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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1/09

도움이 절실한 사람들 뉴스는 대부분 자극적이다. 자극적인 이유는 간단하다. 뉴스도 상품의 일종이기 때문이다. 백화점에 진열된 상품과 마찬가지 이유로 눈에 잘 띄도록 하기 위해서 자극적일 필요는 충분하다. 라스베이거스에서 바카라로 수만 불을 잃었다는 것보다는 어쩌다 당긴 슬롯머신에서 수십만 불이 쏟아졌다는 기사가, 주식으로 큰돈을 벌었다거나 부동산으로 도널드 트럼프 같이 거부가 되었다는 기사가, 도박이나 주식, 부동산 투자 잘못으로 파산했다는 기사보다 독자의 흥미를 자극하는 것은 당연하다. 뉴스의 소비자는 독자지만 수익은 광고주로부터 온다. 독자가 많은 뉴스나 시청률이 높은 방송에 광고가 몰리고 수익은 커진다. 주식투자 대박기사에는 증권회사의 광고가 몰리지만, 주식실패로 자살한 사람의 기사에 광고하는 회사는 없다. 이민도 마찬.. 더보기
아들과 바둑, 그리고 하사비스 “아빠는 바둑을 배우라고 하는데, 저는 무엇 때문에 바둑을 두는지 이해할 수 없었어요. 바둑은 왜 두는 거예요?” 몇 해 전 아들과 대화중에 들었던 말이다. 나는 아무 소리도 못하고 속으로 한숨만 쉬었다. 기억은 50년 세월을 훌쩍 뛰어넘는다. 코흘리개 시절 방학이면 성북구 하월곡동에 있는 친척집에서 지냈다. 나이가 열댓 살이 많은 고모와 삼촌들도 있었지만 나보다 어린 삼촌도 있었다. 매미소리가 요란하던 어느 여름날 대학교수인 할아버지와 대학생인 삼촌이 대청마루에서 바둑을 두었다. 나와 내 또래 삼촌은 아무것도 모르면서 바둑판을 구경했다. “야, 야, 여기 한 수만 무르자, 거기가 아다리(註: 단수를 의미하는 일본어로 당시의 언어)인 걸 못 봤어. 그냥 따면 어떡해.” “아버지 무르는 게 어딨어요, 이것..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