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썸네일형 리스트형 아들과 바둑, 그리고 하사비스 “아빠는 바둑을 배우라고 하는데, 저는 무엇 때문에 바둑을 두는지 이해할 수 없었어요. 바둑은 왜 두는 거예요?” 몇 해 전 아들과 대화중에 들었던 말이다. 나는 아무 소리도 못하고 속으로 한숨만 쉬었다. 기억은 50년 세월을 훌쩍 뛰어넘는다. 코흘리개 시절 방학이면 성북구 하월곡동에 있는 친척집에서 지냈다. 나이가 열댓 살이 많은 고모와 삼촌들도 있었지만 나보다 어린 삼촌도 있었다. 매미소리가 요란하던 어느 여름날 대학교수인 할아버지와 대학생인 삼촌이 대청마루에서 바둑을 두었다. 나와 내 또래 삼촌은 아무것도 모르면서 바둑판을 구경했다. “야, 야, 여기 한 수만 무르자, 거기가 아다리(註: 단수를 의미하는 일본어로 당시의 언어)인 걸 못 봤어. 그냥 따면 어떡해.” “아버지 무르는 게 어딨어요, 이것..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