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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이야기

운동의 효과

(2012년 9월 22일에 작성한 글)

 

지난 5월 17일 '건강 챙기기'라는 제목으로 글을 쓰기도 했지만, 지금까지 꾸준히 새벽운동을 하고 있다.


제주에서 생활하면서 불규칙적인 생활을 하면서, 규칙적인 운동은 하지 못했었다. 올렛길을 걷고, 집 주변을 하루에 한 두 시간씩 걷는 것으로 운동을 대신했었는데, 지난 겨울에는 그것마저도 띄엄띄엄 했을 뿐이었으니, 지난 봄에 다시 시작했을 때는 쉽지 않았다. 엎드려서 팔 굽혀펴기는 30회만 해도 통증이 왔었고, 윗몸 일으키기는 20회만 넘어가면 헉헉거렸다.


오늘 새벽에도 거실에서 체조를 끝내고, 5시 40분에 근처 초등학교 운동장으로 뛰러 나갔다가 다소 색다른 경험을 했다. 처음 운동장을 뛰기 시작할 때는 트랙을 열 바퀴 돌기에도 벅찼는데, 문제는 횟수 세기였다. 뛰다 보면, 이게 일곱 바퀴 짼지 여덟 바퀴 짼지 헷갈리는 거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시간 재기'다. 스톱워치로 재보니 한 바퀴 도는데 90초 가량이 걸렸다. 즉 두 바퀴에 3분, 열 바퀴면 15분인 셈이다. 그래서 12바퀴, 18분 동안 뛰기로 했고 죽 그렇게 해왔다.


뛰어서 학교까지 가는데 5~6분, 돌아오는데는 일부러 둘러서 걸어오기 때문에 총 40분이 소요된다. 벌거벗고 하는 체조까지 포함하면 하루에 1시간을 건강을 위해 투자하는 셈이다.


여덟 바퀴를 돌면 뛰는 것이 지겨워지기 시작하고 힘이 들었지만, 날이 거듭될수록 조금씩 수월해지긴 했다. 오늘도 아무 생각없이 새벽의 신선한 공기를 들이키며 운동장에 들어섰고 시간을 보았다. 5시 47분이었다. 6시 5분까지 뛰어 18분을 채우면 목표인 12바퀴를 뛰는 셈이다. 스마트 폰으로 팟캐스트를 들으면서 한참을 뛰었다. 얼마나 뛰었는지 보기 위해 스마트 폰의 스위치를 눌렀다. 6시 6분을 지나고 있었다. 12바퀴를 다 돌았는데도 그리 힘든지 몰랐던 것이다. 깜짝 놀랐다. 시간을 잘 못 쟀나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물론 이마에는 땀방울이 다른 날 만큼 흐르고 있었다.


체조도 그렇다. 소파에 다리를 얹고 푸쉬업을 하는데, 아주 힘들다고 느껴질 때까지 하고 다섯 번을 더 한다. 최근에는 보통 8~90개를 하고 백 개를 넘길 때도 있다. 윗몸 일으키기는 35회를 한다. 6개월 정도 했으니, 운동한 효과가 나타난 덕분이라고 이해하고 있다. 몸도 더 단단해졌음을 느낀다. 문제는 체중이다. 전혀 줄 생각을 하지 않는다. 늘지도 않지만.


<후기>

모든 분들에게 운동을 하시라고 제 경험을 소개했습니다.

30대는 선택, 40대는 필수, 50대 이후에는 목숨이라고 합니다.


여기 또 건강한 삶의 모습이 있어 소개합니다. 오늘 갔던 장날의 모습입니다. 추석 대목을 앞둔 활기찬 오일장에서 사람 사는 냄새를 흠뻑 맡고 왔습니다.


- 어물전에서 나는 비릿내도 고소하게 느껴져 즐겁습니다. 


- 좁은 통로가 사람들로 가득합니다. 누군가는 내 발등을 밟고도 아무 소리 안 하고 그냥 지나갔습니다.


- 제사상에 올려질 과일들이 빛깔을 뽑내고 있습니다. 태풍의 영향으로 무척 비쌉니다. 금년 제사상은 그리 풍성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조상님들도 이해하시겠지요.


- 제주 밀감시즌이 돌아왔습니다. 아직은 시작이라 무척 비싸네요. 한참 때는 20키로 한 박스를 만 원에 산 적도 있습니다. 물론 장에서는 아니고, 농장에서 입니다.


- 난감해 하는 이 분의 표정은, 너무 비싸다는 뜻이겠지요.


- 상처가 나서 제사상에 올릴 수 없는 것들은 많이 쌉니다. 포도가 두 송이에 만원, 약 10불 하네요, 미국에 계신 분들 그곳에 계실 때 많이 드시기 바랍니다, ㅎㅎㅎ


- 상품이 담긴 박스가 산처럼 쌓여 있습니다. 저게 다 오늘 팔리겠지요.


- 팔고난 바구니에 다시 물건을 진열하는 아주머니의 손길이 분주합니다.


- 이 많은 박스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배가 부릅니다.


- 사람 사는 냄새가 흠뻑 납니다.


- 배가 하나에 3불, 사과가 하나에 2불. 이곳에서 약식으로 제사를 지내고 있습니다. 와이프가 제수용으로 몇 개 고르더군요.


- 야채상들이 모인 곳입니다.


- 맛있어 보이지요. 이 젓갈만으로도 한 그릇 뚝딱 할 것 같습니다. 욕심이겠지만.


- 이 분의 표정이 재밌게 잡혔습니다. 돈은 주고 받는데 무슨 문제가 있는지.


- 주전부리 파는 곳입니다.


- 족발과 순대를 보니 소주가 생각납니다.


- 육지에서는 양파가 흉년으로 많이 비싸다고 하는데, 이곳에는 양파를 잔뜩 쌓아두고 있습니다, 그려.


- 악세서리 파는 곳도 있습니다. 미국의 뷰티샾인 셈이네요.


- 거리 음식이 빠질 수 없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이곳을 즐겨 찾았는데, 먹고 나서 올라오는 트림이 아주 기분이 나빠 지금은 이용하지 않습니다. 떡복이, 오뎅, 튀김, 꼬치 등 삼천 원이면 실컷 즐길 수 있습니다.


- 뻥뛰기 기계도 자동화가 되어 모터가 돌리고 있습니다. 세 개가 한꺼번에 돌아가니 공장인 셈입니다. 정겹습니다.


- 각종 뻥튀기 제품들이 진열되어 있습니다. 손주들에게 하나씩 사주세요, ㅎㅎㅎ


 - 한 바퀴를 돌고 다시 어물전으로 돌아왔습니다.


- 제주 장날 구경 잘하셨습니까? 사람 사는 냄새에 취해 보셨습니까? 어릴 때 향수를 느껴 보셨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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