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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석희

앵커브리핑과 항소이유서 '땡전뉴스'라는 것이 있었다. 전두환 군사독재 시절 '땡'하는 아홉 시 시보와 함께 TV에서 뉴스를 전하는 앵커의 첫마디가, "전두환 대통령은 오늘 ~~" 하면서 그날의 대통령 동정을 첫 소식으로 전했기 때문에 붙여진 비하다.(Youtube 동영상보기) TV를 '바보상자'라고 비하하며, 멍청한 사람들이나 TV 앞에 앉아 아까운 시간을 허비한다는 폭력적(?) 주장을 한 것도 '땡전뉴스'의 영향이 컸을 것이다. 혈기왕성한 서른 살 전후의 일이었으니까. 6년 전 한국으로 돌아온 후에 한국의 변한 모습에 감동이 여럿 있었다. 말단 공무원의 친절도 놀라움이었으나 더 큰 감동은 TV의 수준 높은 시사와 다큐 프로그램이었다.(지난 글 '한국은 이미 선진국이다.' 읽기) 일본의 NHK나 영국의 BBC에도 견줄만하다고 .. 더보기
탄핵정국을 보며 '대통령 탄핵'이라는 말을 처음 접한 것은, 미국의 '워터게이트' 사건 때문에 닉슨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신문지상에 오르내리던 고등학생 시절이었다. 유신의 서슬이 시퍼렇던 때라 그런 정도의 일로 대통령을 탄핵한다는 것이 잘 이해되지 않기도 했다. 결국 닉슨은 탄핵받기 전에 사퇴함으로써 탄핵되지 않았고, 따라서 유죄판결도 피할 수 있었으며, 240년이 넘는 미국 역사상 아직까지 탄핵된 대통령은 기록되지 않고 있다. 십수 년 전 미국에 살면서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 기사를 접했으나, 한국에 대해 별로 관심이 없었던 탓이었는지는 몰라도 '뭐 이런 걸 가지고 탄핵을 운운하나?'라고만 생각했다. 촛불집회를 하며 탄핵을 반대하는 민심을 도외시하고 국회는 탄핵을 가결했고, 그 여파로 2004년 총선에서 '열린우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