으나 그리 심각하지는 않았고 골목에 세워진 차들은 현격히 줄어 운전하기에 오히려 나쁘지 않았다. 가게에 손님들이 들어올 턱이 없으니 일찍 문닫은 때문일 거라고 추측만 했다. 학원원장에게 연락을 취했다. 날씨가 급격히 나빠지고 있으니 7시에 끝나는 아이들을 6시 반에 끝나는 아이들과 같이 내보내면 어떠냐고 제안을 해 보았다. 태풍이 제주의 서쪽 해상을 통과한다는 시간이 저녁 9시 무렵이었다. 생각해보지 않은 것은 아니었지.. 더보기
공짜는 양잿물도 마신다? (2012년 7월 8일) 어제는 바보처럼, 정말 바보처럼 양잿물을 마신 꼴이 되고 말았다. 동양 최대의 수족관이라는 요란한 광고와 함께 총공사비 1,225억을 들였다는 아쿠아리움이 성산포 근처에 개장을 한다는 것이다. 13일 정식 개장에 앞서 제주도민에게 무료로 관람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고 해서 아침 일찌기 집을 나섰다. 근처에 다다르니 차가 꼼짝을 안 한다. 제주도에 있는 차들이 거의 다 모인 듯, 좌회전 신호 한 번에 두어대가 지나갈 뿐이다. 나는 GPS를 믿고 농사용 소로로 접어들어 질러가는 바람에 합법적인 새치기(?)를 한 셈이지만, 대로에 다시 들어서자 차들이 움직일 생각을 안 한다. 1 마일 정도를 앞두고 적당한 공간에 차를 주차시키고, 걸어서 가기로 마음을 먹었다. 이미 아이들을 데리고 걷.. 더보기
최선생 이야기 (2012년 6월 11일) 얼마전에 사려니 숲길을 같이 걸은 최선생 이야기다. 딸만 둘인 그분은 은퇴 후 살 곳을 찾아 여러 곳을 답사했다. 백두대간을 종주한 적도 있을 만큼 산을 좋아하는 그 분은 강원도를 최적지로 삼았다고 했다. 그러나 부인이 설암(혀에 생기는 암)에 걸려 병원을 자주 찾아야 하는 관계로 오지는 포기했다. 사위가 공군장교라 서울을 오갈 때, 군용 비행기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어 제주를 은퇴지로 삼았다. 앞서 소개한 제살모 카페(제주에 살기위한 모임)에 가입하여 정보를 수집하기도 했다. 성격이 무척 꼼꼼한 그 분은 제주에 오기 1~2년 전부터 두어 달에 한 번씩 제주를 방문해서 1~2 주를 체류하곤 했다. 주로 절물 자연 휴양림 숙박시설을 이용했다. 그러다가 작년 10월 말에 부인과 함.. 더보기
내 직업은 '기사삼촌' (2012년 5월 30일) 무조건 들이 대세요. - 형제님, 틈만 있으면 무조건 대가리부터 들이 밀어야 해요. 그렇게 하지 않으면 지나갈 수가 없어요. 내게 자신이 하던 일을 넘겨준 자매님이, 학원차량을 연수(?)시켜 주면서 한 말이다. 40대 중반의 그 자매님은 젊었을 때, 남편과 식당을 운영했다고 한다. 당시 힘든 일을 하다 얻은 허리 디스크로 오래 앉아 있는 일은 할 수 없다고 했다. 오전에는 어린이집에서 아이들 간식을 만드는 일을 하고 오후에 학원차를 운전했는데, 허리가 너무 아파서 학원차량 운전을 그만 둔다는 거다. 제주 출신이 아닌 내가 제주지리에 익숙하지 않음은 당연한 일이고, 골목골목을 누벼야 하는 일인 만큼 4일에 가까운 연수를 했다. 제주사람이라면 보통 이틀이면 된다고 한다. 하루는 조.. 더보기
