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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생활

내가 만나본 분들 (9) - 나의 꿈 (2013년 9월26일에 작성한 글) - 내 꿈이 뭔지 알어? 1978년이야, 내 나이 서른 두 살에 스물 네살 마누라를 데리고 미국에 왔던 해가. 엘에이 공항에 내렸을 때 주머니에 딱 3백불 있었어. 다음 날부터 개스 스테이션에서 펌핑을 했지. 닥치는 대로 일했어! 세 가지, 어떤 때는 네 가지 파트 타임 잡을 했으니까. 다행인 것은 내가 영어를 좀 할 줄 안다는 거였지. 열 세 살 때부터 파주에서 영외에 거주하는 미국장교들에게 'The Star'라는 신문을 돌렸는데, 그 때 영어를 좀 배웠어. 개스 스테이션에서 일하다가 어떻게 인연이 닿아 자동차 매케닉 써티피케잇을 따게 되어, 자동차 부품가게를 차리고 한 쪽에서는 정비공장도 했지. 한 때는 엘에이에서 한인이 하는 자동차 부품가게로는 제일 크게 했어... 더보기
내가 만나본 분들 (8) - 강목수 (2013년 9월24일에 작성한 글) - 지금 내 나이 76세인데, 내가 그 글을 쓴 것이 환갑 때니까 16년이 되었네요. 그 글 때문에 신문사와 여성지 등 인터뷰도 많이 했습니다. 어디선가는 영화로 만들겠다는 이야기도 있었는데, 3국을 돌아다니며 촬영을 해야 하니 예산이 너무 많이 든다며 포기했다고 들었습니다. 지난 해 8월 '강목수 스토리'란 제목으로 '내가 경험한 이민생활'란에 13회에 걸쳐 연재한 적이 있다. 언제인지는 모르지만 이민생활 초창기에 인터넷 상에 떠도는 재밌는 이야기를 갈무리해둔 것이 있었는데, 그걸 컴퓨터에서 발견하고 원작자의 허락도 없이 연재를 한 것이었는다. 당시 많은 분들이 실감나는 이야기 전개에 흥미 있어 했으며 댓글도 많이 달렸었다. 이 분을 만난 것은 뉴저지 킹 사우나에서.. 더보기
내가 만나본 분들 (7) - 골프 (2013년 9월23일에 작성한 글) 이민사회에서 골프는 빼놓고 이야기할 수가 없을만큼, 많은 한인들은 골프를 즐긴다. 쉽지 않은 이민생활에 쌓인 스트레스 해소에 골프만한 운동이 없을 뿐더러, 구역회 같은 친목회에서 골프만한 재밌는 공통화제도 드물다. 반스앤노블 같은 대형서점에 가면 골프유머가 한 서가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골프에 관한 화제는 끝이 없다. 대접하고 싶은 사람이 있고, 그 사람이 골프를 친다면 서슴없이 골프를 제안한다. 이번 미국방문 길에도 ㄱ사장님이 골프를 제안하셨다. 전에 써놓은 글을 읽으셨는지, 뉴저지 모리스 카운티에 있는 유명 퍼블릭 코스인 플랜더스 밸리 골프코스를 예약하는 바람에 유혹을 떨치기가 힘들었다. 단지 역이민 카페에서 만난 ㄱ사장님을 골프코스에서 처음 뵙고 인사를 나누.. 더보기
내가 만나본 분들 (6) (2013년 9월11일에 작성한 글) 나는 그 분들이 내 이야기를 듣고 싶어하는 줄 알았다. 2009년 7월 우여곡절 끝에 이주한 LA에서 몇 개월이 안 되어 크게 실망스러운 일을 겪고나서, 마음을 달래기 위해 중앙일보 블로그에 글을 썼던 2010년부터 제 글을 따라오신 분도 있었지만, '역이민'을 실천한 사람을 만나 직접 궁금한 이야기들을 듣고 싶어하는 줄 알았다. 많지도 않은 나이에, 빠듯한 돈을 가지고 제주에서 은퇴생활을 하는 나에게 생활비는 얼마나 드는지, 어떻게 소일을 하는지, 후회는 하지 않는지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싶어하는 줄 알았다. 하지만 그건 혼자만의 착각이었다. 내 놓은 자식이 결혼하는 것도 아닌데, 결혼날짜에 임박해서 손님처럼 - 사실은 글자 그대로 손님이었지만 - 사돈 될 분들을 .. 더보기
