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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다 나은 세상을 위하여/노스텔지어의 글 (퍼온 글)

박근혜 대통령이 유일한 업적으로 마지막 남길 수 있는 것

(1년만에 노스텔지어의 글이 올라와  퍼왔습니다. 역시 통찰력이 시원합니다. 즐감하시기 바랍니다. 원글보기)


8.13.2016.


오랜만에 글을 씁니다. 1년만인 것 같습니다. 글을 쓰지 않았더니 저의 글을 사랑해 주시는 여러분께서 많이 궁금해 하셨습니다. 심지어 죽은 것 같다는 메일도 여러 번 받았습니다. 전혀 이유는 없고 하는 비즈니스는 여전히 잘하고 있습니다. 단지 이유라면 저만이 알고 있는 글 구절 때문입니다.


나태 복음 제1장 7절에 나오는 글입니다. "쉴 때 확실히 쉬어라, 여행도 가슴 떨릴 때 해야지 다리 떨릴 때 하면 너무 늦다, 한 살이라도 젊었을 때 사랑도 창조해라"


우주가 도와주지 않아 사랑은 창조하지 못했지만, 글을 한 번 놓고 나니 자꾸 게을러졌습니다. 산으로 이사를 왔더니 자연 속에 묻혀 여유가 생겨 나태해진 것 같습니다.


오늘은 한국 경제에 관하여 글을 써볼까 합니다. 제가 아주 오랫동안 생각해 왔던 주제입니다. 한국 경제는 대통령의 결심이 중요하기에 정치적인 것을 빼고 논할 수 없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임기가 오늘로써 560일 남았는데 실질적으로 일할 수 있는 날은 1년여 남짓 남은 거로 봐야 합니다. 그런데 다른 분들은 어떤지 모르지만, 아무리 생각해 봐도 뚜렷한 업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대통령직을 가업으로서 가문의 영광이나 부친의 명예회복 정도로 이해했다면 한국 국민이 너무 불행합니다. 그래서 박 대통령이 마지막으로 뚜렷한 업적을 남길 수 있는 것 한 가지를 제안합니다.


언론에서도 가끔 보도하고 일부 학자들도 주장했습니다. 다름 아닌 한국의 화폐를 디노미네이션을 하라는 말입니다. 아직 공론화되지 않아 언어의 뜻도 잘 모르고 사용하는 것 같아 용어 정의부터 하겠습니다.


디노미네이션(denomination)이란 화폐나 채권, 주식 등의 액면 금액과 명칭을 의미합니다. 한국의 '원' 미국의 '달러' 일본의 '엔'과 같이 화폐의 명칭을 뜻합니다. 그러나 경제학적으로는 화폐단위의 하향 조정이라는 의미로 쓰입니다.


예를 들어 현재 화폐의 액면 단위를 1000분의 1로 낮추어 1,000원을 1원으로 하고 10,000원을 10원으로 하는 것을 말합니다. 그런데 디노미네이션(화폐 단위의 하향조정)을 하면서 새로운 화폐 명칭을 쓸 경우는 리디노미네이션(redenomination)이라고 합니다. '원'으로 쓰지 않고 '빙고'라고 바꾸면 리디노미네이션이라고 합니다. 화폐 개혁이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디노미네이션을 하게 되면(1000분의 1로 낮추면) 필연적으로 새로운 화폐 명칭이 나올 수밖에 없기에 리디노미네이션이 동시에 일어날 수 있습니다. 1,000원이 1원이 되므로 현재 백 원 단위는 소수점이 되어 '전'이라는 화폐 명칭을 쓸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없는 것은 2011년 한은법을 개정하면서 이미 '전' 단위 조항을 삽입해 두었기에 리디노미네이션은 필요가 없습니다.


이렇게 되면 한국이 지금은 단일 화폐 단위이지만, 디노미네이션을 하게 되면 미국처럼 이중 화폐 단위를 쓰게 됩니다. 달러/센트처럼 원/전으로 바뀌게 됩니다. 미주 한인들은 달러 이하를 센트로 하지 않고 전으로 쓰는 사람도 많습니다. 1달러 99전 등.


김영삼 대통령이 I am F 학점을 받았지만, 금융 실명제만큼은 잘한 정책이라고 누구나 인정합니다. 디노미네이션은 금융 실명제보다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파장이 큽니다. 그러기에 박근혜 대통령이 시행한다면 김영삼 대통령 못지않게 인정을 받을 것입니다.


디노미네이션을 하게 되면 많은 부작용이 일어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경고합니다. 대표적인 몇 가지를 보겠습니다. 2004년 1월(노무현 정권) 당시 한은 총재 박승은 디노미네이션을 실시할 때가 왔다고 주장하자 당시 김진표 부총리가 고액권 발행에는 찬성했지만 디노미네이션에는 반대해 물 건너갔습니다. "디노미네이션을 하면 돈 있는 사람들이 돈을 실물로 바꾸려고 하는 등 경제에 상당한 충격을 줄 소지가 있고, 물가를 상승시킬 것"이라고 했습니다.


여기서 돈을 실물로 바꾼다는 말은 부동산을 산다는 뜻입니다. 집에 감춰둔 현금 등 지하 경제에 있던 돈들을 새로운 화폐로 바꿔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자금 출처를 해명해야 하기에 부동산 등으로 자금이 몰려 부동산 투기를 조장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런 걱정은 간단히 해결할 수 있습니다. 지금은 대부분 전산화되어 부동산 취득 시 자금출처를 해명하도록 국세청에서 철저하게 하면 됩니다. 지금처럼 우편으로 허술하게 하면 안 됩니다.


