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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템이 문제다

시스템이 문제다 (5) 1999년 9월 초대형 허리케인 Floyd가 미동부 연안을 쓸고 북으로 올라와서는 뉴저지, 뉴욕 롱아일랜드까지 덮친 적이 있었다. 당시 직원이 6~70명 정도이었던 회사를 비좁았던 사무실에서 모리스타운의 큰 빌딩 넓은 사무실로 옮긴지 얼마되지 않아서 바쁘기도 했지만, 미국에 와서 허리케인은 처음 당해보는 일이라 긴장을 늦추지 못했다. 오래 된 일이라 기억이 정확하지는 않겠지만, 직원들이 퇴근하고 난 텅빈 사무실에 마지막까지 남아 이메일 서버만 제외하고, 모든 설비의 전원을 끈채 Black-out(정전)과 같은 예기치못한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가 늦게 퇴근했는데, 곳곳에 경찰들이 폴리스 라인을 치고 길을 차단하고 있었다. 로컬 길로 가면 5분이나, 길어도 10분이면 갈 수 있는 거리를 하이웨이로 돌아가느라고.. 더보기
시스템이 문제다 (4) (註: 글을 쓰면서도 매우 조심스럽습니다. 살면서 경험한 것들을 소재로 하기에 언급되는 사람들에게 의도하지않은 누를 끼치게되지 않을까 염려되는 것이지요. 이번에 언급하는 내용도 대학친구들이 본다면 누구인지 금방 알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글을 쓰는 목적은 친구를 깎아내리거나 폄하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직접 경험을 통해서 한국의 시스템이 가진 문제를 드러내고자하는 것 외에는 아무 목적이 없음을 미리 밝힙니다.) 20년쯤 전이다. 회사를 옮겨 자회사 사업부장으로 일하고 있을 때, 지방으로 출장을 갔다. 모회사의 그 지방 지사장은 대학선배이었고, 모회사에서 그 분이 동문회 회장일때, 내가 총무를 맡았던 인연이 있어서 아주 잘 아는 분이기도 했다. 그 분은 운좋게도(?) 정년퇴임 1~2년을 앞두고 막차로 .. 더보기
시스템이 문제다 (1) 이번 세월호 사고를 보며 많은 것을 생각했습니다. 우선 아이들이 희생된 것에 마음이 아팠습니다. 그것도 가난한 동네의 넉넉하지 못한 가정에서 힘겹게 살아가는 아이들이 희생되었다는 사실이, 마치 내가 희생자가 된 양 억울하기까지 했습니다. 아마 어른들이 죽어갔다면, 아마 강남에 있는 어느 고등학교 아이들이 희생되었다면, 이렇게까지 억울한 마음이 들지는 않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는 한국에서 40년을 살고, 이민을 떠났습니다. 부모님을 따라 가족이민을 갔다거나, 유학을 했다거나, 6~70년대 몇 백 불만 손에 쥐고 떠났던 분들과는 많은 차이 - 저는 30만 불이 넘는 적지않은 돈을 갖고 갔으니까 - 가 있지요. 가장 각광받는 신도시에 빚 하나없이 30평대의 아파트도 있었고, 지금은 '신들도 다니고 싶은 직장..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