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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위

사위傳(完) 여동생은 한국을 찾은 조카부부를 위해 한옥을 체험하라며 부천시에서 운영하는 전통한옥에서의 숙박을 마련했다. 널찍한 대청마루와 노란 종이장판이 깔린 온돌방이 꽤나 깔끔했다. 문제는 수요일 하루만 예약이 비어 있었다. 호텔을 체크아웃하고 짐은 프런트에 잠시 맡긴 후에 남대문 시장을 아이들과 둘러보며 필요한 쇼핑과 식사를 했다. 오후에 아이들 고모부가 차를 갖고 와서 예약한 한옥으로 가방을 옮겼다. 다음날 사위의 외숙모와 경복궁에서 약속이 있다며 아침 일찍 한옥을 나섰다. 외숙모는 경복궁 영어 가이드 투어를 준비하고 조카부부를 구경시키고 싶었던 모양이었다. 나는 젊은이의 메카라는 홍대입구에 시간이 되는 조카들을 나오게 했다. 피난민의 자식으로 친척이 별로 없던 나는, 미국과 한국에 떨어져 살더라도 아이들만큼은.. 더보기
사위傳 제주에 정착하고 나서 일 년쯤 되었을 때, 세 아이 중에서 큰 아이가 가장 먼저 제주를 찾았던 때가 2012년 3월이었다. 오는 날이 장날이라고 제주공항 하늘 위까지 왔던 항공기는 갑자기 짙어진 해무 탓에 김포로 회항하는 우여곡절을 거쳐 다음날이 돼서야 겨우 조우할 수 있었다. "아빠, 비행기가 곧 착륙한다고 안내방송을 하고 나서 계속 빙빙 돌기만 하는 거야. 30분도 더 그러더니 해무 때문에 착륙이 어려워서 김포로 돌아간다고 하는데, 나는 해무가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서 답답한 거야. 그래서 스튜어디스를 불러 물어보았더니 옆자리 아저씨가 한심하다는 듯이 나를 쳐다보더라." 그렇게 만난 아이가 자신이 결혼을 전제로 사귀고 있다는 남자에 대한 이야기를 처음 들려주었다. 원래는 남자 친구의 모임에서 만난 남자..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