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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내 아들은 비정규직 자식들이 모두 성인이 된 탓인지, 아니면 은퇴하고 아이들과 멀어져서 무기력하게 사는 자격지심 탓인지는 몰라도 아이들 눈치를 보게 된다. 너희들이 보고 싶어서 뉴저지에 가려고 하는데 언제가 좋겠느냐고 물어본 것도 그런 까닭이었다. 딸아이의 결혼식 때 갔다 오면서 남은 아이들도 곧 짝을 만날 걸로 생각했고, 어차피 그때 가면 될 걸로 생각했던 것이 벌써 4년이나 지났다. 그동안 미혼인 딸은 남자 친구를, 아들은 여자 친구를 만나 사귀는 것 같더니 헤어지고 말았다고 들었다. 4개월 전에 딸과 사위가 다녀갔지만, 그 아이들이 다녀간 이후로 마음에 구멍이 뚫린 듯 허전함이 좀처럼 가시지 않았다. "여행은 그때 가봐야지 알아요. 요즘 일이 많아지고 있어서요." 아들에게서 받은 카톡이다. 이번에 가면 아이들과 멀지 .. 더보기
아들의 방문 (2011년 9월 22일) 아들 놈이 한국에 왔다. 중학교 이후로 처음이니까 13년 만에 성인이 되어 자신이 태어난 나라를 찾은 것이다. 제주에서 김포로 가서 리무진을 타고 인천공항으로 녀석을 맞이하러 갔다. 나는 도착 예정시간보다 한 시간 일찍 도착했고, 비행기는 한 시간 가량 연착했으니 두 시간을 기다려야 했지만, 공항의 중앙무대에서 무료로 벌이는 퍼포먼스도 보고 공항의 구석구석을 구경하면서 시간을 때웠다. 작년 11월 미국을 떠나기 전에 뉴저지에 들려 보고 왔으니 1년도 채 되지 않았지만, 아이들은 항상 보고싶고 그립다. 그 그리운 모습이 환한 웃음을 지으며 출구에 나타났다. 다음 날, 제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유해가 있는 납골당으로 가서 간단히 예를 올렸다. 할아버지는 돌이 지난 후 한 달만에 돌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