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행복의 조건

성공적으로 나이 들기 (4) 모던 재즈에 심취했던 젊은이가 있었다. 50세 이후에 클래식을 더 좋아하게 된 그는, 모던 로큰롤에 빠진 자식들이 못마땅했다. 자신은 달라진 것이 없고, 요즘 젊은이들의 음악적 취향이 자신들과는 달리 저급해졌다고 폄하했다. 하지만 그랜트 그룹에 속한 그의 옛 인터뷰 기록을 조사해보니 변한 사람은 바로 '그'였다. 로큰롤을 좋아하는 자식들도 그의 나이가 되면 클래식에 빠질 가능성이 다분하다. 이 짤막한 사례에 교훈이 있다. 그랜트 그룹은 내 선친과 비슷한 연령대다. 물론 아버지는 하버드는커녕 국민학교조차 나오지 못한 분이니 사례를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다. "아새끼래, 민하게 구누만. 노래 같은 걸 들으라우. 그거이 괴함이지 노래네!" 비틀즈나 딥퍼플을 듣는 나를 이해하지 못하셨다. 내 아이들이 20대에 .. 더보기
성공적으로 나이 들기 (1) 금년을 시작하면서 ‘행복’을 화두로 삼았던 것이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8월 말로 접어들며 가을의 문턱으로 성큼 들어섰다. 이틀 사이에 하루 최고 기온이 12℃(22℉)나 떨어져서, 더웠던 게 언제였지 하는 생각마저 들게 한다. 이렇듯 간사한 게 인간의 마음이다. 독서의 계절이라는 가을이 열리는 즈음에, 년초에 화두(관련 글1, 관련 글2)로 삼았던 ‘행복’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케 하는 책을 만났다. 하버드 대학교 의대 조지 베일런트(George E. Vaillant) 교수가 2002년에 펴낸 ‘행복의 조건’이라는 제목으로, ‘하버드 대학교 성인발달연구’라는 부제가 붙은 책이다. 원제는 ‘Aging Well’과 ‘Study of Adult Development’로 ‘행복의 조건’이란 제목은 책을 팔.. 더보기
가장 살기 좋은 곳 가장 살기 좋은 곳이 있다면 어떤 곳일까? 언제든 따먹을 수 있는 달고 향기로운 열매가 달린 나무들이 있고, 맑은 바다에는 낚싯줄만 드리우면 고기가 잡히고, 어느 곳과 견줘도 될 만한 뛰어난 경치가 있고, 트래픽은커녕 공해나 범죄도 없으며, 추위와 더위도 없는 곳이라면 어떨까? 아담이 선악과를 따먹어 쫓겨난 에덴과 같은 곳 말이다. 2주 전에 KBS 인간극장에서 ‘남태평양의 그 남자’를 여름특집이라는 명목으로 재방영했다. 3년 전 뉴저지에서 감동으로 보았던 프로였지만, 다시 보아도 또 다른 감동으로 다가왔다. 에덴을 연상케 하는 남태평양의 섬나라 미크로네시아에 사는 쉰 살(지금은 53살)의 김도헌 씨 이야기다.(관련글 보기) 그곳의 원주민 여인과 결혼해서 현지의 한국의 해양연구소에서 계약직원으로 일하는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