돈의 가치가 떨어진 것이 아니고 화폐 단위를 낮추는 것인데 국민이 착각하여 마구 쓰게 되면 인플레이션이 우려된다는 주장도 걱정할 것이 없습니다. 국민을 수준 낮은 개, 돼지로 보기에 이런 주장이 나오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1,000원이 1원이 되므로 현재 990원짜리가 1원(1,000원)이 되어 결국 물가 상승으로 이어진다는 주장입니다. 미국에 사시는 분들은 이런 주장에 쉽게 이해가 되지 않을 것입니다. 미국은 1달러짜리를 오히려 99센트로 받습니다.


상인들이 우수리를 떼고 가격 표시를 함으로써 물가가 상승할 수 있다는 우려도 걱정할 필요 없습니다. 오히려 현재 1,000원짜리를 99전으로 내려 받게 하는 효과가 더 클 것입니다. 심리적 가격 이론(Psychological pricing theory) 때문입니다. 2달러짜리를 1.99달러에 파는 이유는 실질적으로 2달러이지만, 소비자는 1달러를 지출하는 것으로 착각하는 불합리한 심리를 이용하는 것입니다.


컴퓨터 시스템과 현금자동지급기(ATM), 자동판매기 등의 대체에 따른 적지 않은 비용 부담 등을 꼽고 화폐를 다시 찍어내는 비용도 많이 든다는 주장입니다. 간단합니다. 자본주의 시장경제는 돈이 도는 것입니다. 누구의 지출은 누구의 수입이 됩니다. 경제 위축이 아니라 경제 활성화가 일어납니다.


장단점은 부지기수로 많습니다. 장점은 나열하지 않겠습니다. 단 한 가지 OECD 선진국 중에서 화폐 단위가 4자리인 나라는 한국뿐입니다. 1000분의 1로 낮추면 현재 달러당 환율이 1달러당 1,150원이라면 1원 15전이 되는 것입니다. 화폐 가치를 격상시켜 교환 가치가 상승하면서 화폐 수준이 올라가게 됩니다. 중국의 위안화도 오늘 현재 1달러당 6.63 위안이고 우리보다 경제 규모가 작은 대만 달러도 1달러대 31.33대만 달러이고, 싱가포르 달러도 1달러당 1.34 싱가포르 달러고, 말레이시아 링깃도 1달러당 4.03 링깃입니다. 한국이 만약 디노미네이션을 한다면 1달러당 1.15 원이 될 것입니다.


외국인이 한국에 와서 가장 많은 의문을 갖는 것은 '0'이 너무 많은 가격표시라고 합니다. 인플레이션이 1000% 이상인 아프리카 어느 제3국도 아닌데 $50 이렇게 간단히 표시할 것을 50,000원이라고 표시해야 합니다. 한국인들은 현재 화폐 단위에 익숙해져 인지하지 못 할 뿐입니다. 한국에서도 이미 일부 매장은 5,500원을 5.5로 표시하고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세금을 올리지 않고 지하 경제를 양성화하여 세수 증대를 하겠다고 했는데 지하 경제를 실물 경제로 끌어올리는 방법은 디노미네이션이 가장 효과적입니다. 사실상 화폐 개혁의 효과가 있기 때문입니다. 현금을 새로운 화폐로 바꿀 때 통장에 한 번만 Write(통장에 찍고)하고 바꿔 주면 진정한 금융 실명제가 되고 비자금 등이 모두 나타나게 됩니다. 장롱 속에 숨어 있던 신사임당도 햇볕을 쬐러 다 나오게 됩니다. 담뱃값 인상으로 세수를 메꾸는 꼼수를 쓰지 말고 역사에 남을 일을 해야 합니다.


이런 정책을 펴기 어려운 이유는 이렇습니다. 최저임금을 6,470원으로 결정하는 일을 하는 사람들의 연봉이 1억 원이 넘는 사람들이 합니다. 돈과 권력이 있는 1%가 돈 없고 배경 없는 99%의 생활에 영향을 주는 정책을 입안하고 집행하기에 실행하기 어렵다는 말입니다. 돈 많은 그들의 치부가 드러나는데 지도자 한 사람의 결정으로 불가능합니다. 온갖 부작용을 언론을 통해 여론을 형성하기에 어렵습니다.


한국은행의 2015년 연차보고서만 봐도 디노미네이션을 해야 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2015년 36조 원의 화폐가 발행되었습니다. 이 가운데 5만 원 권이 21조 원으로 58%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환수율은 40%밖에 되지 않습니다. 2012년 62%보다 훨씬 낮아진 것입니다. 지하 경제로 유통되거나 장롱 속에 묻어 두었다는 뜻입니다. 요즘 부자들은 현금 상속도 많이 한다고 합니다. 이러니 경제가 잘 돌아갈 이유가 없습니다.


"나는 박정희 대통령이야말로 빈곤을 퇴치하고 후진국을 발전시킬 새 모델을 만드신 이론과 지도력을 겸비하신 시대의 영웅이라고 확신한다."


청와대가 880만 원을 주고 연구 용역을 준 "대한민국 경제발전 경험의 세대 간 공유 연구"라는 긴 제목의 보고서 중에 나오는 글귀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간신들이 만든 이런 '박정희 복음서'를 읽을 것이 아니라 진정한 충신의 보고서를 읽기 바랍니다. 그런데 권력자 주변에 그 많은 사람 중에 충신이 단 한 명도 보이지 않으니 슬프지 않을 수 없습니다. 게다가 환관 내시보다 더한 사람이 당 대표가 되다니……. 오호 통재라!