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희망과 행복

가을아침(秋朝)의 역설적 단상 드디어 약속한 일을 끝냈다. 장장 5주에 걸쳐 궂은 날을 제외하고 아침부터 어두워질 때까지 쉼 없이 케이블을 자르고 연결하는 단순한 일을 반복했다. 사실 육체적으로 고된 일은 더 이상 싫었다. 평상시 같으면 거절했겠지만, 한국을 방문했던 딸아이 부부가 돌아가고 난 후, 마음이 영 허전해서 아무 것도 손에 잡히지 않을 정도로 잡념이 심했다. 책을 펼쳐도 글자가 눈에 들어오지 않았고, 부질없이 불쑥불쑥 찾아드는 자책과 회한으로 괴로웠다. 그러던 중 제주에서 사귄 친구 P가 그리 힘든 일이 아니니 11월 말까지만 도와달라는 말에 전혀 망설임 없이 나섰다. 기대했던 대로 시간은 잘 갔다. 길바닥에 퍼질러 앉아서 하는 일이지만 20가닥의 가느다란 통신선을 착오 없이 연결하는 일에 집중하지 않으면 실수하기 쉬웠으므.. 더보기
잡담한설(雜談閑說) - 13 ● 인간이 미래에 더 나아질 수 있다는 희망을 잃었을 때, 오히려 더 행복해질 수 있을까? 그렇다는 이론을 일본사회의 젊은이들을 예로 들어 설명한 책이 있다. “오늘의 젊은이들은 ‘내일이 더 나아질 것이다’라는 생각을 믿지 않는다. 그들의 눈앞에 펼쳐져 있는 것은 그저 끝나지 않는 일상일 뿐이다. 그래서 지금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인간은 미래에 대한 희망을 잃었을 때 비로소 행복해질 수 있다.”고 한다. (관련기사 보기) ● 한국은 OECD 국가 중에서 불명예스러운 기록은 다 갖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중에서도 안타까운 것은 '2015 더 나은 삶 지수(Better Life Index 2015)'에서 11개 세부평가부문 가운데 '사회적 연계(Social Connections)' 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