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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가짜 뉴스 (Fake News) (상) 10년 전 회사 일로 중국을 방문했을 때 짝퉁시장을 간 적이 있다. 가짜 상품으로만 그렇게 어마어마하게 큰 시장이 형성될 수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여자 핸드백을 포함한 가방류, 시계, 보석, 장신구 같은 온갖 액세서리류, 아이팟 같은 전자제품류, 구두, 지갑, 벨트 같은 가죽제품류 등 몇 종류 되지 않는 상품들의 엄청난 양이 그 넓은 시장 골목골목과 빌딩을 가득 채우고 있는 것을 눈앞에 보면서도 믿어지지 않았다. 제대로 돌아보려면 하루로는 부족할 것 같았다. 중국지사에서는 젊은 여직원을 시켜 나를 안내하도록 했다. 키가 나와 비슷했던 그녀는 내가 관심을 보이면 나를 대신해 물건 값을 흥정했다. 주인이 3~4백 위안을 호가하면 무조건 백 위안으로 흥정을 시작했고 가격도 대충 그 근방에서 결정됐던 것이 .. 더보기
Glory taking, blame passing 모든 사극(史劇)에 필연적으로 등장하는 인물이 충신과 간신이다. 극에서는 분명하게 드러나기 때문에 언급할 필요가 있다고 느끼지는 않지만, 이 둘의 차이를 굳이 생각해본다. 먼저, 사극에서 충신들이 하는 언행의 특징들로, 이밖에도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머리에 떠오르는 것만 나열해보면 이렇다. - 자신이나 가정의 안위보다는 군주와 백성을 먼저 생각한다.- 옳고 그른 것의 사리분별이 분명하여 임금이 듣기 싫어하더라도 직언을 서슴지 않는다.- 신념과 소신이 쉽게 변하지 않으며, 이에 어긋나는 일은 추구하지 않는다.- 솔직하고 책략이 부족해서 모함이나 누명에 약하다. 반면에 이와 반대되는 행태가 간신들의 특징이겠으나 이 또한 나열해보자. - 군주와 백성이 어떻게 되던 일신의 영달과 가문의 광영이 중요하다.- 옳고.. 더보기
현명했던 그들, 어리석었던 나 - 한국에게 미국이 어떤 나란데! 미국이 없었다면 1950년 공산화된 김일성 치하에서 살게 되었을 것 아닌가! 세계 최빈국이었던 한국을 돕기 위해서 가장 부국이었던 미국의 젊은이들이 피를 흘렸기에 지금의 대한민국이 있는 것이 아닌가! 그런 그들의 군대가 한국에 주둔하며 훈련하다가, 사고로 아이 한 둘 죽은 게 무슨 큰일이라고 저렇게 난리지? 은혜도 모르는 배은망덕한 행위가 아닌가! 2002년 말 미국에서의 이민생활이 웬만큼 안정되었을 무렵이었다. 1년 전에 영주권을 받아서 처음으로 한국도 다녀왔고 큰 아이는 대학에 갔으며, 가정이나 회사나 사소한 문제 밖에는 없던 시절이었다. 되돌아보면 이민생활에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었다. 관심이 없었던 한국 관련 소식에 다시 주목하게 된 것은, 그해 여름에 있었던 월.. 더보기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으면 좋겠다 (노스텔지어라는 분은 인터넷에서 조우한 최고의 글쟁이 중의 한 분입니다. 만난 적은 없지만 촌철살인의 글이 좋아 그분의 불로그에 새 글이 올라올 때마다 가져오고 있습니다. 시를 표방하여 박 대통령을 풍자하는 글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으면 좋겠다코스모스 하늘대는 둑길을 지나고 철길을 건너그대 등에 기대어 한없이 걷고 싶다 인터넷 시대니 쇼셜 미디어(SNS)시대니 난리지만나와는 관계없다바쁠 때일수록 돌아가라고아이들이 죽어간다는 문서를 가지고세월아 네월아 한가롭게 자전거를 타고와서벨을 두 번 눌러도 그가 연서를 전하러 온우체부가 아니라는 것을 나는 안다어차피 읽어봐도 무슨 내용인지 모르니나와는 관계없다오늘 밤에 촛불이 바람에 번져도나는 나의 길을 꿋꿋이 가야 한다머리를 올리고 주름을 펴야 한다 아무도 .. 더보기
탄핵 무효표와 샤이 트럼프 지지자들 대부분의 국민이 예상하고 원했던 대로,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234표라는 압도적인 찬성으로 국회에서 통과되었다. 재밌는 것은 무효로 분류된 7표다. 이것들은 찬성을 의미하는 '가'라고 쓰고는, 그 위에 '○' 또는 '「」'를 그려 넣어 '㉮' 또는 '「가」'로 고의적인 무효표를 만든 것이다. 탄핵 투표 전에 야당과 비박계는 투표 후 폰으로 사진을 찍어두기로 했다. 무기명으로 진행하는 투표에서 만에 하나 탄핵이 부결될 경우, 사진을 공개해서 자신의 결백(?)을 공개하기로 방침을 세웠다는 것을 생각하면 이게 무엇을 뜻하는지는 짐작하기 쉽다. '부' 또는 '否'라고 쓰고 싶지만, 일단 '가' 또는 '可'라고 쓰고 사진을 찍은 뒤에 '○' 또는 '「」'를 써넣어 무효표를 만들어 사실상 반대한 것이다. 탄핵이 가.. 더보기
아프면 아프다고 말하자! 기억 속에서 최초로 병원에 갔던 기억은 중3이다. 등교 길 만원버스에서 누군가의 구둣발에 발등을 밟혔다. 쓰리고 아팠으나 담임에게 말하고 양호실에 찾아 갈 용기가 없었다. 그깟 걸 갖고 그러냐는 핀잔을 받을 게 두려웠을 것이다. 그냥 지나친 발등은 날마다 무섭게 부어올랐으며, 결국 너무 붓고 아파서 신발을 신지도, 학교에 가지도 못할 정도까지 되었다. 동네 의원의 나이 든 의사는 엄마를 시켜 나를 꼼짝 못하게 붙잡게 하고는 마취도 없이 칼로 째고 피고름을 짜낸 뒤 심지를 넣고 상처를 싸맸다. 살면서 그보다 더 아팠던 기억은 없다. 교련시간에 뙤약볕 아래서 모의총을 들고 행군훈련을 하면서 쓰러질 것 같은 어지럼증을 느껴도, 쌍코피가 주르르 쏟아지고 교관으로부터 양호실에 가라는 말을 듣고서야 양호실이나 숙직.. 더보기
자본주의, 함부로 쓰지 마라 5.16.2014. 넘쳐나는 세월호 사건에 대한 글 속에서 답답하여 한마디 합니다. 70억이 넘는 인구가 지구상에 살아가는데 사건 사고는 피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대부분 사고가 인재(人災)에 의함을 볼 수 있습니다. 천재(天災)라는 것도 사실 알고 보면 인간이 자연환경을 파괴하여 생기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문제는 사고 후 대처하는 방법이 선진국과 후진국이 확연히 다른 점을 봅니다. 그래서 선진국에서는 인재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후진국은 인명을 경시하여 사고도 자주 나지만, 인명구조에 낙후된 게 사실입니다. 대표적인 사고가 며칠 전 아프가니스탄에서 일어났습니다. 2700여 명이 산사태로 묻혔는데 구조노력도 하지 않고 단 하루 만에 '집단무덤'으로 선언했습니다. 마치 신이 노해서 산이 무너졌다고..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