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은퇴이야기/기타

동(東)과 서(西)의 차이

재미있는 다큐를 보고, 그 재미를 여러분들과 나눌까 합니다.

사실 서양문화의 뿌리는 로마이고, 동양문화의 뿌리는 중국이라는 것을 부인하기는 힘들 것입니다. 미국과 캐나다는 한국의 동쪽에 있고 호주는 남쪽이지만, 모두 서양문화일 뿐입니다. 즉, 이민 1세대는 동양적 사고를 가지고 서양에 살고있는 셈이지요. 따라서 서양인들과 친구가 되기도 힘들고 그들과 섞이는 것, 또한 쉽지 않는 것이 사실입니다.

 

우리의 아이들은 어떨까요?

 

동양적 사고의 뿌리를 둔 부모 밑에서 서양식 교육을 받으며 그들 틈에서 생활하고 자랐습니다. 정체성에 혼란이 우리 보다 훨씬 더 심할 것 같기도 합니다. 그 아이들의 고민과 갈등을 이해하려고 시도조차 해보지 않았던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자, 우리 이민자들은 동·서양의 차이가 무엇인지 분명히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아래 그림과 함께 네 개의 질문이 주어집니다. 답을 보기 전에 여러분들은 마음 속에 자신만의 답을 정해놓기 바랍니다.

 

(가) 아래에 꽃 그림이 있습니다. 아래 중앙에 있는 꽃과 비슷한 꽃의 그룹은 A, B 가운데 어느 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정답은 없는 질문이니까 마음이 시키는 대로 정하시면 됩니다. 

 

(나) 앞에는 나무로 된 원통모양이 있습니다. 뒤 오른편은 나무로 된 사각기둥이고 왼편을 파란색 플라스틱으로 된 원통기둥입니다. 앞의 나무로 된 원통을 '닥스'라고 이름 붙이겠습니다. 뒤에 있는 어떤 것이 닥스라고 할 수 있을까요?


(다) 세 개의 사진이 있습니다. 이 가운데 두 개만 그룹으로 묶는다면 어떤 것을 묶겠습니까? 세 가지 그룹이 나오겠지요. 원숭이와 판다, 판다와 바나나, 바나나와 원숭이, 이렇게 말입니다.


(라) 아래 두 그림 중 맨 앞에 있는 젊은이(2번 농구셔츠)가 똑같이 행복해 보입니까? 아니면 다르게 보입니까?

 

같은 질문을 동양인과 서양인에게 했을 때, 대답이 서로 다르다고 합니다.

 

우선 (가) 질문에서 A라고 답했다면 당신은 아무리 이민생활을 오래 했어도 동양적 사고를 가진 사람입니다. 서양인은 대부분 B라고 대답했습니다. 설명은 다음에 하겠습니다.

 

(나) 질문에서 나무로 된 사각기둥을 선택하셨다면, 역시 동양적 사고입니다.
그 이유는 동양인은 사물의 본질을 중요시하고 서양인은 모양, 즉 형태를 중요시하기 때문입니다.

 

(다) 질문에서의 동양적 사고는 '원숭이와 바나나'입니다. 서양적 사고로는 '원숭이와 판다'라고 합니다. 동양적 사고로는 '원숭이는 바나나를 좋아한다'는 연관성을 갖는답니다. 다분히 정서적이어서 눈에 보이지 않는 관련성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거지요. 반대로 서양은 같은 동물인 점을 연관성으로 생각합니다. 다분히 과학적인 판단이 기준이 됩니다.

 

(라) 질문에서 윗 그림이 더 행복해 보인다는 답을 했다면 동양적 사고입니다. 서양인은 똑같이 행복하다고 봅니다. 서양인은 주위 사람들의 모습이 그 사람이 행복한지 판단하는데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동양적 사고는 주변의 상황까지도 연관시킨다고 합니다.

 

이 대답은 한국인, 일본인, 중국인에게서 다 비슷하게 나타났고, 서양인들도 거의 같은 대답이었다고 합니다.

 

아래 차를 마시고 있는 소녀가 있습니다. 이 소녀에게 차를 더 권하고 싶을 때도 동양인과 서양인은 다르게 표현한다고 지적합니다.


