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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입관

듣고싶은 것만 듣고, 보고싶은 것만 본다. (2013년 8월 27일에 작성한 글) 선입관(先入觀)이라는 말을 글자 그대로 해석한다면, '미리 들어가 자리잡은 개념이나 생각'이라는 뜻일 게다. 어릴 때는 아무 개념이 없지만, 살아가면서 부모나 형제로부터 또는 학교에서 습득한 개념들이 자리잡는데, 이렇게 백지상태에서 자리잡은 개념들은 쉽게 그 자리를 내놓지 않으려고 한다. 청소년기에는 친구들을 통해서 개념이 자리를 잡기도 하고, 독서를 통해 습득한 지식도 신문이나 TV 같은 매스컴과 영화에서 보고 들은 것도 개념화에 기여를 한다. 그리고 그렇게 터를 잡은 관념은 눈과 귀를 통해 나중에 들어오는 이종(異種)의 개념에 쉽사리 자리를 양보하지 않는다. 우리가 보통 일컫는 '텃세'라는 것이 사람 간의 관계뿐만 아니라 우리 인간 안에서도 자리하고 있다. 그러.. 더보기
가르마 바꾸기, 둘 (2012년 9월 13일) - 난, 제주는 싫어요! 지금까지 댓 번을 갔는데, 갈 때 마다 태풍 불고 비오지, 비행기는 커녕 배도 안 뜨는 거야! 정말 혼났어, 얼마나 비바람이 거세게 치는지, 차를 타고 가는데 차가 다 기우뚱거리더라니까! 제주는 어떠세요? 라는 질문에 해남 땅끝마을에서 만난 75세 장로님은 머리를 설레설레 흔들며 말했다. 그 분에게 제주를 떠올리면 악몽이 생각나는 모양이었다. 반면, 엊그제 만난 최선생은 제주에 대해 아주 좋은 선입견을 가졌다. 40여 년 전 10대 후반에 제주를 처음 방문한 이래, 지금까지 기회 있을 때 마다 열 번도 더 다녀갔고 급기야는 제주를 은퇴지로까지 생각하고 있었다. 가르마 바꾸기가 그렇게 힘든 것 처럼, 한 번 들어와서 자리잡은 선입견을 바꾸기란 쉽지 않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