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이민자의 시선이 머무는 곳

한국영화 - '파파로티'

(2013년 5월 7일에 쓴 글)

 

지난 날, '엽전'이라는 단어를 선배들로부터 자주 들었다. '엽전'이라는 단어가, 어떻게 우리 스스로를 비하하는 단어가 되었는지 그 유래는 잘 모르지만, '엽전들이 하는 일이 그렇지, 뭐!' 하거나, '엽전들은 안 된다니까!' 하는 식의 자조적인 이야기를 듣곤 했다. 부정적인 의미의 '엽전'이라는 단어를 최근에는 별로 들은 기억이 없다.

 

그러나 그 잊어버린 단어 '엽전'을 되살려주는 사건들이 연속적으로 발생해서, 대중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항공기 기내에서 서비스하는 여승무원의 뺨을 책으로 친 대기업 임원, 일급호텔에서 주차를 안내하는 직원을 폭행한 사건과 남양유업 영업사원이 대리점주들에게 쌍욕을 해대는 사건들이 며칠 간격으로 보도되어 나라 전체를 들썩이게 하고 있다. 참으로 '엽전'들이나 하는 짓이다.

 

그런 '엽전'들이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우수한 머리와 재능을 '끼'로서 살리고 있다. 웃음과 감동을 선사하기도 하고, 불순하고 타락한 사회를 정화시키는 필터의 역할을 하기도 한다. 그리고 사회와 나라는 조금씩 아주 조금씩 좋은 방향으로 변화된다고 믿는다. 아니, 믿고 싶다.

 

얼마 전에 '7번방의 선물'이라는 영화를 봤다. 한국에 돌아온 후, 처음 간 극장이었다. 좋은 시나리오에, 훌륭한 연기에, 치밀한 연출이 어우러져 분명한 메세지를 전달하는 꽤나 괜찮은 작품이었다. 대중은 '관객 천만 명'이라는 선물로 응답했다. 할리우드의 엄청난 스케일과 황당한 스토리에 비해, 한국영화는 사실적 연출과 인간적인 스토리로 잔잔한 감동과 영화적인 재미와 웃음을, 강한 메세지와 함께 전해준다.

 

여기에 그런 영화가 또 한 편 있어 소개한다. 모처럼 보는 음악영화 '파파로티'다.

천부적 재능을 타고 났지만, 불우한 환경에서 자란 탓에 쌈박질 하나로 조직폭력배의 중간보스가 된 고등학생이, 성악으로는 실패했지만 인간적인 교사(한석규 분)를 만나, 테너로서 성공한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시나리오로서도 괜찮은 구성이지만, 마음을 더 짠하게 하는 것은 실화를 배경으로 한다는 것이다.

(관련기사: http://article.joinsmsn.com/news/article/article.asp?total_id=11038915&ctg=12)

 

이태리가 낳은 불세출의 테너 '루치아노 파바로티'를 '파파로티'로 알고 좋아했던 소년이, 일개 깡패에서 성악가가 되기까지 스토리가 적당한 유머와 영화적인 재미를 잃지 않고 인간적인 감동을 전하고 있다.

혹, 당장 보시고 싶은 분으로 토렌트를 사용하시는 분은 아래 링크를 클릭하여 다운 받아 보시면 됩니다. (저작권 때문에 이렇게 보면 안 된다는 것은 아시죠?)

http://www.torrentrg.com/bbs/board.php?bo_table=torrent_movie&wr_id=347287&sca=%C7%D1%B1%B9%BF%B5%C8%AD

 

<후기>

어떤 분이 싸이의 노래 젠틀맨이 뭔 이야기를 하는지 알 수가 없다고 하는 것을 본 적이 있습니다. 'Mother, Father, Gentleman'이 도대체 뭔 소리냐는 거지요.

그것은 우리의 시각으로 우리의 눈높이로 생각하고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요즘 노래는 운율(Rhyme)과 비트(Beat)라고 합니다. 가사 그 자체에서 의미를 찾으려는 시도가 잘못이라는 거지요.

시대가 변하고, 모든 것이 바뀌었으니 우리의 생각과 사고도 거기에 맞춰지지 않으면 이해하기 쉽지 않은 세상입니다.

둘 중의 하납니다. 속세를 떠나 세상을 등지거나, 아니면 내 머리 속을 바꾸거나!

세상 쉽지 않지요? 하하하

'이민자의 시선이 머무는 곳' 카테고리의 다른 글

추억 속의 사람들 (3)  (0) 2013.11.17
추억 속의 사람들 (2)  (0) 2013.11.17
아웃사이더(局外者)의 시선  (0) 2013.11.17
사라진 것들에 대한 단상  (0) 2013.11.17
먹거리 이야기 - 셋  (0) 2013.1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