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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tter Life

성공적으로 나이 들기 (2) 주관적인 편견이나 오해 없이 사물을 객관적으로 판단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가 하는 것을 책을 통해 새삼 알게 되었다. 심지어는 자신이 살아온 과거조차 그릇되게 알고 있다는 것은 놀랍기만 하다. 예를 들어, 베일런트는 어떤 사람의 이야기를 책에 수록하고자 편지를 보냈다. 그에 관한 사연을 책에 포함해도 되는지 승낙을 받는 것이 목적이었다. 편지를 받은 그는 자신의 이야기가 아니라며(Wrong person) 반송했다. 30년 전에 인터뷰하면서 직접 들은 사연인데도 그는 까맣게 잊는 것을 넘어, 자신이 아니라고 믿었던 것이다. 물론 치매에 걸린 것이 아니라, 현재의 바뀐 상황이 과거의 기억까지도 왜곡한 것이다. 상황이 바뀌면 생각이 달라지고, 생각이 달라지면 사람도 다른 사람이 된다는 주장은 그럴 듯하다. 고.. 더보기
Better Life 를 찾아서 Ⅵ (2012년 7월 5일) 여행의 추억 3년 전 갑작스레 레이오프가 되고도 처음에는 크게 실망하지는 않았다. 주변에서 같이 일하자는 사람도 있었고, 걱정하지 말라고 격려해주는 사람들도 많았기 때문이었다. 줄어들게 될 수입이 걱정되었을 뿐. 그러나 한 두 달이 지나면서, 돌아가는 상황이 점점 어려워지자 주변 사람들도 점차 말을 바꾸기 시작했고, 다시 잡을 구한다는 것은 요원해져 갔다. 그래서 떠난 여행이었다. 현실을 떠나 마음을 정리하며, 최선의 방안을 찾고 싶었다. 미국의 동쪽 끝으로만 다녔다. 뉴저지 남쪽 끝 Cape May에서 카페리를 타고 델라웨어 루이스로 갔고, 거기서 동쪽 해변을 따라 버지니아 비치로, 거기서 동쪽 끝으로 노스캐롤라이너 아우터 뱅크(Outer Bank)를 따라 남쪽으로 내려갔다. .. 더보기
Better Life를 찾아서 Ⅳ (2012년 3월 19일) - 감히 누구 앞에서 땡깡이야, 기껏 과장이었던 주제에! '더 나은 삶'을 찾아 떠난다는 것은 현재의 삶에 만족할 수 없다는 의미다. 내 스스로가 그랬다. 다니던 정부기업 자회사에 사장이 바뀌자 하루 아침에 모든 것이 바뀌었다. 권위적인 새 사장님은 결재받으러 찾아가면 만나기도 힘들었지만, 이야기하는 것은 더 어려웠다. 모회사에서 부사장을 하다가 낙하산으로 사장으로 내려오신 높고 귀하신 어른은, 모회사에서 기껏 과장으로 있다가 - 과장 신분으로 높으신 부사장을 업무상 만날 일은 전혀 없다. - 자회사에 와서야 겨우 부장 노릇을 하는 젊은 친구가 자신의 뜻을 거슬리려하자 호통을 친 것이다. 결재판을 들고 사장실을 나서며 암담하고 처량한 마음이 되었다. 과장 하나, 대리 둘이 전부.. 더보기
Better Life를 찾아서Ⅲ (2012년 3월 15일) 영화의 클라이막스 부분에서 주인공(카를로스)은 아들(Luis)과 면회한 자리에서 이렇게 이야기 한다. - 왜 내가 너를 가졌는지 물었지? 내가 사는 마을에서 누구나 그렇게 하는 것 처럼 나도 그렇게 하고 살았어. 그러다가 노비아(아이의 엄마인듯)를 만났고 결혼을 했단다. 그리고 북쪽(아마 미국을 뜻하는 듯)으로 갔다. 인생이 어떻게 달라질지 몰랐으니 할 수 있었던 일이었다. 그렇게 우리는 이곳(미국)에 왔고 너를 가졌지. 왜냐고? 네 엄마와 나는 무척 서로 사랑했단다. - 그런데 사람은 변하는 거더라. 그리고 이곳은 모든 게 다르더군. 네 엄마도 변했지. 네 엄마는 내가 줄 수 있는 것 보다 더 많은 것을 원했어. 그렇게 네 엄마는 떠나갔어. 그리고 나는 너와 함께 외롭게 남게.. 더보기
Better Life를 찾아서Ⅱ (2012년 3월 9일) - 한국에서는 일 잘하는 사람이나 일 못하는 사람이나 봉급이 똑 같잖아. 8시간만 일하고 땡하고 가는 사람이나 12시간씩 일하면서 회사에 크게 기여하는 사람이나 차이가 없다는 것이야말로 공평한 것이 아니지. 봉급은 입사년도에 따라 호봉으로 결정될 뿐이고 능력은 무시되는 게 얼마나 불평등한 거야. 직장에서 알게 되어 친하게 된 K군이 한 말이다. 한국에서 회사생활을 할 때 겪었던 불만을 토로하고 있는 것이다. 당시 그 회사에서는 그랬다. 즉, 그가 한국을 떠난 이유다. 그는 나보다 한 해 늦게 미국연수를 다녀온 후, 1년을 준비해서 1986년 8월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다. NJIT(NJ Institute of Technology) 대학원 과정에 입학했으나, 주립대학에서는 조기 졸업.. 더보기
Better Life를 찾아서Ⅰ (2012년 3월 7일) - 1968년에 맹호부대로 월남전에 참전했어요. 군수품 담당 보급병으로 미군을 상대했었는데, 그들의 풍족한 물자를 보고 놀랐어. 실탄이든, 폭탄이든, 음식이든 달라는 대로 주는 거야. 그때 결심했어요. 제대만 하면 미국으로 가겠다고. - 제대하고 1년 동안 준비해서, 결혼 3개월 만에 미국에 갔어. 혼자 가려니까 약혼이라도 하고 가라는 거야. 그런데 집에서는 약혼하고 갈 바에는 결혼하고 가라더군. 그래서 결혼만 하고 혼자 미국으로 간 거지. 집사람은 나중에 왔고. - 40년을 살았어요. LA에서 15년, 그리고 시애틀에서 25년을 살았는데, 돈도 많이 벌어보았고, 지인에게 속아 다 날려도 보았지만, 쉴 새 없이 일한 덕분에 노후는 별 걱정이 없어요. 자식들도 다 성공해서 잘 살고..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