내가 만난 사람들 (5) (2013년 8월 22일에 작성한 글) "1970년대에 생긴 일이야, 1974년 9월 말이었지, 아마. 야, 그게 벌써 40년이 다 되어가네! 세월 참 빨라, 헛헛. 여기 LA에 살면 계절변화에 무뎌지니까 세월 가는 것도 사실 잘 몰라. 그 날 내가 어딜 다녀오느라고 좀 늦었어. 내가 가야 마감을 하고 종업원들이 퇴근을 하는데, 미안해서 종업원에게 전화로 퇴근하라고 했어. 가게에 와서 보니까 다 가고 캐쉬어 한 명만 기다리고 있더라고. 그래서 그날 마감만 인계 받고 얼른 들어가라고 했지. 나혼자 가게에 남아 장부 대충 보고 현금을 챙겨 문을 닫으려고 밖에서 셔터를 내리는데, 오른 쪽 귀 밑에 갑자기 서늘하고 차가운 느낌이 나는 거야. 야, 그런 공포는 난생 처음이었어. 순식간에 그게 권총이란 것을 눈치챘.. 더보기
내가 만나본 분들 (4) (2013년 8월 19일에 작성한 글) - 한국이 좋으세요? 다시 돌아올 생각 없어요? 한국에 갔다가 못 살겠다고 다시 돌아오는 사람들도 많다고 하던데...... ㅇ사장은 덴버에서는 가장 큰 한인 마켓의 주인이다. 고등학교 시절 절친이었던 친구를 만나러 콜로라도 덴버를 처음 찾았던 것이 30년 전인 1983 년이었다. 컴퓨터 회사의 연수생 시절 플로리다 멜번에 위치한 Harris Control Division에서 트레이닝을 받가다 SMD(Storage Module Drive)라는 하드 디스크 교육을 받기 위해 캘리포니아 실리콘 밸리 서니베일에 자리한 CDC(Control Data Co.) 교육센터에 가는 길에 들린 이후로, 미국에 방문할 기회가 있을 때마다 오며 가며 들리곤 했었다. ㅇ사장은 친구의 친구.. 더보기
내가 만나본 분들 (3) (2013년 8월 14일에 작성한 글) - 아니예요, 아직도 많은 분들이 적법한 체류신분을 가지지 않은 채 살고 있습니다. 내가 다니는 교회만 해도 절반 이상이 불법 체류자들입니다. 신도들을 무조건 많이 모으려고 그런 사람들에게 자기 교회에 나오면 신분을 해결할 수 있다고 무책임한 말을 하는 목사 때문에 혹시나 하고 교회에 나오는 사람들이지요. 미국경기가 나빠져서 불법체류 하는 사람들은 이제 별로 없지 않느냐는 내 말에 ㄱ선생이 반박하고 있었다. - 사실, 역이민 카페에 들어와서 글이라도 볼 수 있는 분들은 형편이 아주 좋은 분들입니다. 60이 넘어 컴퓨터를 사용하고 인터넷을 할 수 있는 여유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된다고 봅니까? 자식들이 대학을 나오고 괜찮은 직장에 다니는 이민자들이 몇 %가 된다고 생각.. 더보기
내가 만나본 분들 (2) (2013년 7월 26일에 작성한 글) 2. ㅅ선생의 집은 전형적인 미국 중산층이 사는 교외지역에 있었다. 깨끗하고 깔끔한 서버번의 다운타운을 벗어나 숲속으로 난 왕복 2차선의 아름답고 좁은 도로를 지나 들어선 동네는 띄엄띄엄 집이 떨어져 있어 한 눈에도 평화스럽고 조용한 곳임을 알 수 있었다. 내 아이들이 사는 팔팍과는 전혀 달라 마치 다른 나라에 온 듯한 느낌도 들었다. 내가 처음에 정착했던 뉴저지 모리스 카운티 덴빌이라는 타운도 전형적인 서버번이긴 했지만, 이만큼 한적한 모습은 아니었다. 미국에 산다면 이런 곳에 살고 싶다는 생각이 얼핏 들었다. 전형적인 콜로니얼 스타일의 집 내부를 구경한 것은 아니나, 3 카 게러지가 보이는 것으로 보아 너댓 개의 침실에 화장실도 세 개 이상 있겠다 싶었다. - .. 더보기
내가 만나본 분들 (1) (2013년 7월 23일에 작성한 글) 1. - 가장 큰 문제는 언어예요. 물론 일상적인 생활에는 문제가 없지요, 그래도 30년 넘게 미국에서 살았고, USPS(우체국)에서 13년째 일하고 있으니까. 그래도 언어에 대한 스트레스는 큽니다. 실내 스피커로 어나운스하는 내용은 웅웅거려서 알아듣기 힘들어요, 전화로 업무를 할 때는 아직도 여전히 긴장하게 되구요. 한국으로의 역거주를 생각하는 가장 큰 이유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ㅇ선생이 대답하고 있었다. 우리는 '파리바케트'라는 한국빵집에서 커피와 팥빙수를 시켜놓고 3시간이 넘도록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나처럼 평범한 인상의 ㅇ선생은 평생 바르게만 살아온 듯한 모습이었다. 하나 뿐인 아들도 다 컸고, 나이로 보나 경제적인 상황으로 보나 내가 판단하기에는 편..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