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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2

생각의 운동법칙(후) 누구나 인정하듯이 마음을 담는 그릇은 몸이다. 영어로 마음을 ‘Heart’라고 하는 것을 보면 신체 중에서도 심장일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생각은? 누구나 알듯이, 머리다. 머리 중에서도 뇌가 생각을 담는 그릇이자, 생각을 작동시키는 엔진이다. 생각은 스스로 동작한다는 점에서 자동차와 논리적으로 흡사하다. 자동차의 엔진은 기름을 태워 움직이지만 생각은 보고 듣고 배워서 느끼고 기억한 것이 동력이 된다. 성능이 좋은 엔진은 몇 초 만에 일정 속도에 도달할 수 있는 것처럼, 머리가 좋은 사람의 지식도 보통사람보다 훨씬 앞선다. 성능이 좋은 자동차의 운전자는 사고를 낼 때도 타인에게 크게 피해를 준다. 좋은 두뇌를 소유한 마음의 의도가 불량할 때, 타인에게 주는 피해 역시 일반인과 비할 바가 아니다. 소년 .. 더보기
생각의 운동법칙(전) 생각과 마음은 같을까, 다를까? 영어단어로 바꾸면, 생각은 ‘Thinking’, ‘Thought’, ‘Idea’, 마음은 ‘Mind’, ‘Heart’이니까 다른 의미로 봐야 할 것 같다. 이성에 가까운 게 생각이라면, 마음은 본성에 근접한다고 하겠다. 인간이 태생적으로 선한 것인지 악한 것인지 논할 만큼의 지식은 없지만, 그런 게 있다면 그것은 마음일 것이다. 사람은 가정에서 학교에서 사회에서 보고 들으면서, 생각의 폭과 깊이를 더하며 발전시킨다. 부모로부터 건강한 체질을 받고 태어나기도 하는 반면에, 고혈압이나 당뇨 같은 병적인 유전인자를 받은 사람도 있다. 그러나 약한 체질도 꾸준히 운동하고 섭생과 절제에 노력한다면, 얼마든지 건강한 체질로 바꿀 수 있다. 타고난 마음이 성악설이나 성선설에 의한 것이.. 더보기
참척의 고통(慘慽之痛) 인간사에서 가장 큰 슬픔은 어떤 것일까?라는 물음으로 글을 시작한다. 유교문화권에서 농경사회를 살았던 우리 앞 세대는, 부모의 사망을 하늘이 무너지는 아픔이라는 의미의 천붕지통(天崩之痛)이라고 표현하여, 인생 최고의 슬픔으로 여겼다. 아버지로부터 전수받은 농경 지식으로 농사를 해서 먹고살았던 시대였으니 당연했다. 즉, 부모의 경험에 의지해서 씨를 뿌리고 추수를 하며 생계를 유지하다가, 부모의 죽음으로 인해 스스로 식솔의 생계를 책임져야 했으니 하늘이 무너진다는 표현이 과장만은 아니다. 어렸을 때 읽었던 무협지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소재로, 부모의 복수가 등장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부모를 살해한 원수를, 같은 하늘을 이고 살 수 없다는 불구대천(不俱戴天)이라며 최고의 무술을 연마한 후, 찾아가서 통쾌.. 더보기
좋은 담장이 좋은 이웃을 만들까? 담장은 사생활을 보호하고 사유 재산의 경계 표시입니다. 국경의 담은 국가 간의 경계를 표시하는 것이 당연합니다. 담은 내 재산의 경계 표시로 담을 쌓는 사람이 당연히 비용부담을 해야 하는 것이 상식입니다. 그런데 트럼프는 멕시코와 국경의 담 건설비용을 멕시코가 내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멕시코는 담이 필요치 않습니다. 국가 간 경제력 차이로 일어나는 인구 ‘삼투압’ 현상이 지속하기를 원하는 것입니다. 국경의 담이 의미 없다는 것은 캐나다와 미국 간의 담 얘기가 없는 것만 봐도 지극히 포퓰리즘 정책임을 알 수 있습니다. 담도 부족해 유리를 깨 담 위에 꽂아도 도둑은 넘습니다. 트럼프 같은 대통령이 탄생하게 된 것은 레이건 시대부터 본격화된 신자유주의 폐해입니다. 자본주의의 단점인 부익부 빈익빈의 .. 더보기
내 아들은 비정규직 자식들이 모두 성인이 된 탓인지, 아니면 은퇴하고 아이들과 멀어져서 무기력하게 사는 자격지심 탓인지는 몰라도 아이들 눈치를 보게 된다. 너희들이 보고 싶어서 뉴저지에 가려고 하는데 언제가 좋겠느냐고 물어본 것도 그런 까닭이었다. 딸아이의 결혼식 때 갔다 오면서 남은 아이들도 곧 짝을 만날 걸로 생각했고, 어차피 그때 가면 될 걸로 생각했던 것이 벌써 4년이나 지났다. 그동안 미혼인 딸은 남자 친구를, 아들은 여자 친구를 만나 사귀는 것 같더니 헤어지고 말았다고 들었다. 4개월 전에 딸과 사위가 다녀갔지만, 그 아이들이 다녀간 이후로 마음에 구멍이 뚫린 듯 허전함이 좀처럼 가시지 않았다. "여행은 그때 가봐야지 알아요. 요즘 일이 많아지고 있어서요." 아들에게서 받은 카톡이다. 이번에 가면 아이들과 멀지 .. 더보기
반기문 씨에게 배우는 겸손의 의미 '겸손'의 사전적 의미는 '남을 존중하고 자기를 내세우지 않는 태도가 있음(네이버 어학사전)'이다. 유사어로는 '공손', '겸양', '겸사', 반대말로는 '교만', '거만', '오만'이 있다. 영어에도 여러 단어가 있겠지만, 가장 많이 쓰이는 단어는 'humble'이다. 아이들을 키울 때, 직원들과 대화할 때, 가장 많이 사용한 단어였다. 말로 하기는 쉽지만 현실에서는 지켜지기 힘든 게 바로 "Be humble"이다. 내가 경험했던 이민사회도 그랬다. 낯선 타국에서 성인으로 만난 사람들은 종종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한국에서 어떤 일을 하고 어떤 학교를 나왔는지, 얼마나 대단했는지 과시하기 쉬었다. 묻지도 않았는데 S대를 나왔다고 말하든가, OO회사에서 얼마나 대단한 일을 했다든가 하는 식이다. 이민생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