제주 고사리 (2012년 4월 30일) 제주의 특산물들 중에 고사리가 있다. 감귤과 섬의 특성상 해산물이야 말할 것도 없지만, 제주의 마늘, 홍당무, 무와 함께 고사리가 제주의 특산물로 손꼽힌다. 제주 초보였던 작년에는 고사리가 어떻게 생겼는지도 몰랐지만, 사람들을 따라 고사리를 채취하러 나섰었다. 빈 들판에 나가면 잡초들 사이로 새싹을 틔우는 고사리를 볼 수가 있다. 너무 커져 잎이 벌어진 것은 써서 먹지 못하고, 너무 작은 것은 먹을 것이 없으니 적당한 크기의 것을 찾아 줄기를 꺾어서 채취해야 한다. 고사리는 뜯는다고 하지 않고 꺾는다고 하는데 그 이유는 고사리를 꺾으러 다니다보니 저절로 알 것 같다. 4월 한 달이 고사리 채취에 적기다. 고사리 철이 되면 성당이나 교회가 텅 빈다고 한다. 할머니나 아주머니들이 .. 더보기
딸의 방문 (2012년 3월 31일) 뉴욕 JFK에서 아시아나를 타고 인천공항으로 입국한 아이가 리무진을 타고 김포에 도착한 것은 예약해둔 항공기 출발보다 2시간이 빨랐다고 한다. 추가요금을 얼마 내고 빠른 항공기로 바꿀 수 있었으니 거기까지는 모든 게 순조로왔던 셈이다. - 아빠, 빨리 도착하게 되었어요. 5시 35분 비행기로 출발해요. 아이의 전화를 받고, 인터넷에서 실시간 도착정보를 검색한 후 공항으로 나갔다. 2010년 말 한국으로 돌아오면서 뉴저지에 들렸을 때 보고는 처음 만나는 아이다. 새끼를 만나러 가는 심정이 청춘 때 애인을 만나듯 설레인다. 아이의 항공기가 도착했다는 정보가 스크린에 좀처럼 뜨지 않는다. 같은 시간에 김포에서 출발한 KAL 항공기는 제시간에 도착했지만, 아이가 탄 저가 항공사의 비행.. 더보기
알바의 경험 (2012년 2월 22일) 대학에 다닐 때 아르바이트로 고등학생들을 가르쳐 본 이래 아르바이트라는 것을 처음 해 보았다. 아르바이트의 뜻은 '단기 또는 임시로 고용되어 일하는 것'일 것이다. 주유소에서 일할 때는 몇 번의 실수로 기름을 쏟은 적이 있었다. 방아쇠를 풀지 않고 주유기를 걸어서 다음에 주유기를 들었을 때, 기름이 쏟아지기도 했고, 기름탱크에 건 주유기가 주유의 압력으로 튀어나와 기름이 쏟아지기도 했다. 미국 뉴저지는 주유 서비스가 의무적으로 시행이 되어 직접 펌핑을 할 일이 없었지만, 다른 주에 가면 의례 직접 주유를 해야 하기 때문에 주유가 어려운 일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지만, 녹이 슨 낡은 주유기, 잘 동작하지 않는 계기판 등이 순간순간 당황하게 했다. 게다가, 주인이라는 친구의 잔소리는.. 더보기
제주 부동산 추세와 교민마을에 대한 의견 (2012년 2월 10일)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에게 먼저 드릴 말씀은, 저는 부동산 전문가도 아니고 관련 지식도 없는 사람임을 먼저 밝힙니다. 다만, 제가 1년 좀 넘게 살면서 주위에서 보고들은 풍월과 제가 직접 경험한 것들을 중심으로 글을 씁니다. 아래 어떤 분이 서귀포의 30평대 아파트 가격에 대한 문의를 보고 제가 보고 들은 것을 위주로 글을 올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주에도 복덕방이 있지만, 시내에만 편중되어 있어 약간만 외곽으로 나가면 복덕방도 별로 없지만, 있어도 별 도움이 되지 않았습니다. (제 경험상) 그래서 거리에서 무료로 배포되는 벼룩시장 같은 무가지를 통해 부동산에 대한 정보를 얻기도 합니다. 먼저 오일장(www.jejuall.com)이라는 무가지가 있는데, 제주시와 서귀포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