서양인은 'Tea'라는 명사에 중점을 두고, 동양인은 '마시다' 라는 동사를 강조한다는 거지요. 서양은 명사의 어휘 수가 많고 동양에서는 '동사'에 대한 어휘가 발달한 차이가 있다고 합니다. 서양에서는 명사의 단수와 복수를 따지지만, 동양에서는 수의 개념을 중요시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서양인들은 이런 표현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합니다. 국화와 봄에 우는 소쩍새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생각하는 반면, 동양인들은 모든 삼라만상 현상을 어떤 '인연'으로 인해 나타난 것으로 생각한다는 거지요.


즉, 동양에서는 사물을 원인이 있어 생긴다는 'Arising'의 의미로, 서양인들은 그냥 존재, 'Being'으로 파악합니다.


자동차 사고에서도 서양인들의 생각은 동양인들의 그것 보다 훨씬 단순하고 명료합니다.


자, 다시 첫 번째 문제로 돌아갑니다. 서양인이 보기에는 A그룹의 네 번째 꽃의 꽃잎이 다르니 일관성이 없지만, 그림을 아래와 같이 분석해서 따로 따로 분리해보면, 줄기가 B 그룹은 통일되어 있다는 거지요. 즉 서양인들이 사물을 보는 방법은 객관적이고 분석적이어서 과학을 발달시킬 수 있었다고 합니다.

 

화약이나 금속, 종이 등은 모두 중국에서 발명된 것이었지만, 그것을 이용해서 과학과 문명을 일으켜서 총과 대포를 만들어 동양을 식민지로 만든 것은 서양이었습니다.

 

과학(Science)이라는 단어의 어원이 바로 '나누다, 분리하다'라는 뜻을 가진 단어라고 합니다. 서양인은 세상을 각각의 개체들이 분리된 존재로 그것들이 모인 집합이라고 보는 반면에, 동양인들은 모든 개체들이 서로 연관되어 형성된 집단으로 보는 거지요.


그 결과로 서양인들은 아름다움의 표현도 각 부분들의 비례(Ratio)로 구분하고 표시했답니다.


그리고 이성(Reason)이라는 단어도 비례(Ratio)에서 유래되었다는군요.


어떤 부부가 유럽여행 중에 River Cruise를 했다고 합니다. 오션 크루즈와는 다르게 배도 작고 식당도 작아서 식사 때마다 합석해야 하는데, 처음에는 유럽인들과 합석하다가 하루 이틀 지나자 자연스레 동양인들은 동양인들끼리, 서양인들은 서양인들끼리 합석하게 되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언어에 전혀 불편이 없어도 웬지 모르게 그들과는 불편하고, 똑같이 영어를 사용하더라도 중국인이나 일본인같은 동양인들이 편하게 느껴졌다고 했습니다.

 

지난 4월 15일 EBS 교육방송에서 방영한 "걸작 다큐멘터리 '동과 서'"를 보니까 그 이유를 알 것 같았습니다. 그분들이 미국에서 3~40년을 살았어도, 서양적 사고로 바뀌지 않았던 거지요.

 

저는 한국으로 돌아와 제주에서 살지만, 어떻게 생각해보면 돌아오지 말아야할 수많은 이유가 있기도 합니다. 내 분신이기도 한 아이들이 그곳에서 살고 있기도 하지만, 비좁고, 인구 많고, 공해에, 미세먼지, 지저분하고, 냄새나고, 시끄럽고, 공해에, 교통질서에……

 

역이민 하지 말아야 할 이유, 잠깐이면 백 가지도 더 열거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러나 말입니다. 동양적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저는 이곳이 그냥 편합니다.

 

그것 뿐입니다.

 

<후기>
미국에 살면서, 혼동되는 것이 몇가지 있었는데 날짜표시와 주소를 거꾸로 표시하는 것이 그렇습니다.
즉, 작은 단위에서 큰 단위로 옮겨가는 것인데 익숙해지기 힘들더군요. 동양적 사고는 전체로서의 부분으로 파악하는 반면, 서양에서는 지금 당장이 더 중요하고, 내가 살고있는 장소가 전체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이겠지요.

 

내가 가는 것을 'I'm coming.'이라고 하는 것을 보면 상대편 기준에서 말하는 것 같고, 동양적 사고에서는 '내가 간다'고 표현하니 '나'를 중심으로 말하는 것 같습니다.

 

작은 차이지만, 그것이 의미하는 바탕의 사상은 작지 않습니다.^^

혹 시간이 나시면 다운로드해서 보시기 바랍니다. 링크를 아래에 붙입니다.

http://www.torrentby.us/bbs/board.php?bo_table=torrent_docu&wr_id=164008&sca=&sfl=wr_subject&stx=%EB%8F%99%EA%B3%BC+%EC%84%9C&sop=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